쥬라기 월드 도미니언 감상 후기, 아쉽네요 정말

2022년 6월, 쥬라기월드 : 도미니언을 보고 왔습니다. 4D로 상영하기에 당연히 4D로 봤는데… 3D 영상은 아니네요. 2D 영상에 의자만 움직이는 4D. 4D 기준이 뭘까요(…). 아무튼 잘 봤습니다. 4D로 보는 데, 꽤 신나더군요. 지금까지 본 4D 영화 중에 가장 많이 의자가 움직이는 영화였습니다. 자동차, 오토바이, 기차, 비행기에 달리는 공룡까지. 하여튼 치고 박고 숨고 달립니다.

대신 무서운 건 많이 사라졌지만요…

영화는 꽤 볼만합니다. 평론가들은 싫어하지만 관객들은 많이 볼거다-라는 평이 틀린 게 아니었어요. 심심한데 심심하지 않다고 해야하나요. 관객을 휘어잡고 끌어들이는 맛은 적지만, 나름 2시간 반이란 시간 동안 시계 한 번 볼 틈이 없습니다. 2시간 반짜리인 줄 모르고 10시 반 영화 예매했다가, 새벽 1시에 끝나서 집에 걸어 갔지만(…).

가장 좋았던 건, 이건 어찌 보면 기존 쥬라기 공원/ 쥬라기 월드와 가장 크게 다른 점일듯 한데요. 쥬라기 월드3 도미니언 설정에는, 공룡이 어디에 갇혀 있지 않습니다. 전세계에 퍼졌어요. 덕분에 대자연에 공룡이 함께 하는(?) 아름다운 풍경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아 이거, 저는 정말 좋았어요. 공룡이 복원되어 전세계에 퍼져있는, 새로운 종과 함께 살아가는 세상이라니.

… 이런 세계관으로 앞으로도 영화 잔뜩 만들 수 있을 것 같지 않나요.

물론 후반부에는 다시 공룡이 모인 곳으로 들어갑니다. 공룡 보호 구역이라고 해야 하나요. 느낌은 딱 어릴 때 봤던 ‘잃어버린 세계’. 아마 그 만화에서, 어디 산 꼭대기에 공룡이 살고 있는, 그런 공간이 있었던 것 같은 데… 워낙 오래 전이라 기억 자체가 가물가물하긴 합니다. 하기야 만화에 대한 기억만 가물가물할까요. 쥬라기 공원 주인공 들도 다 나온다는데, 솔직히 기억 못했습니다.

쥬라기 공원, 이게 대체 몇년 전 영화입니까. ㅋㅋ
무려 20세기 영화잖아요.

유일하게 기억났던 건, 쥬라기 공원 주인공이었던 모자쓴 아저씨. 이 아저씨 나올 때 어디서 많이 봤는데? 어디였지? 하고 생각해 보니, 요즘 많이 틀었던 사운드 테스트용 영상이 쥬라기 공원이었습니다. 스피커 테스트 한다고 계속 틀었으니, 익숙하다면 익숙할 수 밖에요. 그리고 개인적으로 쥬라기 공원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장면은, 이거였습니다.

쥬라기 공원 1에서

어린 나이에, 이걸 보면서 오오- 진짜 멋있어! 라고 생각했다는…
왜 렉스 머피는 이번에 안나온 건가요…ㅜㅜ

그리고 쥬라기 월드에서는, 자이로 스피어를 좋아했습니다.

그럼 쥬라기 월드 도미니언에서는 어떨까요? 아쉽지만, 가장 좋았던 씬은 중반 공룡 밀매 시장에서 벌이는 격투와 도망씬이었습니다. 뭔가 떠오르는 다른 영화가 있긴 했지만… 공룡이 인간이 사는 도시에서 돌아다니고 사고치는 모습도 좋았고, 씬 전체가 재밌었어요. 공룡 액션 영화라고 해야 하나요. 이런 스타일로 새로운 영화 나와도 좋았겠다는.

