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나 똑같은 연예인의 자살 보도

경찰에 대한 반박 자료를 조사하려고, 정다빈의 예전 기사들을 찾아봤다. 살펴보다가 어이없어서 입을 못다물었다.

최진실의 경우 ‘장례식 생중계’가 있었고, 루머 유포에 대한 경찰 수사가 (유례없이) 적극적이란 것을 빼면, 정다빈의 경우와 하나도 다르지 않다. 정리해보면 아래와 같다.

0. 평온하게 진행되었던 일상 : 최-전날까지 CF촬영 / 정-전날까지 새로 출연할 드라마 이야기
0.1 죽기 전에 다른 연예인 자살 : 최-안재환 / 정-유니
1. 당사자의 자살 : 술 마시고 들어와 목 매어 자살
2. 언론의 보도 및 확산: 장례식장에 들어오는 연예인들 하나하나 찍어서 올림(각각 수백개의 기사 생산됨)
3. 네티즌들 애도의 물결
4. 왜 죽었는 가에 대한 보도 : 당사자의 어려움 + 악플에 시달렸다(이건 매번 나오는 레파토리)
4-1. 베르테르 효과 언급
5. 연예인 지인들의 인터뷰
6. 장례식 장면 보도
7. 베르테르 효과로 자살한 사람들 보도
7.1. 관련해 MBC 100분 토론등 TV 토론 프로그램 편성

똑같이 진행되는 일련의 과정들을 보면서, 대체 이게 뭔 짓인가-하는 생각이 들었다. 뭐랄까, 죽음을 팔아먹기 위한 일련의 공식이 있는 것은 아닌가-하는 생각. 다른 연예인들의 자살 보도를 조금 더 추적해 봐야겠지만, 특별한 이유 못찾겠으면 악플로 몰고가는 방법부터 시작해서(대부분의 경우 근거도 제시되지 않는다.), 기성 언론들, 특히 연예 관련 언론사들은 철저히 ‘기사 생산을 위한 떡밥’으로 연예인의 자살을 이용한다.

기사 생산을 위한 떡밥으로 이용하려니, “연예인의 자살”을 하나같이 미화하기에 급급하다. 좋았던 사람, 아름다웠던 사람, 미소가 예뻤던 사람…. 이상하지 않은가? 우리나라가 언제부터 이렇게 자살에 관대한 사회였을까? 종교적으로도 마찬가지다. 최근 자살한 연예인들 대부분 기독교인 것으로 알고 있는데, 기독교에서 자살은 금기시되는 죄악 아니었나?

자살 원인에 대한 추측은 어느새 ‘당연한 이유’로 둔갑하고, 경찰은 그 추측을 근거삼아 문제가 심각하니 인터넷을 처벌해야 한다고 떠든다. 어느새 경찰이 언론이 생산한 ‘인터넷 악플 괴담’에 놀아나는 꼴이다. 뭔가 한심하다. … 악플은 문제라고 하면서, 그 악플에 소재 제공하거나, 확대 재생산한 언론은 아무런 죄도 없다는 걸까?

너무나 똑같은 연예인의 자살 보도, 구려도 너무 구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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