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생각없이 빌려서 읽었다가, 따뜻한 느낌에 단숨에 다 읽어버렸다. 이런 류의 책이 그렇듯, 정보-를 나열식으로 담고 있기에 관심 없는 사람에겐 계속 읽기가 지루할 수도 있겠지만.. 군데군데, 글쓴이의 감수성이 묻어나는 이야기들이 있어, 가벼운 에세이처럼 읽기에도 나쁘지 않았던 책.
사실 카페 이야기를 빙자한 도쿄 에세이..가 되었으면 더 좋았다는 느낌도 있지만, 소녀적 감수성은 아무래도 조금, 사람을 피곤하게 만드는 구석도 있어서, 이 정도로 적당히 마무리해준 것이 고맙다. 덕분에 책 읽는 내내, 언제가 이 책 한권 들고, 도쿄에서 카페 유랑하며 걸어다녀도 재밌겠다-하는 생각이 들었다.
…하긴, 확실히 그랬다. 그동안 도쿄에서 잘 가지 않았던 곳들, 오기쿠보라던가 교도 라던가 가마쿠라 라던가-하는 곳을 들러보고 싶게 만들어 줬으니까. 일본인들의 일상에선 친숙해도, 1년에 한번 갈까말까한 여행자에겐 그리 친숙하지 않은 곳들을.
다행히 친절하게, 카페 사진과 지도까지 함께 실려있다. 아무래도 나같은 길치는, 이런 지도만 보고서는 도저히 못찾아갈 것 같긴 하지만.. 그래도 그게 어딜까. 헤매는 것도 즐거움이니까. 다만 한번 갔던 카페와 좋아했던(?) 카페는 글에서 느껴지는 온도차가 확-하고 난다. 어쩔 수 없다. 모든 카페를 사랑하며 다닐 수는 없었을 테니까.
…가을, 도쿄로 여행을 떠나고 싶은 사람들이 있다면, 한번쯤 읽어봐도 나쁘지 않겠다. 커피가 그리워지고, 도쿄에 놀러가고 싶게 만들어지는 힘은 있는 책. 마침 알라딘에서 50% 세일로도 팔고 있다….(응?)
카페 도쿄 – 임윤정 지음/황소자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