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트위터에서 돌던 떡밥을 보고, 지난 2013년에 썼지만 블로그에 옮기지 않았던 글을 옮겨 봅니다.
한국에서도 끝없는 논쟁이 일어나고 있는 데이트 비용 문제, 미국이라고 예외는 아닌가 봅니다. 워싱턴 포스트의 질의응답 꼭지기사인 ‘Miss Manner’에 이런 글이 올라왔습니다.
Miss Manners: Mixed signals cause mixed message on couple’s first date
아, 먼저 설명하자면 남/녀 사이의 문제는 아닙니다(응?). 하지만 다를 바는 없겠죠. 게이 커플의 첫 데이트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한 남자가 데이트를 신청했는데, 비용을 반반씩 내자고 했다고. 고민을 보낸 사람은 이렇게 말합니다. 내가 구식일지도 모르지만, 식사에 초대를 한 사람이 비용은 다 내는 것이 매너가 아니냐고. 그래서 서로 관심은 있지만, 그를 계속 만나야 할지 모르겠다고.
…한국 미디어에 이런 내용이 올라왔으면 댓글로 아주 난리가 났을 겁니다.
그런데 미스 매너, 여기서 친절히 팁을 알려줍니다. 그러니까 뭐가 매너다 아니다-라고 섵불리 규정짓기 전에, 케이스 바이 케이스로 상담해 줍니다. 당신이 식사하기 전에 현금이 부족하다고 ATM을 찾은 것이, 그에게 잘못된 신호를 보냈을 수 있다고. 당신이 “초대하는 사람이 비용을 다 낼 것인지 아닌지 알려줘야 하는 것 아니냐?”하는 것은 맞지만, 안 그런 사람들도 있으니 그런 건 잊으라고.
대신 다른 날짜에 그를 식사 초대하고, “내가 초대했으니 오늘은 내가 낼께”라고 말을 한다면, 그 사람도 그게 어떤 의미인지 이해하고, 앞으론 그렇게 하게 될거라고. 심플하고 깔끔한 대답.
여기서 재미있었던 것은, 정말 ‘그건 매너가 없는 짓이야!’라고 말하기 전에, 케이스 바이 케이스로 설명하고 있다는 것. 옳고 그름-이 아니라, 그 관계를 어떻게 유지 시킬 지에 대한 팁을 준다는 것. 이런 것을 여성적 공감(응?)이 부족하다고 말할 수는 있겠지만, 어떤 관심법을 써서 그 사람의 속마음을 분석하는 것이 아니라, 겉으로 드러난 행동만 보고 교정(?)을 할 수 있는 팁을 준다는 것.
사실 처음 보는 사람들끼리 꽤 많은 오해를 불러일으키는 경우가, 서로가 살아가는 방식이 다른 것에서 발생합니다. 치약을 중간부터 짜느냐 끝부터 짜느냐의 문제와도 비슷하고, 붕어빵을 머리부터 먹느냐 꼬리부터 먹느냐와도 비슷하죠. 아, 차라리 이렇게 말하는 것이 편할까요. 웃는 게 버릇인데, 내가 좋은 것도 아닌데 나한테 왜 웃어주냐고 하는 사람….
서로 상처 입히지 않을 사소한 것이라면 상관없지만, 그렇지 않다면 서로 적당히 적응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어떤 팁-이란 것은, 항상 이렇게 케이스 바이 케이스로 이뤄질 수 밖에 없을지도 모르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