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려맞고있는 오타쿠 – 개념없는 기사의 폭력성

버지니아 공대 총기난동 사건 이후로, 은근슬쩍 ‘컴퓨터 게임’과 ‘오타쿠’가 두들겨 맞고 있다. 직접적인 증거가 없으니 애둘러 말하긴 하지만, 위 사건 당사자인 조승희가 ‘그랬다더라’는 이야기를 배경으로 ‘사설’과 ‘기사’를 통해 씹어대는 중이다.

가장 가관인 것은 스포츠 서울에 실린 일본문화 전문가라는 직함이 붙어있는 이윤정씨의 글. … 글만 보면 이건 ‘일본문화 전문가’가 아니라 ‘짜집기 전문가’다. 대학생들 레포트에서나 볼 수 있는 수준의 글이 인쇄 매체에 버젓이 실렸다는 사실 자체가 놀랍다. 글 자체에 나타나는, 오타쿠에 대한 비하적인 묘사는 일단 접어두더라도, 안의 내용도 잘못된 인용때문에 아예 “거짓이 가득한 글”이 되어버렸다.

오타쿠는 원래 상대방이나 집을 높여 부르는 말이지만, 지금은 그런 의미보다는어느 한 분야에 광적으로 열중하며 매달리는 사람을 가리키는 일본말이다. … 사실폐인은 오타쿠보다는 히키코모리에 가깝다. … 간혹 오타쿠와 히키코모리가 같은 의미처럼 쓰이기도 한다.

첫번째 문장은 네이버 지식인에 나와있는 오타쿠의 정의를 그대로 카피했다. 그런데 잘못 카피를 했다. “상대방이나 집”이 아니라 “상대방이나 집안”이다. 집을 뭣하러 높여 부를까? 게다가 내용 자체도, 경향신문에 실린 칼럼 「외톨이 증후군」같은 내용의 오독이다.

이렇게 다른 사람에게 의존하면서도 대인관계에대한 강한 거부감이 있기 때문에 자신의 뜻대로 되지 않으면 범죄를 저지르기도 한다. 바로 그런 점들이 히키코모리가 욕을 먹는가장 큰 이유이기도 하다. 이들의 겉모습에서 나타나는 특징은 주로 뚱뚱한 체구에 뿔테 안경을 쓰고 왠지 지저분해 보이며 혼자서중얼거리는 모습이 전형적인 특징이다.

히키코모리와 오타쿠를 제대로 구별못하는 개념의 불확실함은 ‘바보’라서 그런 것이니 이해해 주자. 글 자체에서 뒤섞여쓰고 있는 것도 ‘국어’를 제대로 배우지 못한 탓일테니 귀엽게 봐주자. 하지만 그들을 ‘언제라도 범죄를 저지를 수 있는 인간들’ 정도로 몰고가고 있는 것에는 경악을 감추지 못하겠다. 더 웃긴 것은 글 말미에 실린 <유네스코에서 선정한 ‘당신은 오타쿠인가?’ 라는 설문지>라는 글. 그 내용보고 아스트랄한 세계에 빠져버렸다.

아 놔, 그거 출처가 오유에 2005년에 올라왔던 글이다.

유네스코는 무슨 개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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