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미래 인재의 다섯가지 조건

지난 주 금요일(12월 12일), 여의도 안철수 연구소에서 열린 ‘안철수 박사와의 대화’에 다녀왔습니다. 인철수 박사님의 강의도 듣고, 안철수 연구소도 쭈욱 둘러볼 수 있던 시간이었습니다. 마침 이날 안철수 연구소에선 신입사원 시험도 본 모양이더라구요.

이날 안철수 박사의 강연 주제는 ‘전문가가 되기 위한 다섯가지 자질’이었습니다. 그렇지만 제겐 ‘미래 인재에게 필요한 다섯가지 조건’으로 들리더군요. 아마 미래를 준비하는 사람들, 변화를 꿈꾸는 사람들의 마음도 비슷했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 다섯가지 조건은 바로, ① 개방성 ② 의사소통능력 ③ 긍정적 사고방식 ④ 지속적 학습 ⑤ 한계돌파의 다섯가지로 정리됩니다.

첫번째 주제는, 누구가 아는, 또는 모든 사람이 알고 있는 ‘상식’이란 것은 없다-라는 것에서 출발합니다. 스티븐 코비가 말했던 것과 비슷하죠? 🙂 서로가 다른 (생각의) 세계에 살고 있음을 인정하고, 서로 다른 배경과 관점을 가지고 있음을 받아들이는 것. 그래야 ‘함께 일하는 세상’에서 살아갈 수가 있습니다. 그런 인정 속에서, 바로 다른 분야에 대한 포용과 이해가 싹트게 됩니다.

타인에 대한 이해와 포용이 없으면, 이해와 포용을 통해 수평적으로 만나지 않으면, 타인과의 만남을 통한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가 없습니다. 예를 들어, 소프트웨어를 하드웨어의 부속품으로 아는 사장을 만난 프로그래머가 행복할 수 있을가요? 그런 사람들이만나 만들어낸 기계를 산 사용자는 행복할 수 있을까요?

두번째는 커뮤니케이션 능력입니다. 자신이 아무리 똑똑하고 뛰어나도, 타인과 커뮤니케이션 할 줄 모르거나, 그 방법이 틀렸다면… 윌리엄 쇼클리 꼴이 될테니까요. (참고 : 식인양떼님_나는 우월 너는 병신) 요즘 전문가의 실력은 ‘지식 x 커뮤니케이션’ 입니다. 혼자 일해서 살아갈 수 없는 세상, 커뮤니케이션은 선택이 아닌 필수적인 능력입니다.

세번째는 긍정적인 사고방식입니다. 델 카네기가 교도소의 흉악범들을 인터뷰 했을 때, 그들 가운데 90%는 자신이 선량하다고 생각했다고 합니다. 단지, 상황이 나를 이렇게 만들었을 뿐인 거죠. 부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핑계 없는 무덤 없는 것처럼, 잘못했을 때 남 탓 하는 것은 사람이 타고나는 성격일 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사람은 과거를 돌이켜보며, 잘못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노력하지 않으면 안됩니다. 감정을 소모하는 후회가 아니라, 앞으로 나아가기 위한 곱씹음이 필요합니다. 차가운 머리와 뜨거운 가슴. 현실을 냉정하게 판단하면서도 미래에 대한 희망을 버리지 않는 모습.

…내일의 죠-에 나오는 한 장면이 떠오르더군요. 죠-의 복귀전을 지켜보며, “절망 보다 무서운 것은, 되도 않는 희망을 꿈꾸는 거야”…라는 트레이너 아저씨의 대사였던가요. 안철수 박사의 말처럼, 분명 인생에서 어려운 시절은 길고 좋은 시기는 짧을 지도 모릅니다. 장기적으로 보면, 현실에서 오랫동안 버티게 해주는 힘은 냉정한 시각인 것은 분명해 보입니다. 제 표현으로 바꾸자면..

