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감하기 전엔 못 나갑니다. 고엔지 원고 집필 카페 

글로 먹고 사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원고가 안 써질 때가 있습니다. 아니, 사실 원고는 항상 안써지고 가끔 잘 써질 때가 있죠. 그런 작가를 위한 카페가- 도쿄 고엔지에 등장했습니다. 이름이 섬뜩(?)한데요. 무려 ‘원고 집필 카페'(原稿執筆カフェ)입니다. 이 사람들 진심인게, 여기선 글을 다 못쓰면 카페 밖으로 못 나갑니다(…).

위치는 고엔지 삼각지대. 영업 시간은 오후 1시에서 7시까지(최종 입점 6시). 작가들은 올빼미 형이 많은데 왜 여기 작업 시간은 낮이지? 생각했지만, 알고 보니 촬영 스튜디오가 한산한 시간을 이용한 카페라서, 시간이 이렇다고 합니다. 밤에는 촬영 스튜디오란 말이죠. 따라서 영업 시간도 매월 바뀌는 듯.

이 카페에서 해야 할 일은 ‘원고 쓰기’. 모든 좌석에 전원 콘센트와 USB 고속 충전 장비가 있고, 고속 와이파이를 제공합니다. 이용자는 원고를 쓰는 사람만 받고 있으며, 사진이나 이미지 에디팅 하는 사람도 올 수 있다고 합니다. 아, 기획서 작성이나 편집, 번역 작업, 카피 라이터도 당연히 이용 가능하고요.

카페이 들어가면 먼저 ‘작업 목표’를 써야 합니다. 그리고 그 작업 목표를 달성하지 않으면, 나갈 수 없습니다. 강제로 일에만 집중하게 한다는 거죠. 호텔방에 갇혀살던 옛날 인기 작가를 떠올리게 만드는 풍경입니다만- 아무튼, 이렇게 스스로에게 제약을 걸고 작업하는게, 능률은 참 잘 오르긴 합니다. 요즘엔 공부도 그렇게 하잖아요?

… 게다가, 카페 손님은 모두 뭔가를 쓰는 사람. 흠, 긴장되기도 하고, 어쩌면 네트워킹도 되겠네요. 게다가 장소가 고엔지니-

가격은 근처 코워킹 스페이스와 같고(30분 150엔), 커피도 셀프 서비스로 마실 수 있다고 합니다. 음식물 반입도 자유롭고, 건너편엔 편의점도 있다고(…). 배고프면 배달 음식 시켜서 먹을 수도 있다는 듯. 이용 시간은 30분부터 연장은 30분 단위. 이거 마감뿐만 아니라 돈과의 싸움도 되겠네요.

실은요. 제가 저기 가야 합니다. 어제 원고 마감으로 잡은 게 하나 있는데 아직 못썼네요. 그런데 이 글을 포스팅하고 있어요. 누가 저 좀 데려가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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