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예전에 듀나가 불렀던 ‘니트로잽(링크)‘은 바로, 그 관용의 한계를 무시하는 사람들을 말합니다. “아프리카 계 미국인 포럼에 KKK단 예찬을 올려놓고, 페미니스트 뉴스 그룹에 남성 우월주의 예찬을 쏟아 붓는” 등의 행위를 일삼는 사람들. 상대를 인정하지 않거나 제거하기 위한 논증을 펴는 사람들.
그들은 대부분 “천박하고 사람을 짜증나게 만들고 말귀를 못 알아들으면서 치사할 정도로 교활”합니다.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천박한 의견과 유치한 아이디어, 그리고 사악할 정도로 사람 마음을 긁는 트릭들”을 구사하는 사람도 있으며, 대부분 근본주의적 옳고 그름을 견지한 상태에서 “상대방을 때려잡기 위한” 말싸움에만 몰두합니다.
지금 인터넷 공간에서, ‘진보 vs 보수’라고 불려지는 논쟁의 대부분은, 알고보면 진보와 보수라는 입장차가 아니라 태도의 문제에 원인이 있습니다. 자신이 자처하는 어떤 이데올로기가 원인이 아니라, 그들이 보여주는 ‘태도’에 문제가 있는 것입니다. 당연한 것이, 그들 대부분은 진보도 보수도 아닙니다. 그저 상대방의 반응을 얻고 싶은, 그래서 자신의 힘을 확인하고 싶은 욕망을 가지고 있는 어린아이일 뿐입니다.
…그들이 어느 쪽에서도 환영받지 못하는 것은, 그런 태도를 보여주는 사람들은 대부분 대중의 공감을 얻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그로 인해 진보이건 보수이건, 오히려 자신들의 정치적 기반을 파괴하게 됩니다. 가끔 그런 ‘저격수’들이 누군가에 의해 띄워지는 경우도 있지만, 그들에게 니트로잽은 ‘쓰고 버릴 말(…나쁘게 말해 칼침받이)’에 불과하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됩니다.
3. 다시 말합니다. 문제는 태도입니다. 자신이 정당한 대접을 받기 위해서는, 그에 어울리는 태도를 갖추세요. 당신이 받고 싶은 대접대로 상대방을 대하십시오. 그렇지도 않은 상대에게 예의를 갖춰줄 생각은 제게도 없습니다. 싸움이 필요할 때도, 조롱이 필요할 때도 분명히 있습니다. 하지만 넘지 말아야할 선을 넘지는 마시길 바랍니다. 관용의 한계는 함부로 시험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리고 다른 분들에게, 누군가가 그저 시비만 걸기 위해 댓글과 트랙백을 걸어온다면, 굳이 대답하지 마시기를 권합니다. 물론 예의를 갖춘 상대방이라면, 그것이 어느 정도 조롱하거나 빈정대는 요소를 갖추고 있다고해도 성실하게 응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나는 말을 꺼냈고, 상대방이 그것에 대해 대꾸합니다. 그럼 나 역시 대답해줘야 이치에 맞습니다.
그렇지만, 그것이 ‘관용의 한계를 벗어나는 태도’를 가지고 있는 글이라면, 굳이 반응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불관용적인 면에 대해, 다시 말해 태도의 문제에 대해 지적하고, 그래도 여전히 그가 예의를 갖추지 않는다면 묻어버리세요. 상대를 인정하지 않는 사람과 이야기할 필요는 없습니다.
… 유감스럽지만, 니트로잽들과 계속 치고받는 다는 것은, 어쩌면, 내 안의 악마에게 스스로 먹이를 주는 행위일지도 모르기 때문입니다.
4. 이 글을 쓰는 지금, 누군가에겐 저 역시 니트로잽..으로 여겨질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 말은 쉽지만, 역시… 제가 어떤지는 제 자신도 모르는 거겠죠? 🙂
마지막으로, 그래도 불구하고 싸워야겠다-는 분들에게는, 하나만 부탁드릴께요. 꼭, 사실과 태도의 문제를 구분해서 대응해 달라는 것을. 두가지가 뒤섞이면 죽도 밥도 아니게 되버린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