윈도우8 출시, N스크린 서비스의 대응은?

윈도우8 출시, N스크린 서비스의 대응은?
출시 전부터 많은 화제를 불러일으켰던 윈도우8이 얼마전 출시됐습니다. 출시 초기에는 업그레이드 버전을 편법이긴 하지만 2만원도 안되는 가격에 구할 수 있어서 또 한번 화제를 불러모은 적이 있었는데요- 출시 보름이 지난 지금, 생각보다 시장 반응은 뜨겁지 않습니다. 아니 오히려 처음 열기가 많이 식어가고 있다고나 할까요.

윈도우8은 윈도우7과는 다른 몇가지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전체적으론 윈도7이 최적화된 형태이지만, 가장 중요한 UI가 많이 바뀌었습니다. 흔히 말하는 모던 UI- 그러니까 터치 PC나 태블릿등에 최적화된 형태의 UI와 과거 형태의 데스크탑 UI가 공존하는 상황입니다. 그래서 이 모던 UI를 어떻게 생각하냐에 따라 윈도우8을 접한 사람들의 반응은 크게 두가지로 나뉩니다.

하나는 조금 어수선하긴 하지만 OS 자체는 쓸만하다는 것. 한마디로 이런 형태가 앞으로 미래이니, 얼른 적응하면서 살자는 것과, 다른 하나는 시작 버튼을 돌려달라는 것. 과거 윈도7도 충분히 쓸만했는데 왜 굳이 윈도8을 써야하는 지 모르겠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솔직히 말하자면, 둘 다 맞는 -_- 말입니다.

생산성이 향상되지 못한 윈도우8

지금은 주로 인터넷 서핑 기기, 영상이나 음악, 게임을 즐기는 도구로 많이 사용되지만, PC의 원래 목적은 생산성을 향상시키기 위한 도구였습니다. 인간이 하기 힘든 계산을 빠르게 처리해주는, 그런 기계였죠. 그리고 기존 PC 역시 그런 목적에서 크게 벗어나진 않았습니다. 당장 요즘 사무실에서, 컴퓨터 없이 일을 하는 사람은 보기 어려우니까요.

이런 생산성이란 관점에서 볼 때 PC에 요구되는 것은 딱 3가지입니다. 쓰기 쉬울 것, 빠르게 처리될 것, 안정적으로 작동할 것. 그래서 윈도우는 그래픽 인터페이스를 채택하고(GUI), 여러가지 프로그램을 동시에 작동시킬 수 있고(멀티태스킹), 블루 스크린을 보지 않도록 진화해 왔습니다.

반면 이번에 새로 탑재된 모던 UI는 이런 생산성 향상을 위해 존재하는 UI는 아닙니다. 딱 보시면 아시겠지만, 기존 스마트폰의 UI와 매우 닮았습니다. 한번에 하나의 목적에 충실할 것. 그 목적에 집중할 수 있을 것. 때문에 매우 사용하기 쉬울 것. 이것이 바로 모던 UI가 존재하는 목적입니다.

그러니 사람들이 조금 당황할만도 하죠. 이게 뭐야? PC가 스마트폰이야? 하는 당연한 질문이 나올 수 밖에 없는 겁니다.

모던 UI, 과연 단점만 있는 걸까?

맞아요. 새로운 윈도8의 UI는 솔직히 생산성이란 관점에서 봤을 때는 불편합니다. 기존에 사용하던 사람들이 편하게 사용하기도 힘들구요. 그런데 이 모던 UI가, 과연 단점만 있는 걸까요? 앞서 말했듯 지금 현재, 사무실이 아닌 곳(...에서만 그런다고 생각해 봅시다)에선 PC를 인터넷 서핑, 영상, 음악, 게임등을 이용하기 위해 사용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런데 이 행동들이, 생산성을 위한 행동일까요?

당연히 아닙니다. ^^; 인터넷 서핑이야 자료를 찾기 위해서 그런다고 할 수도 있지만... 아무튼, 생산성 보다는 삶의 즐거움을 위한 활동들입니다. 한마디로 돈이 아닌 즐거움을 위한 활동들. 그렇다면 모던 UI의 존재가, 꼭 나쁘다고만 할 수 있을까요?

모던 UI로 인해 컴퓨터 사용은 점점 쉬워지게 될 겁니다. 전원을 넣고, 필요한 앱을 고른 다음, 실행합니다. 원하면 2개 정도는 한 화면에서 볼 수도 있습니다. 간단히 말해, 애플 보다도 빠르게, MS는 컴퓨터를 스마트폰을 쓰듯 사용하라고 재촉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앞으로 PC, 태블릿, 스마트폰을 가리지 않고 통합됩니다. 이제 어떤 기기를 쓰는 가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내가 무엇을 하고 싶은가-가 더 중요한 때가 온겁니다.

