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를 우습게 보지 말라는 말은 두 가지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하나는 (20대가 아닌 사람들이) 20대는 아무것도 못할거라고, 그렇게 우습게 여기지 말라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20대 자신들이) 20대는 여전히 미성숙의 시기라고, 그래서 아이처럼 칭얼대도 괜찮다고 여기지 말라는 것입니다. 동의를 할 수도 있고 못할 수도 있지만, 우리 주위엔 어느새 그 비숫한 분위기가 분명히 존재하고 있습니다.
청춘이라 불리는 20대, 그 청춘이란 이름을 “치기어림”과 동일하게 여기는 듯한 분위기가. 20대를 불쌍히 여기고 도와줘야 한다는 듯 말하는 사람들이. 하지만 분명한 것은 20대 역시 엄연한 어른이고, 우리 인생을 결정하는 많은 사건들이 20대에 일어납니다. 그래서 우리는, 보다 진지하게 20대란 시간을 보내야만 합니다.
…오늘 TED에서 받은 추천 영상의 주인공, 맥 제이가 우리에게 던지는 메세지입니다.
임상심리학자로서 수천명의 사례를 상담했던 맥 제이가 던지는 메세지는 단순합니다.
“지금 30대는 옛날 20대와 같다. 그런 말에 속지마라. 여전히 인생의 중요한 경험을 20대에 하게되며, 중요한 사건들도 20대에 많이 일어난다. 20대에는 정체성 자본을 쌓아야 한다. 당신이 잘 모르는 사람이 절친한 친구보다 정체성 자본 획득에 더 많은 도움을 줄 것이다. 그리고 데이트만 하지 말고, 가족이 될 사람을 선택하라. 당신이 어떤 것을 모르고, 어떤 것을 할 수 없는지 정의할 필요 없다. 당신은 지금 당장도 당신의 삶을 결정해 가고 있으니까.”
이런 이야기를 하는 까닭은, 20대를 미성숙의 시기로 규정하며 아이처럼 대하려는 사회적 시선, 언론의 보도를 반박하기 위해서입니다. 20대에 겪는 많은 사건과 결정들이 앞으로 삶에 큰 영향을 끼침에도 불구하고, 그 시기를 단순히 “흔들릴 수도 있지”, “아플 수도 있지” 뭐 이런 말을 해대는 것은 현실의 연구 결과와도 맞지 않다고 합니다.
상당히 예민한 주장입니다. 사실 20대를 예비 시기-로 규정하는 것은, 실제로 20대의 상당수가 서른이 될 준비를 하지 못했으며(또는 기회도 제대로 갖지 못했으며), 30대가 되었어도 아무 것도 이루지 못한 사람도 많이 있기 때문입니다. 이들에게 이런 주장은 “20대에 준비하지 못했으면 30대부터 인생도 힘들거다”라는 주장과 별로 다르지 않기 때문입니다.
…물론 그런다고 현실이 바뀌는 것도 아니고, 30대라고 새롭게 시작하지 말란 법도 없습니다만-
그럼 맥 제이가 대안으로 제시하는, 정체성 자본 획득을 위해 노력하라고 할 때, 정체성 자본(IDENTITY CAPITAL)은 대체 무엇일까요? 말 그대로 자신의 정체성을 구성하게 기본적인 요소로, 사회적으로 인정되는 자격이나 능력, 네트워크 + 자존감, 자기실현 능력, 비판적 사고력과 같은 것들이 통합된 요소라고 합니다.
한 마디로 “너 뭐하는 사람이냐”라고 물었을 때 “나는 이런 사람입니다”라고 대답할 것을 쌓아가야 한다는 거죠. 그러기 위해선 다양한 경험을 통해 성공과 실패를 맛보는 것이 분명히 필요하겠지만.
강의 내용이 상당히 간략했기에 저자의 주장을 전적으로 받아들이긴 힘든 면이 있습니다. 하지만 30대에도 얼마든지 다시 시작할 수 있다-라는 것을 감안한다고 해도, 20대가 중요한 시기라는 주장이 부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보다 자세한 것은, 같은 내용으로 쓴 책을 한번 읽어봐야 판단할 수 있겠네요.
제대로 살아야 하는 이유 – 멕 제이 지음, 김아영 옮김/생각연구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