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우연히, 누가 정말 지나가는 말로 아미가 컴퓨터 미니어처 게임기가 싸게 나왔더라-하는 말을 들었습니다. 말은 들었는데 큰 관심은 없었죠. 당연한 것이, 저는 아미가 컴퓨터를 ‘옛날에 CG로 잘 나가던 컴퓨터’ 정도로만 알고 있었지, 실물을 본 적도 없었거든요.
그런데 친구가 던진 링크를 클릭해 보니, 어? 이거 옛날 컴퓨터를 빼다 박아서 예쁩니다? 오른쪽에 숫자키만 없다면, 진짜 MSX나 그런 계열 컴퓨터를 닮았습니다. 그래서 에이, 긴가민가해서 유튜브를 검색해 보는데… 헉, 사진보다 영상이 더 예쁩니다?
그래서 샀습니다. 25가지 클래식 아미가 게임을 담은 미니어처 PC형 게임기, A500 mini 입니다. 아미가 500 컴퓨터를 그대로 축소 재연한 모델이라고 하네요.
박스 후면에는, 게임기 안에 담긴 게임 표지가 보이는데… 하하하. 어너더 월드, 웜즈, 스피드볼을 빼면 아는 게임이 하나도 없습니다. 아니 사실 저 게임도 제가 아는 그 게임이 맞는 지 모르겠어요. 이름만 같은 다른 게임일수도…
게임은 모르지만, 디자인은 정말 잘 나왔습니다. 특히 저 키보드, 너무 작고 앙증맞게(…) 잘 뽑혀나왔네요. 디자인으로 다 먹고 들어갑니다. 이런 컴퓨터 장식품, 구할 수도 없거든요. 물론 키보드는 장식이고, 눌러지지도 않습니다.
예쁘긴한데, 만듦새가 뛰어나거나 그러진 않습니다. 그냥 사람 손으로 장난감 조립하듯 조립한 느낌. 뒤에 있는 버튼은 차례대로 전원 스위치, 전원 입력, HDMI 그리고 USB 포트. USB 포트가 뭐 3개나 있는 거지? 그랬는데- 마우스와 게임패드를 함께 연결해야 해서 그렇습니다. 키보드도 연결하면 사용 가능.
밑면 디자인도 그립네요. 예전 8비트 컴퓨터도 팬은 없었던 것 같은데, 대신 열이 빠지라고 바닥이 슝슝슝 하게 설계됐거든요. 물론 저 환기구 역시 장식이긴 합니다.
세심하게? 옆에는 플로피 디스크가 있던 자리도 만들어 줬습니다. 특별한 용도는 없고, 그냥 장식입니다. 어? 그런데 저 시대(1987년 출시)에 3.5인치 플로피 드라이브가 기본 장착이었다고요? 이거 보급형 기종이라 알고 있는데… (MSX 쓸 때 플로피 디스크는 엄청 비싼 물건이라 못 썼던 기억이…). 보급형이지만, 꽤 비쌌을 듯(찾아보니 699달러. 당시에는 저렴한 가격이었다고.)
이건 동봉된 게임패드. 원래 a500 에서 쓰던 스타일은 아니고, 나중에 나온 아미가 게임기에서 쓰던 게임패드라고 합니다. PC에서도 사용 가능하다고 하네요. 쓸 일이 있을까 싶지만… 사이즈가 커서, 의외로 잡는 느낌은 좋습니다. 버튼도 무난한 편. 다만 십자키는… 닌텐도식(?) 십자키가 그리우실 듯. 뭐, 이걸로 격투 게임할 일은 없을테니까요.
아무튼 이렇게 연결하고, HDMI 케이블(동봉됨)과 전원선 연결 후 부팅하면 됩니다. 일이 밀려서 아직 부팅은 못해봤는데요. 그건 다음에 쓰도록 하겠습니다. 게임에 대한 기대는 솔직히 없고, 예쁜 PC 피규어를 얻어서 행복합니다.
가지고 있는거 딱 한사람 봤던 그 아미가군요. 헐…. 그것도 스위스에서 살다온 친구가 가지고 들어온거였는데 ㅎㅎ 키보드가 장식이란게 좀 실망이긴 합니다만. 그런 면에서 이쁜 피규어란 말도 이해가 갑니다. ㅎㅎ
사실 전… 위에도 적었지만, 진짜 아미가를 한번도 본 적이 없습니다. ㅎㅎㅎ 근데 스타일은 굉장히 친숙해요. 당시 8비트 컴퓨터 같은 냄새도 풀풀나고… 키보드는 장식이라 더 이쁜 것 같습니다. 키보드가 장식이 아닌 코모도어 c64 제품도 있는데, 이건 재고가 없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