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블로그는 습관을 가지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블로그의 글은 매일 아침에 올라온다거나, 자신이 가진 음악들을 매일 한 장씩 정리하고 있다거나- 하는. 그런 습관을 가지고 있는 블로그는 일단 신뢰가 갑니다. 왠지 블로그 주인도 성실할 것 같고, 블로그도 읽을 내용이 많을 것 같은 느낌을 주지요.
규칙은 그런 습관을 만드는 일입니다. 예를 들어
- 마음에 든 물건이라도 직접 만져보지 않고서는 사지 않는다.
- 글은 비공개로 쓴 다음 수정후에 공개한다.
- 관심사에 부합되는 소재를 만나면 바로 글을 쓴다.
- 용돈의 10%는 책을 사는데 투자한다.
- 컴퓨터 파일은 이렇게 저렇게 정리한다
라는 것을 규칙이라고 부릅니다. 사실 이것보다도 더 많은 종류의 규칙이 삶에는 존재합니다. 일정관리는 어떻게 하는지, 음악은 어떻게 듣는지, 영화는 어떻게 보는지, 만화책은 사서 읽는지 빌려 읽는지, 재미없는 게임은 하다가 마는지 그래도 끝까지 깨는지... 우리가 알지 못하는 사이에, 우리 삶에는 그렇게 만들어진 규칙들이 많이 있습니다.
예, 실은 문제는 여기에 있습니다.
- 우리는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생활에 많은 규칙들을 적용합니다. 그리고 이 규칙들은 생활 습관에 영향을 끼칩니다. 늦게 일어나거나 일찍 일어나거나/ 컴퓨터로 게임을 하거나 안하거나/ 수업과제를 미리 준비하거나 나중에 준비하거나/ 해야할 일을 일단 먼저 해치우거나 나중에 마감이 되야 해치우거나/ 약속에 매번 10분 늦게 가거나 일찍 가거나- 모두 우리가 정한 규칙에 영향을 받는 습관들입니다. 그리고 습관은 일상이 됩니다.
습관은 일상이 된다
자신의 삶에서 어떤 규칙을 가지고 있는지, 어떤 원칙에 따라 움직이고 있는 지를 글로 쓰거나 이야기 해 보는 것은, 그래서 꽤 중요한 일입니다. 내가 어떻게 살아가는지, 내가 어떤 약점을 가지고 있는지, 바꾸고 싶은 것이 있다면 어떻게 해야할지를 알 수가 있기 때문입니다.
실은 저는 어떤 일을 시작하는 초기에 이 규칙을 먼저 정하고 들어갈 때가 많습니다. 제가 생활에 끌려다니는 것이 아니라, 삶을 주도해나가고 싶기 때문입니다. "어떻게 음악을 들을 것인가?" "어떻게 공부할 것인가?" "어떤 일에 우선순위를 두고 일상을 관리할 것인가"라는 식의, 생활에서 던져주는 자잘한(?) 질문들에 대답하는 방식이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학교에서 수강신청을 할 때「학점을 잘주는 과목/ 친구들이 같이 듣자는 과목」등을 판단규칙으로 고려하는 사람과 「좋은 교수님이 강의하는 과목/ 내가 요즘 관심있는 주제를 공부하기 위해 필요한 과목」등을 판단규칙으로 고려하는 사람은 "똑같은 수강신청"이란 행동을 하지만 그 내용에 있어서 큰 차이가 나게 됩니다.
"모르면 조사해 본다" / "모르면 알 것 같은 사람에게 질문한다" / "모르면 그냥 넘어간다(나중에 필요하면 찾게 되겠지)" 라는 태도는 "호기심"이나 "필요성"의 크기 차이가 아닙니다. 모르면 찾아보는 습관이 있는 사람/없는 사람의 차이이고 그런 삶의 규칙을 가지고 있는가/없는가의 차이입니다.
습관을 만든다는 것은, 자신의 생활을 재구성한다는 말과 같습니다.
규칙을 만들 때 고려해야 할 것
하지만 삶의 규칙이 습관을 만든다고, 일단 무작정 규칙을 만들수도 없는 일. 그렇다면 규칙을 만들때 고려해야할 것들은 무엇이 있을까요? 저는 아래의 다섯가지를 제안하고 싶습니다.
- 먼저 해야할 것(우선순위)을 정할 수 있고, 먼저 해야할 것을 할 수 있도록 도와줄 것.
- 시간은 제약을 가지고 있습니다. 하고 싶은 것은 많고, 할 수 있는 것은 한정되어 있습니다.
ex) 동창회와 기말 페이퍼 작성시 페이퍼를 먼저 마감한다/ 다음날 발제를 못했을 경우 뒷풀이에서 술 안마시고 2시간 정도 놀다가 들어온다. - 일에 집중할 수 있는 시간과 공간을 가질 수 있도록 도와줄 것
- 바로, 그것, 연속적으로 할 수 있는 시간과 공간이 필요합니다.
ex) 읽어야할 책이 있으면 카페에서 책을 읽는다/ 소설은 지하철에서 읽는다. - 집착하는(중독되는) 것이 있다면 물리적으로 떨어질 것
- NDS, PSP로 게임할때는 자기 전에 침대에 누워서 잠깐만 한다/ Wow는 겜방에서만 하고 집에서는 하지 않는다. - 작고 귀찮은 일일 수록 반복되는 버릇으로 만들어 줄 것
ex) 일기는 자기 전에 잠깐씩이라도 쓴다/ 12시에는 반드시 잔다 - 관계를 넓히고 부드럽게 만들어주는 것에 도움이 될 것
ex) 친구의 생일은 가급적 챙긴다. 결혼식은 못가도 장례식은 반드시 간다. 일주일에 한번은 부모님께 전화 드린다.
.. 반대로, 삶에 대한 예의를 지키지 못하는 사람과는 사귀지 않는다. 한나라당에는 투표하지 않는다. 친구의 가치를 소홀하게 여기는 사람에게는 우정을 줄 필요가 없다, 라는 형태의 안티 규칙도 있습니다.
... 사실 이 글을 쓰는 이유도, 제가 이런 규칙 속에 새롭게 생활습관을 만들며 살아야만 할 것 같아서 그렇습니다. -_-;; 알고보면 우리는 모두 의지박약인 존재. ㅜ_ㅜ 이런 규칙들로 스스로를 다잡지 않는다면, 평온한 일상은 물거품 ㅜ_ㅜ
.. ... 지난 두달 동안 슈로대 OG2에 들어간 시간이 무려 100시간을 초과...ㅠ_ㅠ 했답니다(저같이 쉽게 게임에 빠져버리는 사람들에겐, 게임 시간 단축을 위한 규칙이 필요해요!!).
* 규칙을 원칙 또는 법칙이라고 부르는 분들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냥 규칙-이라고 부르는 이유는, 생활의 조건/ 만나는 사람에 따라서 언제든지 삶의 흐름은 바뀌어 가기 때문입니다. 규칙은 필요에 따라 항상 바꾸고 수정해야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