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웃풋, 당신에게 블로그가 필요한 이유

가끔 친구들과 얘기하다보면, 그 친구들에게 블로그를 하라고 권하고 있는 저를 발견하게 됩니다. 물론 많은 친구들은 꺼려하지요. 다들 파워 블로그(?)가 되기 위해 블로그를 쓰라는 것처럼 받아들이는 경우도 많구요. 하지만 블로그를 잘만 이용하면 삶에 큰 도움이 되기도 합니다.

…다름 아니라, 어떤 결과물(output)에 대해 먼저 생각해 보는 쪽으로 생각의 방향이 이동하기 때문입니다. 한마디로 정보를 찾고, 정리하고, 하나의 아이템으로 만들어내는 능력을 키우게 된다는 거죠.

블로그를 어떻게 그런 생각의 전환에 활용할 수 있을까요? 블로그는 들고다니지도 못하고, 필요할 때 즉시 꺼내서 쓸 수도 없고, 포스트잇처럼 어디에 잠시 붙여두지도 못합니다. 매일같이 컴퓨터 앞에 앉아있는 사람이라면 그때그때 블로그에 메모할 수도 있겠지만, 그렇게 되면 다른 인터넷 메모나 포스트잇 서비스와 다를 바가 없을 거구요.

…그런데, 그렇지가 않습니다(응?).

많은 블로거들은 그렇게 얘기합니다. 아침에 눈 뜨면서 ‘아, 오늘은 어떤 글을 올리지?‘하고 생각한다고요. 또 어떤 블로거들은 이렇게 말합니다. ‘예전엔 어떤 것을 보면 신기하다- 재밌겠다-하고 생각했는데, 요즘엔 블로그에 올려야겠다- 이런 생각이 먼저 든다‘구요.

예, 블로그를 통한 길러지는 힘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다시 말해 살아가면서 겪게되는 많은 일들을, 그냥 지나치는 일이 아니라 하나의 글감으로 여길 수 있도록 만들어준다는 것입니다. 내 주변에 일어나는 자잘한 사건을 ‘글감’으로 여기기 시작할 때, 사람 두뇌는 힘차게 굴러가기 시작합니다.

아웃풋을 인식하면 일상이 정보가 된다

블로그는 우리가 살아가면서 겪는 많은 일들을 ‘정보’로 여기도록 도와줍니다. 아웃풋을 위해 일상을 정보로 받아들이는 순간, 내 안에서는 어떤 생각의 변화가 일어나게 됩니다. 예를 들어 여기 맛있는 음식이 눈 앞에 있다고 생각해 볼까요? 예전에는 ‘음식이 있다- 맛있어 보인다 – 맛있게 먹었다’라고 생각 했습니다.

그렇지만 아웃풋을 인식하게 될 경우에는 이렇게 바뀝니다. ‘음식이 있다- 좋은 글감이 될 지도 모르겠다. – 오오, 생각대로 맛있다- 글로 쓸만하겠다-‘라는 식으로 생각이 바뀌는 겁니다. 때론 여기에 몇가지 생각이 더해지게 됩니다. ‘음식 사진도 맛있게 찍어야 글 읽는 사람이 좋아하겠다’라거나, ‘이 부분은 난 좋지만 다른 사람은 싫어하는 맛일지도 모르니 알려줘야겠다’라거나.

책을 읽을 때도 마찬가지이고, 여행을 할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남에게 보여줄 마음이 없다면 남는 것은 책에서 얻은 정보와 여행지에서 찍은 기념 사진 몇 장일 뿐. 하지만 누군가에게 보여줄 것을 만들 생각이 든다면 얘기가 달라집니다. 책에서 얻은 정보를 구조화하고, 사람들에게 어떻게 말할 지를 생각하면서 읽게 되고, 사람들에게 제공할 여행 정보를 기록하고, 사람들이 좋아할 만한 것들을 중심으로 여행 사진을 찍게 됩니다.

