구형 맥북 에어를 크롬북으로 바꿔봤습니다(크롬 OS 플렉스 후기)

구형 맥북 에어를 크롬북으로 바꿔봤습니다(크롬 OS 플렉스 후기)

 

구글에서 다른 컴퓨터를 크롬북으로 바꿔주는 OS, 크롬 OS 플렉스 베타 버전을 출시했습니다. 여기(링크)에서 얻으실 수 있고요. 전 이야기를 듣자마자, 바로 떠올린 제품이 하나 있습니다. 2011년식 맥북 에어 11인치입니다. 지금도 글쓰기 머신으로, 제겐 현역으로 활약하고 있는 제품인데요. 맥 OS 업그레이드를 더 이상 받지 못하는, 버림 받은 제품이죠(...). 이 제품을 현역으로 쓰면서도, 조금 허덕인다-하고 생각하고 있던 참이라, 한번 설치를 해주기로 했습니다. 근데, 생각보다 괜찮네요-

 

설치는 생각보다 간단합니다. 우선 구형 맥북 에어에 크롬을 설치해주고, 크롬에 크롬북 복구 유틸리티 확장앱을 설치합니다. 그 다음 USB 메모리를 꽂아주고, 확장앱에서 시키는 대로 부팅 가능한 USB 를 만든 다음, 재부팅하면서 옵션키를 누르면- 크롬 OS로 부팅할 수 있는 화면이 나옵니다. USB로 부팅한 다음, 시키는 대로 하면 끝. 주의할 점은, 아예 SSD에 크롬 OS를 설치할 수도 있고, USB로 부팅해서 쓸 수도 있는데, 그냥 USB 부팅해서 쓰는 걸로 택하세요. 이건 테스트니까요...

 

 

의외로, 맥북 에어가 크롬북으로 완벽하게 변신합니다. 구글 플레이를 쓸 수는 없지만, 하드웨어 기본 기능은 모두 이용할 수 있습니다. 다만 설정-기기-키보드에서, 키보드 설정을 좀 해주시는 게 좋습니다. 커맨드 키는 CTRL키가 되고, 옵션은 ALT가 되는데요- 여기서 오른쪽 커맨드는 한자(!)입력키, 오른쪽 ALT는 한영 전환키가 됩니다. 이 위치가 윈도 키보드랑 좀 달라서, 익숙해지셔야 하고요-

원래 있던 CTRL 키는 '검색'키로 등록해 놓으세요. 그럼 맨 왼쪽에 있는 검색 아이콘을, 키 한번 누르면 바로 접근할 수 있습니다. 단축키도 몇 개 더 쓸 수 있게 되고요. 아 그리고, 터치패드는 맥 형식과 반대로 마우스 휠처럼 되어 있으니, 이것도 설정에서 바꿔주셔야 편합니다. USB로 부팅하셔도, 뚜껑을 닫으면 절전 모드로 진입하니 안심하셔도 됩니다.

 

 

구형 맥북 에어를 크롬북으로 바꾸면 뭐가 좋을까요? 사실... 딱히 뭐 없습니다. 맥 OS를 쓸 때보다 조금 더 쉽게, 상쾌해진 느낌? 그 정도입니다. 신형 크롬북을 산 듯한 느낌을 받긴 해요. 그리고, 이게 웹페이지 띄워서 뭐 보는 것 말고는 할 수 있는 게 없어서, 정말 쓰기 쉬워지긴 했습니다. 파일 관리나 그런 것도, 구글 드라이브 쓰는 느낌이라 훨씬 더 직관적이고요.맥 OS는 배워야할게 많죠.

거꾸로 딱히 못할 것도 없습니다. 일단 웹캠을 비롯해 외부 모니터 등, 하드웨어 기능 다 쓸 수 있고요. 요즘은 웹 서비스가 워낙 빠방해서, 문서 작성은 구글 문서 도구, 간단한 이미지 편집은 자체적으로 지원하고, 넷플릭스니 뭐니 웹으로 볼 수 있는 영상이나, 웹으로 들을 수 있는 음악은 그냥 다 됩니다. 풀 브라우저'만' 내장된 노트북 컴퓨터라고 생각해 주시면 됩니다.

 

 

쓰다보면 팬 돌아가는 소리가 우렁차게 나서 그렇지, 일반적인 컴퓨터 사용은 사실 인터넷 쓰는 거라서 참 쉽습니다. 나름 쾌적해서 쓰기도 좋아요. 지금 웹페이지 30개쯤 띄워놓고 테스트하고 있는데, 별 문제도 안 생기네요. 뭐 이러다 유튜브 띄워서 영상 보면서 뭐 하면 어떻게 될 지는 모르겠습니다만- 램 4gb에 패스마크 점수 1200점 기록하는 CPU로 쾌적함을 느끼면서 작업하는 게 어딥니까(...).

대신 다른 건 기대하시면 안됩니다. 동영상 파일을 보겠다? 글쎄요. 음악이나 뭐 이런거 편집? NO입니다. 배터리 시간도 딱히 늘지 않습니다. 맥OS로 사용할 경우 2시간 20분정도 유튜브 영상을 연속 플레이하는데, 크롬 OS 플렉스를 쓸 경우 2시간 40분 정도 갑니다(화면 밝기 절반, 소리 크기 50% 기준). 이 정도면 간단히 카페에 나가 글 하나 쓰고 돌아오는 용도로는 충분하지만요.

 

아무튼 어쨌든, 가벼운 OS란 느낌이 팍팍 듭니다. 이 사양에 이 정도 쾌적함을 느끼기가 쉽지 않거든요. 무엇보다 구형 사파리나 구형 맥OS를 쓰면서 오는 박탈감? 같은 게 없습니다. 어쨌건 이건, 최신 OS니까요. 그리고 뭐 할 수 있는게 원래 없으니, 남들이 하는 거 나만 못해서 겪는 뭐뭐도 없고요.

다만... 음, 구글 플레이는 좀 넣어주면 어떨까? 하는 생각은 있습니다. 아무튼 추천. 구형 노트북이나 PC를 가지고 계신 분들은, 한번 설치해서 웹 전용 PC로 바꿔보세요. 생각보다 쓰기 좋으실 겁니다. 당연히 이 글도, 여기 있는 사진도 모두, 크롬 맥북 에어로 편집하고 쓴 거고요. 도전 정신이 강하고 낡은 PC를 가진 분께, 강추입니다.

* 아, 그런데 프린터는 조금... 가립니다. 제 프린터가 캐논 MG 3060인데, 설치 불가능.

* 화면 보호기로 구글 포토 사용 가능합니다. 큰 모니터랑 연결해서 디지털 액자처럼 쓸 수 있네요.

* 이유는 모르겠지만 웹브라우저에서 마우스 우 클릭해서 '메뉴'를 보려면, 더블 클릭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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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칼럼니스트. 디지털로 살아가는 세상의 이야기, 사람의 이야기를 좋아합니다. IT 산업이 보여 주는 'Wow' 하는 순간보다 그것이 가져다 줄 삶의 변화에 대해 더 생각합니다. -- 프로필 : https://zagni.net/about/ 브런치 : https://brunch.co.kr/@zagni 네이버 블로그 : https://blog.naver.com/zagni_ 이메일 : happydiary@gmail.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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