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 카사노바는, 그저 여성을 언제나 진심으로 사랑하고, 그 사람이 얼마나 아름다운 존재인지를 일깨워주며, 정말 소중하게 대해줬다고 합니다. 매번, 어느 누군가를 만난다고 해도 말이지요. … 그래서 그는 수많은 여성과 사랑을 나눴고, 사고를 칠 수 있었습니다…-_-; (회고록에는 122명으로 기록되어 있다고 합니다.)
그렇지만 카사노바는 카사노바, 우리는 우리. 연애가 그리 힘든 것도 아니건만, 꽤 많은 사람들은 연애하기가 어렵다고 말합니다. 맘에 드는 누군가에게 용기내어 고백하라고, 넌 쉽게 얘기하지만 -_-; 그게 말처럼 쉽냐고 말하면서요… 그렇다면, 우리는 언제 어떻게, 서로의 사랑을 알아채고, 고백할 용기를 내게 되는 걸까요?
미국의 심리학자 도로시 테네프가 관심 가진 문제도 그런 것이었습니다. 왜 우리는 누군가에게 마음을 주게 될까? 왜 우리는 누군가와 갑작스럽게 ‘사랑에 빠졌다’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일까-하는 문제들. 그래서 수백명의 연인들을 대상으로 조사를 하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그가 내린 결론은 이렇습니다.
…사랑에 빠지는 순간에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에 대한 상대방의 관심을 알아차리는 것-이라고요.
그렇지만 그 모든 말의 밑바닥에 깔려 있는 것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상대방이 나에게 좋아한다는 신호를 보냈다는 것. 그러니까, “우리는 상대방이 좋아한다는 신호를 받아들일 것이라 믿을 때 좋아한다는 신호를” 보내게 됩니다.
수많은 친구들이 고백하지 못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어요. 다른 책에선 ‘거절에 대한 두려움’이라고 적혀 있지만, 바로 상대에게서 제대로 ‘좋아한다는 신호’를 받지 못하거나, 경험이 없어서 그런 신호를 해석하지 못하기 때문에.
반면 카사노바가 열정적으로 연애할 수 있었던 이유중 하나는, 그런 신호를 매우 제대로 보낼 줄 알았기 때문입니다(그 밖에도 꽤 많은 이유가 있긴 합니다만.. 🙂 예를 들어 선호하는 최소한의 외적 조건이라던가..).
…그렇지만, 연애는 어떤 ‘이상형’을 만나서 하는 것이 아닌 걸요. 🙂
사랑 감정은 내 안에서 꽃피는 것이 아니라, 서로의 마음과 마음이 만나면서 물결치는 것에 가깝습니다. 일종의 공명이라고 할까요. 내가 보낸 주파수와 당신이 보낸 주파수가 맞아떨어졌을때 생기는 울림. 그 울림 속에서 태어나는 정열. 슬픈 것은, 우리는 항상 이렇게, 카사노바처럼 정열에 들뜨기 쉬운 상태로 살아가는 것은 아니라는 거죠…
그러다 한번 마음이 움직이기 시작하면, 세상 많은 남녀가 어지간하면 예뻐보이는 상태에 빠져들기도 합니다만…
…그러니까 남들이 다 ‘게을러빠진 녀석!’ 이라고 말해도, 스스로 ‘나는 굉장히 성실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성실해 보이는’ 사람에게 호감을 더 느낀다는 거죠. 그리고 나가서 놀기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집 밖으로 나가기 싫어하는 사람보다는 함께 놀러 다니기 좋아하는 사람과 더 오래 사귈 가능성이 높다는 이야기.
물론 그 전에, 맘에 드는 상대방을 만났을 때 ‘좋아하는 신호’를 보내는 방법과, ‘좋아하는 신호를 눈치채는 기술’ 정도는 닦아놓을 필요가 있긴 하지만 말입니다. (이때 필요한 것이 연애 소설, 로맨틱 영화, 친구들의 충고…등등입니다. 미연시는 제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