반면 등장 인물이 많아서 생기는 문제도 있습니다. 영화 맛이 순해지는 때가, 정말 후반부 들어가면서 쥬라기 공원에 출연했던 삼인방과 쥬라기 월드의 삼인방이 더해지면서부터입니다. 여러 주인공들에 지난 작품에 대한 오마주까지 이것저것 다 집어 넣으려니, 전개가 좀 심심하게 흘러간달까요. 그래도 여기까진 괜찮은데, 마지막 공룡 결투씬이 정말 아쉬웠네요.

이거야말로 쥬라기 시리즈의 핵심 콘텐츠가 아닐까 싶은데. 그게 의외로 막 심심하게 처리됐다는. 다음에 확장판 나오면 최종 배틀 씬 분량만 좀 두 배로 늘려주세요… 이대로는 렉시(티라노 사우르스) 못 보내요. 정말.

이 사진에 나온 모두가 주인공입니다.

공룡이 아니라 메뚜기가 더 인상이 강하게 남는다는 얘기도 영화 보고 나서 들었습니다. 사실상 악의 원흉이긴 한데, 개인적으론 나쁘지 않았습니다. 마지막 불타면서 날아다니는 씬이 생각보다 멋있어서 그렇긴 합니다. 공룡 영화에서 메뚜기가 씬을 강탈하니 이상하긴 하지만, 공룡 유전자를 물려받은 애라서 공룡일수도 있다고 우겨봅니(…).

사실 진짜 문제는 스토리죠. 그냥 막 흘러가요. 초반에 메뚜기가 특정 회사 종자를 심은 밭만 피해가 없다고 했을 때는 ??? 하고 넘어갔지만, 뒤에 DNA 개조해서 어째서 메뚜기 없앨 수 있다고 할 때는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었거든요. 그냥 잠시 이해를 멈춰버렸습니다. 서스펜스도 많이 떨어집니다. 원래 좀 무서운 영화였다고 기억하는 데(쥬라기 공원이랑 쥬라기 월드만 봤어요), 이번엔 무서운 장면은 사실 없었다는.

캐릭터 빌드 업-도 아쉽습니다. 전 위 캐릭터 나왔을 때, 못 본 2편에 등장했던 캐릭터라고 영화 끝날 때까지 믿고 있었습니다. 활약은 엄청난 데 캐릭터에 대한 설명이 없었거든요. 다른 영화에서 빌드 업 한 다음에 데리고 온 줄 알았는데, 신규 캐릭터였… 블루 새끼, 아기 공룡도 그래요. 같이 잡혀간 김에 뭔가 활약을 제대로 하면 좋겠는데, 엄마랑 상봉하기 전까지 잠만 자… 귀여웠는데…

아쉬움은 많이 남지만, 쥬라기 시리즈 전체를 엮은 마무리는 어찌됐건 깔끔하게 끝났습니다. 아까도 말했지만 이런 세계관으로 다른 액션 영화 만들면 좋을 것 같아요. 공룡이 인간 세상에 풀리면, 진짜 온갖 사건 사고가 다 일어날 거잖아요. 공룡 전담 특수 부대 어쩌고 저쩌고 해서 뭐 시리즈 만들면, 재미있지 않을까요? 아, 이러면 특촬물 분위기가 되려나요…

보실 수 있으면, 4D로 보실 것도 권합니다. 진짜 엉덩이가 쉬지 않네요. 대신 이런 거에 피로감 느끼시는 분들은, 꽤 피곤하실 거고요. 대신 기존 쥬라기 공원 느낌은 맛만 본다고 생각하시면 되겠습니다.

그리고 저는 이런 걸 보면서 좋다 좋다- 이러고 있답니다. 역시 영화의 마무리는 장난감이라는…

* 따로 표시하지 않은 이미지는 모두 네이버 영화(링크)에서 가지고 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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