...물론 빠르다고 항상 좋은 것만은 아니고, 사람들의 습관을 함부로 바꿔놓으라고 말할 수 있는 문제도 아니긴 합니다만-

N스크린 서비스는 윈도우8을 싫어한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이 하나 있습니다. 이런 즐거움을 위한 서비스의 최첨단을 걷고 있는 N스크린 서비스들이, 이 윈도우8에 아무도 대응하지 않고 있다는 것. 세계 최고의 동영상 사이트 유튜브는 물론이고, 티빙이나 POOQ 같은 서비스들도 이에 대해 아직 새로운 앱을 내놓지 않고 있습니다. 기술력이 없어서? 꼭 그런 것만은 아닌 것 같은데요... ^^;

아마, 미리 윈도우8에 대해 대응할 필요가 없다고 여기는 탓이겠죠. 덕분에 윈도8 스토어의 비디오앱들은 참으로 황량합니다. K팝스타에 대해 소개하는 앱과 별볼일 없는 영상들을 소개해주는 비디오 서치앱이 전부.

▲ 전반적으로 윈도8 스토어의 앱들은 많이 부족한데다
질도 떨어지는 편에 속합니다.

▲ K팝스타앱.
엉뚱한 사진과 동영상들이 올라와 있기도 합니다.

▲ 비디오 서치앱.
거의 유일(?)하다 시피한 동영상앱

 

▲ 화질은 형편없는 쪽에 가깝습니다.

사실 티빙은 이런 상황에 잘 대응할 수 있는 시스템을 이미 갖추고 있습니다. 티빙 에어-로 대표되는, 티빙에서 제공되는 여러가지 클립을 활용할 수 있는 서비스가 이미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왜 대응을 하지 않고 있을까요? 아마, 윈도8을 단순히 OS로만 인식하고 있기 때문인 것은 아닐까요?

윈도8은 플랫폼이다

물론 과거에도 OS는 플랫폼 역할을 했습니다. 그런데 지금과 개념이 조금 달랐습니다. 옛날 OS는 그저 책상이었습니다. 내가 뭘 가져다가 써도 상관없는, 내가 맘대로 할 수 있는 책상. 그런데 윈도8부터 OS는 편의점 속에 놓여진 책상으로 변해갑니다. 예전처럼 뭐든 갖다놓고 쓸 수도 있지만, 옆 진열대에 놓여진 상품중에서 고르면 더 쉽게 고를 수 있는. 일부러 배우거나 사러 나가지 않아도 되는.

하지만 우리의 OS에 대한 관점은 여전히 과거에 머물러 있습니다. 그러니 윈도8이 나와도 이것이 새로운 플랫폼이라고, 높으신 분들은(응?) 별로 여기지 않나 봅니다. 물론 아직까진 시장 반응이 미적지근하고, 윈도8이 성공할지 아니면 후속 버전을 기다려야할지 알 수 없는 상황이긴 하지만... 그래도 대응해서 나쁠 것은,없지 않을까요?

게다가 윈도우8 앱을 이용하면, 그동안 많은 티빙 이용자분들이 요청하던 티빙 전용 프로그램 문제도 깔끔하게 해결됩니다. 비록 윈도우8을 사용해야 한다는 전제가 붙지만요. 게다가 윈도우8이 들어간 기기들에서, 모두 티빙을 손쉽게 이용할 수 있게 됩니다. 장기적으로 태블릿, 스마트폰, PC에서 동일한 이용 경험을 제공할 수가 있게 됩니다.

 

▲ 넷플릭스는 이미 윈도8 앱을 출시했습니다.

...물론, 계속 반복해서 말하지만, 윈도우8이 망할지도 모릅니다.

그래도 나쁘지 않다고 봅니다. 어찌되었건 새로운 플랫폼에 대한 대응은 빠르게 이뤄져야 합니다. 미래가 다가온 다음에 준비하는 것은 늦습니다. 미리 준비해놨다가, 기회를 만나면 풀어야지요. 그렇지 않은가요? 가급적 빠른 시일 안에, 티빙의 윈도8 앱을 만날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기왕이면 윈도8 PC에 기본 탑재되어 나갈 수 있다면, 더 좋을 것 같구요.

미래는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준비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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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칼럼니스트. 디지털로 살아가는 세상의 이야기, 사람의 이야기를 좋아합니다. IT 산업이 보여 주는 'Wow' 하는 순간보다 그것이 가져다 줄 삶의 변화에 대해 더 생각합니다. -- 프로필 : https://zagni.net/about/ 브런치 : https://brunch.co.kr/@zagni 네이버 블로그 : https://blog.naver.com/zagni_ 이메일 : happydiary@gmail.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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