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은 밤에 들어왔다. 새벽 1시다. 저녁 수업을 마치고, 동기들과 커피 한잔 마시면서 수다를 떤 탓이다. 읽어야할 자료가 있는데 피곤하다. 그 전날도 영문 논문 번역 때문에 잠을 제대로 자지 못했다. 내일 있을 인터뷰 자료를 겨우 체크하고 2시쯤 잠 들었다.
일어났다. 6시반이다. 늦었다. 헐레벌떡 가방을 챙기고 아침을 먹고 학원가는 버스를 탄다. 조금 늦은 탓에 버스에 사람이 굉장히 많다. 노트북과 책을 챙겨넣은 가방이 무겁게 느껴진다. 차가 막힌다. 1시간 걸려서 학원에 도착했다. 벌써 시간이 많이 늦어서 들어가기가 미안하다. 다음날 수업 신청을 하고, 학교로 온다.
9시반, 수업 시간 30분전에 학교에 도착했다. 못읽은 자료를 읽으려고 하는데 너무 피곤하다. 커피로는 졸음을 막기 어렵다. 다운받은 pdf 자료를 보려고 노트북을 꺼낸다. 아뿔사. 노트북 어댑터가 없다. 밧데리는 이미 방전 상태. 수업이 시작됐다. 졸린다. 반쯤 자고 반쯤 들으면서 강의를 들었다. 자려고 맨 뒤에 앉았는데 앞에 사람이 앉지 않은 관계로, 교수가 눈을 조금만 돌려도 정면에서 보이는 위치가 되버렸다.
1시, 수업을 마치고 다들 밥을 먹으러 간다. 비빔밥을 먹고 돈을 내려는데 지갑에 돈이 없다. 아까 학원비를 낸 탓이다. 동기가 대신 사줬다. 지치고 피곤해 집에 들려서 노트북을 놓고, 인터뷰를 하러 간다. 음악을 들으려고 MP3 플레이어를 찾는데 뭔가 이상하다. 플레이어가 없다. 생각해보니, 아까 강의실에 강의 녹음하려고 꺼냈다가 그냥 두고왔다. 원래 많이 덜렁거린다. 친구에게 전화해서 찾아봐 달라고 하고 인터뷰 장소인 홍대 근처로 갔다.
3시반, 인터뷰를 하는데, 생각과 작가의 작업이 좀 많이 다르다. 빗나간 얘기로만 인터뷰를 하는 기분. 인터뷰를 마치고 사진을 찍고, 근처 단골 가게에 머리를 깍으러 갔다. 싸서 좋았던 집이었는데, 5천원에서 6천원으로 변하더니 갑자기 8천원으로 가격이 올랐다. 대신 머리를 감겨주는데 예전에 혼자 머리를 감았던게 더 좋다. 머리 감으면서 세수까지 할 수 있었으니까…
5시, MP3 플레이어를 찾아달라고 부탁한 친구에게서 연락이 왔다. 없어졌다고 한다.
6시, 홍대에 온 김에 예전에 일하던 사무실에 들려 인사했다. 반가워 한다. 컴퓨터가 고장났다기에 고쳐줬다. 예전에 썼던 글이 담긴 잡지를 몇 권 받아 들고 나와서 마포 도서관에 들린다. 마포 도서관에서 찾는 책은 모두 다른 이들이 빌려가고 없다. 아마 같은과 동기들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 -_-; 허탈한 마음에 딴 책 빌려서 나오는데, 아까 들린 사무실에서 전화가 온다. 같이 술이나 한잔 하자고. 배가 고파서 들렸다. 잠시 안주만 집어먹고 나올 생각이었는데, 무려 10시반까지 술을 마셨다.
11시반, 집에 들어왔다. 밸리를 돌아보다가 피곤해서 그대로 뻗는다. 생각해보니 내일이 원고 마감인데, 아직 원고 마감할 생각도 안하고 있다. 아다치 미치루의 H2에 대한 리뷰가 담긴 글을 봤다. 아아, 히로 녀석, 정말 정말 정말 부러워. 그러면서 눈이 감긴다. 새벽 2시.
2006년 9월 21일 목요일 이야기.
결론 – MP3 플레이어를 잃어버렸다.ㅜ_ㅜ는 이야기입니다.
내 아이리버 U10 아..ㅜ_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