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거에게 이름을 허하라

슬로우 뉴스에 실린 예인님의 “4천원 커피에 씌워진 사치의 오명“이란 글을 읽다가, 살짝 왜 이렇게 적었지? 라는 생각이 든 부분이 있어서 간단히 적어봅니다. 링크된 본문 내용과는 별 상관없는 딴지입니다…만. 그 부분은 아래와 같습니다.

 

 

어떤 부분인지 잘 모르시겠죠? 바로 ” 한 블로거는 만화를 그려 저 구절이 담은 메시지에 반박하기도 했다.”라는 부분입니다. 저 부분에 링크된 만화는 -G-님이 그리신 만화. 제가 의아하게 생각했던 것은, 왜 “블로거 -G-님은 만화를 그려 저 구절이 담은 메시지에 반박하기도 했다”라고 하지 않고 “한 블로거”라고 했을까요?

물론 당연히, 대명사로 지칭하든 고유명사로 지칭하든 그것은 글쓴이의 마음입니다. 하지만 글 앞에 “한 신문”이라고 적지 않고 “한겨레 신문”이라고 적었듯이, 이런 경우엔 보통 고유 명사를 붙여주는 것이 예의…라고 생각합니다. 링크한 글(만화인가요?)을 쓴 사람에 대한 예의. one of them과 the one의 차이는 크거든요.

이런 문제에 조금 발끈(?)하는 이유는, 요즘 흔히 볼 수 있는 기사들에서 ‘네티즌들은’, ‘한 블로거는’ 식으로 쓰는 것을 너무 많이 봤기 때문입니다. 사실 알고보면 대충 검색해서 쓰거나 커뮤니티의 댓글들을 참고하기에 일일이 호명할 수 없어서 생긴 관행일거라 생각합니다만- 그들도 엄연히 이름을 가진 한 사람인데, 이런 식으로 부르는 것을 별로 좋아하진 않거든요.

…마치 드라마 <직장의 신>에서 직장 상사가 계약직 직원이란 이유로 정주리의 이름도 제대로 외우지 않는 것…을 보는 기분이랄까요. 한겨레 신문과 글쓴이의 이름은 적혀 있는 글에서, 한 블로거의 이름만 적지 못할 이유는 없을 것입니다. 그 사람이 원해서 대명사로 처리했다면 모르겠지만, 그랬다면 링크 역시 지워달라고 했겠지요(제 추측입니다.).

이름을 부른다는 것은, 한 사람을 인정하고, 한 명의 주체로서 대접한다는 의미입니다. 근거로 링크될 정도의 만화를 그렸다면, 그 블로거가 굳이 ‘한 블로거’로 폄하될 이유는 없을 듯 합니다. 슬로우 뉴스를 자주 읽는 독자로서 부탁드립니다. 블로거들에게도 이름을 적어주십시요. 글을 적는 우리는 한 명의 개개인이지, 수많은 사람들 가운데 익명의 하나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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