…뭐, 모든 것을 남들에게 보여줄 생각하면 피곤해서 어떻게 살아-하실 분들도 많이 계시겠지만요. ^^

모든 것에 리뷰를 남긴다고 생각하자

그럼 어떻게, 블로그를 어떤 아웃풋 중심의 개인 매체로 활용할 수 있을까요? 알고보면 방법은 매우 간단합니다. 내가 경험한 모든 것에 대한 리뷰를 남긴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다들 새로운 물건이나 맛집을 찾을 때, 블로그에 올라온 다른 사람이 쓴 리뷰를 참고한 경험은 있으시잖아요?

바로 그렇게, 내가 겪은 모든 일들을 중 다른 사람에게도 재밌어 보이는 일을, 리뷰로 남기는 겁니다. 오늘 점심으로 새로운 스파게티 가게에 가셨나요? 그 가게에 대한 리뷰를 남겨주세요. 생일 선물로 새 MP3 플레이어를 받으셨나요? 그에 대한 리뷰를 남겨주세요. 오늘 퇴근길에 정말 괜찮은 책을 읽었나요? 그에 대한 리뷰를 남겨주세요.

다시 말하지만, 아웃풋을 고민하게 되면 정보를 인풋하는 방법 자체가 달라지게 됩니다. 좋은 인풋이 없으면 좋은 아웃풋이 일어나지 않는 법. 따라서 정보의 질을 고려하게 되고, 정보를 받아들이는 방법 자체가 달라집니다. 주어진 정보에 대해 수동적으로 반응하던 자세에서 벗어나, 정보에 적극적으로 반응하며 컨트롤하게 됩니다.

…그러니까, 수동적 삶에서 벗어나 능동적으로 살게 된다고나 할까요.

블로그를 통한 정보 아웃풋을 통해 얻는 장점은 거기에서 그치지 않습니다. 메모는 기본적으로 정보를 기록하기 위해 쓰이는 방법이고, 얻게된 정보를 가공하여 이용할 수 있도록 만드는, 언제 어디서나 내게 쓸모있는 정보로 만드는 것을 목적으로 합니다. 블로그를 통해 정보를 아웃풋 한다고 생각한다면, 바로 그런 능동적인 메모 관리가 가능해 집니다.

블로그를 이용한 정보의 취합, 편집, 그리고 관리

아웃풋을 생각하며 능동적으로 정보를 인풋합니다. 인풋된 정보를 이용해 머릿속에서 편집하며 글을 씁니다. 그리고 블로그를 통해 아웃풋합니다. 거기서 끝나나요? 당연히 아니죠. 🙂 아직 댓글을 통해 반응을 얻는 과정이 남아있습니다. 댓글 속에서 서로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가 교차되는 가운데, 자신이 잘 모르거나 놓쳤던 부분을 다시 인식할 수도 있고, 때로는 전혀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게 되는 행운을 얻게 되기도 합니다.

블로그의 효용성은 거기서 끝나지 않습니다. 정리된 정보는 시간 순서나 카테고리별, 태그별로 나뉘어져서 저장되게 됩니다. 그렇게 저장된 정보는 필요에 따라 검색이나 다른 방법을 통해 다시 불러서 볼 수가 있습니다. 여러번 들여다보며 리뷰할 수 있는 것도 가능합니다. 결국 블로그에 씌여진 글은, 시간이 지나면 내 자신을 위한 기억의 저장창고, 아주 훌륭한 데이터베이스가 되는 셈입니다.

그래서 당신에게도 블로그가 필요합니다. 어떤 파워 블로거-가 되고 싶은 것이 아니라, 유명해지고 싶은 도구로서가 아니라, 당신 삶을 정리할 수 있는 하나의 개인 매체로써. 누군가가 읽어줄 것을 가정하고 꾸준히 글을 썼을 때 일어나는 변화는, 생각보다 크고, 대단한 것이니까요.

* 요즘들어 많은 분들이, 블로그를 하는 의미에 대해 파워블로그나 어떤 미디어로써만 다루는 것 같아서, 적어봅니다. 블로그는 타인을 향함과 동시에, 먼저 자기자신을 독자로 하는 매체라는 것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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