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전 대표는 사람을 믿고 맡기는 스타일로 알려져 있다. 까다롭게 사람을 고르지만 기용한 뒤엔 큰 실수가 없는 한 지속적인 신뢰를 보내는 스타일이다. 회의는 주로 참모들의 의견을 경청하는 편이며, 한번 내린 결정은 거의 물리는 일이 없다는 게 참모들의 얘기다.
박근혜의 리더쉽은 아버지(박정희)보다는 어머니(육영수)를 닮았다. 개인적으로 육영수의 리더쉽은 굉장히 특이한 경우라고 생각한다. 그러니까, 일의 시작부터 끝까지 챙기는 타입. 누군가를 도와줬다면, 그 후에 그 사람이 어떻게 됐는지를 한번 더 짚고 넘어가는 타입이었다.
아마 어린 시절, 상인이던 아버지의 일을 도우면서 배웠던 감각을 그대로 가지고 있었던듯 싶다. 박근혜는 5년이 넘는 시간을 육영수의 페르소나로 살아왔다. 지금은 다시 박정희의 페르소나가 되고 싶어하지만.
…보면 알겠지만, 일반적으로 제왕학-_-;;에서 덕이 있는 군주-의 리더쉽이다. 복지/여성/관광 문제를 책임졌던 육영수의 입장에서는 큰 문제가 되지 않았지만, 이런 리더쉽을 정치적 최고 지도자에 도전하는 입장에서 계속 유지하는 것이 과연 가능할까? 저건 민주정치의 리더쉽이 아니라 제왕의 리더쉽이다.
… 딱 10년전, 조양은이 썼던 글에서 저런 리더쉽에 대한 입장을 읽은 적이 있다.
이 전 시장 캠프는 순발력이 강한 현장·실무형으로 운영된다는 얘기를 듣는다. 캠프의 한 실무자는 “이 전 시장은 화장실에서 실무자와 나란히 ‘볼일’을 보면서 직접 세부적인 업무를 물어볼 정도로 격식이나 절차를 가리지 않는 스타일”이라고 말했다.
그에 반해 이명박의 리더쉽은 의외로 실무형이다. 전문가를 찾아서 맡기되, 그 세부적인 사항까지 자신이 챙긴다. 그 방식에 있어서 격식을 차리지 않는 것은, 건설회사에서 현장 경험을 통해 다져진 것이 아닐까. 사장으로서는 좋은 타입이지만… 대중에게 광범위한 노출이 시작되었을 때, 이미지 정치의 시대에서 얼마만큼 버틸 수 있을지는 두고 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