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거래, 어떻게 활용해야 좋을까?

지난 수요일, 『은행의 사생활』을 쓴 박혜정 저자의 강연회에 다녀왔습니다. 박혜정씨는 다음의 재테크 카페인 「텐인텐」에 은행 관련 인기글을 썼던 분으로, 실제로 모 은행에서 4년간 근무한 경험이 있습니다. 그래서 이날 이야기도 제1 금융권인 ‘은행’을 중심으로 진행되었습니다.

물론 은행에 4년간 근무한 것으로 뭐 그리 대단한 이야기를 할 수 있겠냐-라고 생각하실 분들도 계시겠지만… 객장에서 손님과 1:1로 마주치면서 해주고 싶었던 이야기를 풀어놨다고 생각하시면 좋을 것 같아요. 이날 이야기들도, 말 그대로, 우리가 잘 안다고 생각했으니 실은 전혀 모르고 있었던 은행에 대한 이야기들이었거든요.

이날 강의의 주제는 <특명! 은행 거래 고수가 되라>. 말 그대로 그냥 고분고분하게 은행거래하면 손해라는 이야기였습니다. 우선 저자는 먼저 자신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놨는데요… 알고보니 이 분, 재테크에 단단히 빠져계셨던 분이더라구요. 🙂 그리고 재테크에 빠지게 된 계기는 바로, 부모님의 빚.

…IMF 이전에 돈 빌려서 건물을 올렸다가, IMF 터지면서 그게 다 엄청난 빚이 되어 다가오고, 정말 열심히 일했지만 결국 건물을 뺏기게 된 부모님을 보면서, 자기 자신은 꼭 부자가 될 거라고 결심했었다지요. 친구들 말로는 얼굴에 돈, 돈, 돈, 돈하고 써 붙여 다녔었답니다.

그러다가 입사하게 된 곳이 바로 은행. 금융도 공부하면서 연봉도 높고, 그래서 재테크를 제대로 할 수 있을 것 같아서 들어갔다고…-_-;;

그리고 은행에 들어간 다음에야 알게되었다고 합니다. 부모님이 왜 그렇게 되야만 했는지. 그때서야 부모님의 상황을 이해할 수 있었다고 하지요… 그리고 책을 쓰게 된 이유도 거기에 있었습니다. 자기 자신이 은행원이 아니었다면 몰랐을 사실들. 부자들에겐 잘해주면서, 서민들에겐 금리를 계속 올리는 은행의 속성, 그리고 그때서야 느끼게 된, 우리 부모님도 당한 거였구나-라는 마음.

사실 은행은 우리에게 친숙한 곳은 아닙니다. 대출 하는 곳, 돈 맡기는 곳, 공과금 빠지는 곳이라 가끔 들리긴 하지만, 들리는 시간이 아까워서 조금이라도 빨리 빠져나오고 싶은 곳이기도 하지요. 하지만 세상에서 돌아가는 대부분의 돈은 바로 은행에서 나옵니다.

은행을 알아야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모든 돈은 은행에서 나옵니다. 그리고 그 은행은 아는 사람에게만 친절합니다. 친절하다는 것은 바로, 마진을 적게 남기고 장사한다는 이야기입니다. 여기서 우리가 먼저 알아야할 은행에 대한 첫번째 사실이 나옵니다. 바로,

은행도 장사하는 곳이다라는 것.

자- 평범하게 은행에 돈을 맡기는 고객들은 이런 모습입니다.

1. 어떤 상품이 좋은지, 금리가 높은지, 은행에서 가르쳐 주는 대로만 합니다.
2. 조금 아는 사람은 추가 금리나 옵션이 없는지 묻습니다.

