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나깨나 24시간 생각해 – 쿠니미츠의 정치

예전에, 작은 책을 하나 만들었던 적이 있었습니다.

인권의 정치/ 생명의 정치/ 생산자의 정치/ 저항의 정치ㅡ_ㅡ를 외치던, 『대학유감』이란 그룹의 이름으로 나온, 일명 「인간의길 학생운동론」 ㅡ_ㅡ;; A4 70페이지 분량의 얇은 책- 사실 책이라기 보다는, 일종의 팜플렛에 더 가까웠겠네요.


군대 가기 전에, 학생운동을 통해서 내 자신이 배웠던 것, 하고 싶었던 말- 그리고 후배들에게 남겨주고 싶은 것들- 그 모두를 ㅡ_ㅡ 정리하고 가겠다는 욕심에 시작했다가… 죽는 줄 알았지요 ㅡㅡ;;

그 때는 정말 몇달동안 내내 이 책만 쓰면서 살았습니다. 그동안 썼던 글들을 정리하고, 자료를 찾고, 사람들과 토론하고, 각 지역을 전전하면서 사람들과 인터뷰하고, 하고 싶은 말을 쓰고, 다시 거르고, 앞으로의 대안을 제시하고…

즐.겁.게. 미쳐있던 시간이었습니다.

내가 배운 것들,
내가 세상에서 하고 싶었던 말들,
내가 꿈꾸는 세상과 그러기 위해서 해야할 일들,
우리가 만들 미래…

그런 것들을 꿈꾸면서 책을 썼고, 사람을 만나고,
결국 책을 냈습니다 ㅡ_ㅡ;;

그 리고 나는 지금, 쿠니미츠의 정치-란 만화책을 읽으면서 그때를 다시 떠올립니다. 한때는 워크홀릭이라 불릴 정도로 일에 미치는 타입이었던 내가, 요 몇년간- 어떤 일이 닥쳐도 예전과 같은 열정 ㅡ_ㅡ을 보이지 않았던 것은, 아마 살사 ㅡ_ㅡ와 집안 일, 연애 문제에 열정이 다 가 있었던 탓도 있겠지만… 열정적으로 살아가는 방법-을 잊어버렸거나, 당장 되지 않을 일들은 천천히 시간을 기다리며 진행하는 법을 알아버리거나.. 하는, 그런 탓도 있었겠지요.

하지만 그렇게 사는 것이 그리 재미가 있진 않았습니다.
예, 솔직히 정말로 재미 없었습니다.

24 시간, 자나깨나 생각하는 것. 정말로 좋아하는 것이 있다면, 미쳐서 살아갈 수 있는 것(슈로대나 와우..이런 것들 말구요. ㅜ_ㅜ). 어쩌면 제게 지금 필요한 것은, 그런 것일지도 모릅니다. 꿈을 꾸기 시작하는 것, 다시, 꿈을 꾸기 시작하는 것.

그렇게 할 수 있기 위해서 나는, 무엇을 더 생각해 봐야만 할 까요.
당분간, 그런 생각들이 머릿속을 뒤집어 놓을 것만 같습니다.
내가 원했던 세상, 을 다시 꿈꾸기 위해, 내가 있는 이 자리에서, 무엇을 해야만 할지.

은하님의 쿠니미츠의 정치 25문 25답에서 트랙백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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