삶은 사랑보다 강하다. 하지만 사랑 없는 삶은 의미가 없다….정도일까요. (응?)

네번째는 끊임없이 배우려는 자세입니다. 학생때 공부가 과정이라면, 사회에서는 계속 공부하면서 전문성을 찾아야 합니다. 그리고 그렇게 공부하다보면, 더 넓은 세계가, 더 많은 사람들이 보이게 됩니다. 세상은 정말 넓고, 똑똑한 사람들이 많습니다.

동시에 배움은 훈련입니다. 자기 자신의 한계를 알게 해주는 시간이기도 합니다. 그렇기에 늦은 순간은 없습니다. 40대에도 공부하겠다고 외국 나갔는데… 삼십대라면, 뭐든 해봐도 늦지 않은 시기입니다. 경험만 가지고 채워질 수 있는 부분은 많지 않습니다. 계속, 계속 공부해야만 합니다.

다섯번째는 자신의 한계를 넓혀가려는 노력입니다. 사람은 한번 마음속으로 선을 그으면 그 선 밖으로 나오기가 쉽지 않습니다. 강인선 기자의 종군기자기에 나오는 것들도 그런 이야기입니다.

무섭니? 무섭지? 그럼 돌아가- 여기가 너의 끝이야, 라는. 하지만 한번 물러나기 시작하면, 그 점이 인생의 한계점이 되곤 합니다. 똑같은 상황이 되면 그때도 물러나게 됩니다. 인간은 약한 존재니까요. 바로 그때, 한번만 더 생각해 봤으면 좋겠습니다. 이 순간 나는, 지금 스스로를 합리화하고 있지는 않은지를. 지금 스스로 자신의 한계를 긋고 있는 것은 아닌지를.

안철수 박사의 이야기는, 내가 이 일에 의미를 느끼고 있는가/ 내가 이 일에 재미를 느끼고 있는가/ 내가 이 일을 잘할 수 있는가를 항상 생각하고, 그런 일을 할 수 있도록 하자-는 이야기로 끝을 맺었습니다. 자분자분한 목소리로 진행된 깔끔한 강의였다고 생각합니다. … 다만, 그의 이야기에서, 큰 실패를 경험하지 않았던 인생 선배다-라는 느낌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는 것이겠지요. 🙂

그리고 참여한 사람들과 잠깐 질의 응답 시간을 가졌는데, 그때 나온 이야기를 짤막하게 정리해 봅니다.

질문 1. 가훈은?
답 : 따로 없다. 심지어는 의대 가라는 말도 한번 들어보지 않았다. 다만 나는, 내가 행복하고 잘되야 주위사람들도 잘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의미있고 좋아하고 잘할 수 있는 일을 해야한다-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질문 2. 청춘을 즐기면서 살 수 없었던 일에 후회는 없나?
답 : 후회는 항상 없다. 다만 반성은 한다. V3 백신을 통해 사회에 기여할 수 있었던 기억이 있어서 행복했다. 그것이 나의 20대를 지탱해줬다.

질문 3. 사이버 포렌식에 대한 의견은 없나?
답 : 융합 학문의 시대다. 내가 좋아하는 작가들도 모두, 한가지 이상의 직업을 가졌던 사람들이다. (말콤 글래드웰(티핑 포인트), 토머스 프리드먼 등) 그렇듯, 연관되는 깊이 있는, 다른 학문 분야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 한 분야에만 매몰되어 있진마라. 각 학문의 기원이 되는 학문에 대해선 반드시 공부할것.

그리고 나서, 잠깐 안철수 연구소를 둘러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그리고 같이 저녁을 먹으면서, 이것저것 보안업계의 현황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었지만… 그건 비밀~♡ (응?) 아무튼 나름, 재미있는 시간이었어요. 🙂 색다른 세계를 경험했다고 할까요. (저는 문과입니다…) 앞으로도 가끔, 이런 시간이 더 있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더 많은 이야기가 궁금하신 분들은, 아래 링크를 참고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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