팝업뿐만 아니라 방금 전(1:00pm)까진 공지사항에도 올라가 있었는데, 문제가 있었는지 공지에서는 일단 내려갔네요. 아무튼 이렇게 일이 커진 이유는 단 하나, 돈 내라는 것.
우리는 이미 인터넷 회선을 이용할 비용을 내고 있다
인터넷을 오래 사용하신 분들이라면, 예전에 초고속 인터넷 서비스 회사들마다 ‘인터넷 종량제‘를 줄기차게 시도했던 것도, 그리고 ‘PC 1대를 추가할 때마다 추가 요금‘을 요구했던 것도 기억하실 겁니다. 진짜냐고 믿으실 분들도 계시겠지만, 진짜입니다.
우리는 매달 100M 속도의 인터넷 1회선을 매일 24시간 이용하기 위한 비용을 지불합니다. 비용을 이미 지불했음에도, 통신사들은 기회만 닿으면 돈을 또내라고 요구합니다. 그리고 이번엔 스마트TV입니다. 그것도 별다른 경고도 없이, 바로 스마트TV를 짤라버렸습니다.
장황하게 설명하면 이렇습니다. “스마트TV 제조사는 KT가 구축한 네트워크 인프라를 적정한 대가지불 없이 무단 사용하면서 협상을 회피하는 등 소극적인 입장으로 일관하고 있는바, 스마트TV 제조사의 무단 사용이 지속된다면 합리적인 망관리가 어려워지고 이에 따라서 다수 인터넷 이용자들의 보호를 위해서” 라고요.
…근데요, 대체 뭐가 뭐를 무단 사용했다는 건가요? (웃음)
소비자를 볼모로 붙잡은 KT의 협박
괜히 스마트TV라고 돌려말하며, 이용자 대신에 스마트TV 제조사가 돈을 내니 니네들은 괜찮다-라는 식으로 얘기하는 것 같지만, 헛말입니다. 결국 그 비용이 소비자 부담으로 돌아올 것은 당연한 일. 까놓고 말해 말이 좋아 스마트TV이지 TV에 컴퓨터를 부착한 것과 동일합니다. 그런데 우리가 TV 화면으로 인터넷 하려고 TV 옆에 PC를 설치하면, 추가로 돈내야 하나요?
그런데 KT는 지금 돈을 내라고 합니다. 협상이 안되었으니, 일단 다 끊어버렸습니다. 이런 저런 문제가 있다 공지한 것도 아니고, 바로 끊어버렸습니다. 아이구 어머니. 난 이미 돈을 지불하고 트래픽을 이용할 권리를 샀는데, KT 맘대로 제조사간 돈을 안냈다고 TV를 끊어버립니다.
허. 이거 무섭습니다. 내가 쓰는 제품이 뭔지에 따라, 내 인터넷 접속권을 맘대로 끊어버릴 권리를 KT가 가지고 있었군요. 재밌는 것은 이번 조치로 인해 별다른 반향이 없다면, 스마트TV를 제대로 이용하는 사람이 많지 않다는 것, 그래서 별다른 트래픽 유발이 지금까지 없었을 거라는 것을 말하는 거고.
… 이에 대한 반향이 크다면, KT는 애꿏은 스마트TV 구매자들을 볼모로 제조사들을 협박하고 있다는 말이됩니다.
차라리 KT 인터넷을 끊어라
그렇다면 우리가 할 일은 간단해 집니다. 이렇게 볼모가 되어 잡혀 있느니, 차라리 KT의 인터넷을 끊으십시오. KT가 아니어도 다른 대안은 많이 있습니다. 왜 멀쩡하게 매달 돈내고 내 인터넷 회선 내가 쓰는데, 내가 볼모로 잡혀서 내가 원하는 기기도 맘대로 쓰지 못하고 있어야 하나요?
이번 사안이 유야무야 무마되어 넘어가도 위험합니다. 이건 명백한 통신사의 소비자에 대한 협박입니다. 앞으로 어떤 새로운 기기들이 나올지 모르는 세상에서, 언제든지 니네가 사용하는 기기에 따라 인터넷을 끊을 수도 있다는. 그걸 내버려 두시겠습니까? 저라면 절대 용납못합니다. 이런 일방적인 행동을 용납하게 되면, 저들은 앞으로 두번, 세번 또 이렇게 나올 겁니다.
KT는 지금 당장 고객을 볼모로 협박하는 행동을 그만두기 바랍니다. 스마트TV가 문제라면 그에 상응하는 증거를 내놓으세요. 그렇게 못하겠다면, 그렇게 스마트TV가 문제라면, 당연히 다른 통신사로 넘어갈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주기 바랍니다. 트래픽 많이 일으키는 사람들, 다른 통신사로 넘어가는 것이 KT분들에게도 좋겠지요?
… 고객 만족을 위해 발로 뛴 결과가 이런 것이라니, 정말 실망이 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