그럼 실제 은행 고수들은? 자신이 원하는 금리를 요구합니다. 물론 무리한 것이라기 보단, 주변 은행에서 나온 좋은 상품 정도의 이율을 달라고 하는 것이지만… 실제로 은행 거래도 거래이기에, 어느 정도 재량으로 금리 변동이 가능합니다. 물론 마진 없이 팔지는 않겠지만.. 🙂

더 줄 수 있는 이율은 직원에 따라 달라지고, 때론 상사의 결재를 맡아야 할 경우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은행 이율에 대해 협상의 여지가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냥 은행에서 결정된 것을 그대로 받아들입니다. 그것 밖에 없는 줄 알구요.

그 밖에, 은행 거래 고수들은 다음과 같이 저축을 이용합니다.

• 세금우대 저축을 활용합니다.
• 상호저축은행을 활용합니다. 단 보장받을 수 있는 5천만원 이하로 넣어둡니다.
• 대출 받을 일이 있다면 은행에 돈을 넣어두고, 점수를 따는 것이 좋습니다.
• 금리는 협상 가능합니다. : 해보세요. 밑져야 본전이니까요. 물론 직원이 모를 수도 있다. 그리고 마진이 매우 적어서 이율을 더 줄 수 없는 상품도 있긴 합니다. 그래도 한번, 꼭 시도를 해보세요. 어차피 안된다고 손해볼 것도 아니니까요.
• 은행에도 깜짝세일이 있습니다. 특판 금리같은 것인데, 모네타 같은 재테크 사이트에서 확인하거나, 또는 은행원에게 부탁하면 상품이 나왔을 때 알려줍니다. 이렇게 해서 고객과 거래가 되면 은행원에게도 좋은 일이니, 절대 어렵게 생각하지 마세요.

▲ 실제 고객과 은행원이 되어 은행 거래를 재현해보는 시간도 있었답니다..(응?)

물론 은행에 돈을 맡기는 사람도 많지만, 돈을 빌리는 사람도 많은 것이 사실입니다. 그렇다면 제대로 대출을 받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 할까요? (일단 담보 대출은 예외로 하겠습니다. 여기서는 신용대출만 다룹니다.)

여기서도 아까와 똑같은 법칙이 적용됩니다. 은행 거래의 고수들은 원하는 시기에, 원하는 금액을, 원하는 금리로 빌려, 이득을 얻은 후에 갚는다는 거지요. … 물론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은 아닙니다. 신용도가 꽤 쌓인 사람들이나 쓸 수 있는 기술입니다. 그럼 평범한 사람은 어떻게?

우선 원칙적으로, 대출은 가급적 받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대출은 저자의 표현을 빌자면 “너무 너무 무서운 것”입니다. 누구나 신용불량자가 될 수 있고, 누구도 그 지경이 될 줄은 몰랐다고 합니다. 신용카드, 마이너스 통장, 모조리 다 대출인데도..

예를 들어 마이너스 통장을 보자구요. 꽤 많은 분들이 이 마이너스 통장의 굴레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습니다. 사실 이건 신용카드도 마찬가지인데요…. 별 것 아닌데, 왠지 처음엔 여유가 있는 것처럼 느껴집니다. 그리고 백이면 백, 다들 바닥까지 치고야 올라옵니다.

…그러니까 처음엔 별 생각없이 마이너스 통장을 쓰다가, 그 다음엔 마이너스 통장에서 쓴 돈을 갚기 위해 살아가게 되고, 그러다보니 또 마이너스 통장을 쓰게되고..의 연속이란 거죠. 그럼 어떻게? 비상시에 쓸 수 있는 돈을 모아둔, 비상자금 통장을 만드는 것이 좋습니다. 이건 4개의 통장..에서도 나왔던 이야기지만.. 🙂 (나중에 시간되면 한번 정리해 보겠습니다.)

만약 어쩔 수 없이 대출을 받아야 한다면?

하지만 세상엔 별의별 일이 다 있고, 어쩔 수 없이 대출을 받아야만 할 경우도 존재합니다. 그럼 어떻게 할까요?

