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먹기 전에, 네오지오 미니 후기를 씁니다

 

지난 번에 조이트론 E1 아케이드 스틱을 샀더니, 네오지오 미니 3만원 할인 쿠폰이 딸려왔습니다. 할인하면 6만원대니, 안살 이유가 없었죠. 게임도 되는 미니어처가 되는 한이 있어도요(…).

 

 

사실 기대는 전혀 없었습니다. 이번 셋트는 착하게 미니 HDMI 케이블을 비롯해 USB 고속 충전기까지 끼워주는 풀셋트. 하지만 네오지오는 소장한 기억이 없기에(오락실 메가쇼크던가요? 그걸로 기억…), 어떤 그리움도 없었죠. 그냥 싸니까 샀는데… 어라, 이거 하나는 진짜 엉망이고, 하나는 진짜 괜찮습니다?

 

 

깜짝 놀란 건 화면입니다. 네오지오 그래픽이 몇십년전(…) 게임 그래픽인데, 이게 이리 좋았던가요? 3.5인치 스크린인데 뭐가 이리 잘보여요? 디스플레이 패널을 좋은 걸로 쓴건지, 새 게임이라 해도 그렇게 느껴질 화질에 깜짝(…). 미니 패미컴과 메가 드라이브 미니를 거치면서 눈이 낮아진 이유도 있습니다만- 화면이 너무 좋아 보이는 겁니다.

… 물론 미니HDMI 케이블로 4K TV에 연결하곤, 곧 실망했지만요(…아하하하).

 

 

최악이었던건 조작감. 굇수님들이야 이런 콘트롤러로도 모든 게임을 다 하시겠지만, 제겐… 불가능. 어렵습니다. 진짜 하다보면 화가 나요. ㅋㅋㅋ. 그래서 킹오파 96은 E1 아케이드 스틱을 끼우고서 즐겼습니다. 게다가 이 제품, 배터리가 없습니다. 뭐 하려면 USB-C 케이블로 충전시켜줘야 하죠. 그래서 잠깐 써보고- 책장에 장식될 예정이었습니다만-

방정리하다가, 뜻밖의 반전-이 일어납니다. 사실 제 책상 위엔, 다른 분들처럼, 여러가지 기기를 충전할 수 있는 각종 USB 케이블이 상비되어 있습니다. 이런저런 기기를 돌려가며 충전하기 때문입니다. 그 중에서 아이코스를 충전하기 위해 마련된 USB-C에 일단 물려뒀는데…

 

 

방정리하면서 좀 쉬다가, 대충 만져보는데, 이거 의외로 재미있는 겁니다. 격투게임말고요, 안에 들어 있는 축구 게임이. 예전 오락실에선 룰을 이해 못해서(…) 한두번 해보고 접었던 게임인데. 이 게임 정도면 미니 조이스틱에도 잘맞고, 게임 자체가 재미있고 짧은 편이라서 쉬는 시간에 즐기기 좋습니다.

의외로, 네오지오 미니 게임기의 장점은, 게임 플레이 시간이 짧다(…)라는 점이었습니다. 다른 가정용 게임기와 달라서, 쉴 때 잠깐 잠깐 즐기기 좋아요. 결국, 제 책상 위에 자리잡게 됩니다. 메탈슬러그 시리즈는 겨우 할만하고, 슈팅 게임은 총알 사이 공간이 보이지않을 정도라 포기했지만요. 테트리스 같은 퍼즐 게임도 하나 있는데 재미 없…

세상에, 네오지오 미니가 축구 게임 전용기로 제 책상에 자리 잡을 줄, 누가 알았겠습니까. 화면이 달려 있단 이유로, 이렇게 즐기기 쉬울 거라고 누가 상상이나 했겠냐고요(피규어로 진열된 미니 패미컴과 메가 드라이브 미니에게 애도를).

About Author


댓글 달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