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사회 사람들은 대부분 일의 성과로 평가를 받습니다. 성과로 평가를 받는다는 것은, 같은 시간 동안에 누가 더 많은 일을 해냈는가에 대한 평가를 의미합니다. 스티븐 코비의 말대로, 현대 사회에서 직장인은 회사란 조직에서 비용으로 처리됩니다. 적은 비용을 들여 많은 수익을 거두려는 것은, 대부분 기업의 본능이지요.
시간 관리에 있어선 거의 최초-라고 할 수 있을 아이비 리가 제안한 시간 관리 기술도 바로 그 점에 촛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베들레헴 강철회사 사장이었던 찰스 슈와브가 요청했던 것은 '시간을 더 잘 이용하는 방법을 가르쳐 달라'는 것. 그리고 이에 대한 이이비 리의 대답은 '종이 한 장에 내일 해야할 일 가운데 가장 중요한 일을 적고, 중요도에 따라 순서대로 처리하라'는 것.
다시 말해 꼭 해야할 중요한 일을 적어놓고, 적어놓음으로써 계속 되새기게 하고, 다른 잔일보다 그 일에 집중하면 된다는 말입니다. 그리고 이 방법은 그 다음에 나타날 대부분 시간 관리법의 가장 기초가 되었습니다.
...중요한 일을 미리 파악하고, 적어놓고, 되새기면서, 집중할 것.
시간 관리의 두 가지 기본 방법, 바텀 업과 탑 다운
하지만 사람은 기계가 아니라서, 회사가 원하는 대로 작동되진 않습니다. 밥도 먹고 잠도 자고, 연애도 하고 결혼도 하고 애도 낳고, 화도 내고 슬퍼도 하고 웃기도 해야 사람이지요. 시간 관리에 대한 개인의 고민은 여기에서 시작됩니다. 어떻게 하면 벌만큼 일하면서 내 생활도 잘 챙길 수가 있을까?
그리고 이런 고민에 대한 현대적인 답변은, 두 가지 방법으로 제시됩니다. 바로 귀납법과 연역법. 다시 말해 지금하고 있는 일들을 살펴보고 이 일들을 조직화 시키는 것에서 시작하는(바텀 업Bottom Up) 방식과 목적을 정하고 그에 맞게 생활을 조직화 시키는(탑 다운Top Down)방식, 두 가지를 말합니다.
바텀 업 방법 중 가장 유명한 것에는 GTD(Getting Things Done) 방식이 있고, 탑 다운 중에서 가장 유명한 것은 프랭클린 플래너 방식이 있습니다. 둘 다 시간 관리를 통해 업무 능률을 높이고, 일과 가정의 조화(?)를 추구하는 방법이긴 하지만... 그것을 추구하는 과정은 매우 다르답니다.
예를 들어 여기 직장인 현대리가 있다고 가정해 봅니다. 현대리씨는 현대증권에 다니며 결혼을 곧 하고 싶어하는 노처녀/노총각입니다. 이 현대리가 직장에서 일 잘한다고 소문났으면서도 연애할 시간도 충분히 가지기 위해서는, 과연 어떻게 해야만 할까요?
자신에게 맞는 방법을 생각해보자
바텀 업-GTD 방식을 따른다면 현대리는 먼저, 자신이 하고 있는 일이 어떤 일들이 있는지 먼저 점검할 겁니다. 하고 있는 일들, 또는 해야할 일들을 다 적어보고, 그 일들을 쭉 모아서 늘어놓고, 그 가운데 2분 안에 처리할 수 있는 일들은 바로 하고, 다음에 해야할 일들과 언젠가 해야할 일들을 나눠서 정리를 해놓겠죠.
반면 탑 다운-프랭클린 플래너 방식을 따른다면 현대리는 먼저, 자신이 소중하다고 생각하는 핵심 가치가 무엇인지에 대해 질문해 볼겁니다. 가족과의 행복, 세계 최고의 증권맨-같은 꿈을 가지고 있다면, 현대리는 그에 맞게 자신이 하고 있는 일들을 적어놓고, 중요도를 분류하고, 그 중 중요한 일을 먼저 처리하겠지요.
물론 양쪽 다 중요한 일에 먼저 집중하고, 그 일들을 잊어버리지 않게 기록해 놓는다는 점에서는 같습니다. 사실 알고보면 두 가지 방식이 완전히 따로 놀지도 않습니다. 선택과 집중을 위해서는 가치관을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고, 해야할 일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지금/앞으로 해야할 일들을 늘어놓고 파악하는 것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그렇지만 그 중 어느 방식을 선택할 지에 따라, 자신의 라이프 스타일은 꽤 많이 바뀌게 됩니다. 가치에 따르며 사는 습관과 다음에 할 일을 염두에 두며 사는 습관은, 결과는 비슷해도 사는 방식은 꽤 차이가 나게 되거든요. 한쪽이 삶의 방향성(탑 다운)을 좀더 중요하게 여기고 있다면, 다른쪽은 삶의 실행력(바텀 업)에 좀 더 방점을 찍고 있기 때문입니다.
어떤 방법을 택할지는 오로지 본인의 결정에 달려있습니다. 사람에 따라 어떤 방법이 더 좋고 그른지에 대한 호불호는 분명하게 나타나는 편이거든요. 그래도 한 방법에 너무 가치를 둘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일단 뭐라도 해보는 것이 제일 좋으니까요. 예를 들어 저는 전형적인 바텀 업-방법 사용자입니다. 하지만 하루를 마감할 때는 탑 다운 방식의 도구로 하루를 정리하고는 합니다.
물론 눈치 빠른 분들은 아셨겠지만, 일단 뭐라도 해봐야 하지 않겠냐-라고 말하는 순간, 제가 가진 기질이 그대로 드러나버리고 말았습니다... ^^
자- 그럼 두 가지 방법에 대해 한번 구체적으로 알아볼까요? 바텀 업식 시간 관리와 탑 다운식 시간 관리에 대한 이야기는, 다음 글에서 계속해 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