• 우선 신용조회 받을 때는 자존심을 아예 집에 두고가세요. 정말 별 것을 다 물어봅니다.
• 한도는 의외로 낮게 나올 가능성이 높습니다. 기대치를 낮추는 것이 좋습니다. 보통 300~500만원 정도로 나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 대출방식은 개별 대출과 마이너스 통장 방식이 있는데, 가급적 개별 대출을 이용하세요. 다만 일시적인 대출일 경우 마이너스 통장이 더 편합니다.

그리고 제대로 대출을 받기 위해서는 아래 것들을 꼭 명심하셔야 합니다.

• 신용조회는 신중하게 하세요. 괜히 알아봤자 별 쓸모도 없습니다. 신용점수가 얼마라고 얼마까지 대출해 드립니다-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은행마다 대출 자격 심사는 모두 다르거든요.
• 가급적 주거래은행에서 거래하세요. 같은 사람이라도 은행에 따라 대출 금액이 달라집니다.
• 대출 한도와 금리를 파악했다면, 반드시 협상하세요. 특히 회사 주거래 은행이라던가 그렇다면…

대출을 받은 다음에는, 반드시 아래 것들을 생각하셔야 합니다.

• 우선 대출은 남의 돈입니다. 어떻게든 갚아야 합니다!
• 무조건 상환 계획을 짜야 합니다. 안그랬다간… 그냥 세월만 흐르고 이자만 쌓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몇달 후부터 얼마씩 어떻게 어떤 방법으로 갚겠다-를 반드시 결정하세요.
• 이자는 ‘금액’으로 외우세요. 6% 이런 식으로 외워봤자 쓸모 없습니다. 한달에 30만원, 이런 식으로 외우는 것이 편합니다. 실감도 나구요.
• 신용대출은 보통 1년 단위로 재계약하게 됩니다. 그리고 1년 안에 다 갚는 경우를 본 적이 없습니다. 1년마다 이자도 새로 매겨지는데, 얼마로 바뀌는지 반드시 확인하세요. 그리고 올랐으면 전화해서 좀 깍아달라고 해보세요.
• 연체는 절대 하지 말아야 합니다. 연체를 하면… 어떻게 해줄 것이 없습니다. 어떤 협상도 불가능하게 됩니다.

아무튼 가급적 빚은 지지 말라고 하네요. 빚을 졌으면 반드시 상환계획을 짜라고. 그게 진짜 기본이라고. 그리고 질의응답 시간에 재미있는 질문이 나왔습니다. 얼마 전 자산관리 해주시는 분 강연을 들었는데, “은행과 보험사는 믿지 마라. 연금 적금 필요없다. 물가상승률도 못따라간다.”라고 했다고. 그리고 묻습니다. 대체 누가 진실을 말하고 있냐고.

…이에 대해, 박혜정씨는 이렇게 대답하더군요. 아무도 믿지 말라고- 은행원보다 증권사직원이, 증권사보다 자산관리사가 더 똑똑하다는 법은 없다구요. 중요한 것은, 내가 똑똑해서 그 상황 자체를 판별할 수 있는 눈을 가지고 있어야만 한다구요. 결국 모든 결정은 자신이 내려야 하고, 믿을 것은 자기 자신밖에 없다는 이야기..

강의를 듣고 나오는데, 뭔가 마음이 조금 스산-합니다. 으흐- 저도 학자금 대출 받은 것이 꽤 있거든요. 신용카드로도 자주 지르고… 이런 것들 다 갚으려면, 우선 상환계획을 짜야하는데… 어떻게 해야 상환계획을 잘 짤 수 있는 지, 그것을 안물어보고 나왔습니다. ㅜ_ㅜ 그래도 조금씩 고민하다 보면- 어떻게든 갚긴 다 갚겠지요…

정말, 세상 살아가기는 매일 공부하는 것 같다는 느낌입니다… 🙂 지금이라도 다시, 제 재정상태 먼저 점검해 봐야겠어요.

은행의 사생활 –
박혜정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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