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32년 6월 반란의 원인은 크게 두 가지로 꼽히곤 하는데, 하나는 정치적 반발입니다. 1830년 7월 혁명에서 부르주아, 공화파, 노동자, 학생, 오를레앙파등 다양한 세력이 연합해 샤를 10세를 끌어내리고 루이 필립을 (영국식 통치제도를 기반으로 한 입헌 군주제의) 왕으로 앉혔음에도 불구하고, 루이 필립은 부르주아의 이익을 옹호하며 다른 세력의 분노를 사게 됩니다. 다른 하나는 1827년부터 불거진 심각한 경제문제입니다. 그 당시 프랑스는 식량난과 생활고로 인해 계급 격차가 상당히 진행된 상황에, 콜레라까지 퍼지고 있었습니다. 당시 프랑스 노동자들의 월급은 이전 시기의 1/4밖에 안됐다고 합니다.
때문에 당시에는 상당히 많은 반란이 일어나고 있었습니다. 반란의 축 역시 크게 두 가지로, 하나는 옛 왕조를 복구하려는 시도였고, 다른 하나는 공화파와 노동자들의 반란입니다. 루이 필립은 양쪽을 무력으로 진압했습니다. 1832년에 일어난 반란은 민중들에게 인기있었던 장군, 라마르크의 장례식을 계기로 일어난 공화파 학생들 중심의 반란이었습니다. 하지만 그 반란은 확산에 실패하고, 2만 5천명의 군인들에 의해 진압당하게 됩니다. 알려진 당시 쌍방 사망자는 166명, 부상자는 635명. 그리고 정치적인 혁명 운동은 1848년까지 실질적으로 종료되게 됩니다.
19세기 유럽은 그런 시기였습니다. 때론 사람의 목숨이 껌값보다 못하던 시기. 아이와 여성을 착취하는 것이 당연하게 여겨지던 시기. 도시가 새롭게 설계되고, 새로운 생활양식이 전파되던 시기. 프랑스 대혁명과 산업 혁명으로 인해 세상이 격변하던 시기. 구세력과 신 세력이 끊임없이 서로 갈등하던 시기.
영화 레미제라블은 장발장이란 주인공의 인생을 중심으로, 그 당시 프랑스 사회에서 살아가던 ‘비참한 사람들(레미제라블)’의 이야기를 다룹니다. 그래서 어쩌면, 분명 영화 속 주인공은 장발장인데도 장발장보다는 주변의 사람들에게 더 관심이 가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전반부에선 코제트의 어머니 판틴, 후반부에선 코제트와 마리우스. 유쾌한 거리의 아이 가브로쉬, 슬픈 사랑의 에포닌, 어떤 면에선 장발장보다 더 인간적인 자베르까지.
참으로 더디게 바뀌는 세상의 흐름속에서, 어떻게든 사람답게 살아가기 위해 노력하던 사람들의 이야기.
그래요. 역사는 참으로 더디게 발걸음을 내딛습니다. 작은 영화 하나에서, 우리가 지금 누리고 있는 모든 것이, 그냥 쉽게 얻어진 것이 아니라는 것을 배웁니다. 프랑스에서 혁명 한번 일어났더니 짠-하고 바뀌고, 그랬던 것이 아니라는 것을. 작은 하나를 얻기 위해 수많은 사람들이 울고 웃고 무서워서 떨다가도 싸우면서 죽어갔었다는 것을.
맞아요. 지금 당장은 아무 것도 바뀌지 않습니다. 하지만 누군가가 움직이면, 언젠가는 반드시 바뀝니다. 그것은 우리 세대에서 얻을 수 없는 그런 것일지도 모릅니다. 그 시대였다고 해도 다르지 않습니다. 누군가는 토론하고, 누군가는 싸웠습니다. 각자가 옳다고 믿는 것을 위해. 때론 빅토르 위고처럼 글로 남기는 사람도 있고, 쿠르베나 오노레 도미에처럼 그림으로 남기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영화의 마지막, 죽어간 사람들이 다 같이 모여 노래를 부르는 장면에서 눈물이 났던 것은, 어쩌면 그래서일지도 모릅니다. 당신들이 있기에 우리가 있었고, 우리가 있기에 다음 세대가 있을 지도 모른다는, 짧은 깨달음에서.
* 덕분에 백만년만에 프랑스 혁명사 다시 공부…-_-;
* 역사적 사실과 다른 부분이 있는 것 같다면 파리13구님에게 문의하시면 됩니다(므흣).
* 시사회도 아닌데 박수가 나오는 영화는 처음 봤습니다. 한 페친은 그렇게 얘기하더라구요. 8천원이 값싸게 느껴지는 영화라고. 그 밑에 다른 친구가 댓글을 달았습니다. 뮤지컬 가격이랑 비교해서 그런 거라고.
…. 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