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갑자기 신제품들이 막 쏟아져 나오냐구요? 2013년 추수감사절이 끝나는 블랙프라이데이부터 시작해 크리스마스를 거쳐 내년 1월초까지의 약 1개월이, 북미 최고의 소비 시즌이기 때문입니다. 왜 하필 태블릿PC냐구요? 정체기에 머무른 PC시장과 위세가 약해지고 있는 스마트폰 시장과는 달리, 태블릿PC 시장이 크게 성장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결국 북미최고 쇼핑시즌을 맞아, PC를 만들고 있던 많은 회사들이 태블릿PC로 고개를 돌리면서 신제품이 쏟아져나오고 있다는 이야기. 한국에는 언제 들어올지 아무도 모르지만요.
애플 제국의 깃발은 언제까지 휘날릴 것인가?
먼저 강하게 반격에 나선 것은 애플. 그동안 안드로이드 연합군의 공세에 밀려 수세적인 입장을 보였던 애플은, 지난 미디어 이벤트에서 아이패드 에어와 아이패드 미니 레티나라는 회심의 역작(?)을 내놨습니다. 9.7인치 화면을 가지고 있는 아이패드 에어의 경우 이전 제품들에 비해 무게가 확줄은 것이 특징입니다. 기존 제품이 650g정도로 소설책 2권 정도의 무게였다면- 새로 나온 아이패드 에어는 469g으로 두꺼운 책 한권 정도의 무게를 가지고 있습니다. 기존 제품은 오랫동안 들고보기 무거웠는데, 새로운 제품은 이런 면에서 많이 나아졌습니다.
아이패드 미니 레티나는 기존의 아이패드 미니의 해상도를 확 높였습니다. 7.9인치임에도 불구하고 아이패드 에어와 같은 가로 2048 세로 1536픽셀의 해상도를 가지고 있는데요- 기존 제품 이용자들의 가장 큰 불만이었던 점을 해소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을만 합니다. 거기에 애플 앱스토어의 뒤를 받치고 있는 든든한 앱들의 존재와, 여전히 만족감을 선사하는 iOS7의 존재는 많은 사람들이 인정하는 애플만의 장점.
하지만, 비쌉니다. 가장 낮은 사양은 다른 제품에 비해 큰 차이가 나지 않지만, 저장용량이 늘어날수록 가격이 역시 기하급수적으로 올라갑니다. 최저 사양은 용량이 적어 사용하기 제대로 활용하기에 부족하구요. 그리고 애플의 여러가지 서비스, 아이북스나 아이튠즈 등을 한국에서는 아직도 사용할 수가 없습니다. 그러다보니 기본 앱중 몇몇은 그냥 용량만 차지하는 앱에 불과합니다. 그래서 초보자들이 가장 사용하기 쉽다는 평가를 받으면서도, 한국에선 초보자들에게 조금 까다로운 태블릿PC이기도 합니다.
혁명은 끝나지 않았다. 안드로이드 연합군의 공습
애플 제국에 반기를 든 안드로이드 연합군의 공세도 무섭습니다. 아무래도 단일한 라인업을 따르지 않아도 되는 만큼, 각양각색의 여러가지 태블릿PC를 선보이고 있다는 것이 최대의 장점입니다.
먼저 LG에서 선보인 G패드 8.3의 경우, 한손에 잡을 수 있는 태블릿PC중에선 가장 큰 화면을 가진 태블릿PC입니다. 8.3인치 풀HD 해상도를 가지고 있으며, 무게도 신문 한 부의 무게인 338g에 불과합니다. 디스플레이는 가장 선명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고, 스마트폰과 연동이 되어서 스마트폰에 오는 문자등을 G패드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는 것이 특징입니다. 기존에 출시된 LG 스마트폰에서 호평을 받았던 유저 인터페이스도 모두 탑재되어 있구요.
삼성에선 갤럭시 노트 10.1 2014 에디션을 내놓았습니다. 일단 10.1인치라는 큰 화면에도 불구하고 무게가 535g 정도고, 가로 2560 세로 1600 픽셀의 초고해상도 디스플레이를 가지고 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특히 1024 레벨의 필압을 감지하는 전자펜을 내장하고 있어서 그림을 그리는 분들에게 호평을 받고 있는 제품입니다. 와이파이 버전과 더불어 LTE를 지원하는 버전도 함께 나왔구요.
아쉬운 것은 안드로이드 태블릿PC들의 특징이었던, 가성비, 그러니까 가격 대 성능비-가 높다는 장점이, 최근 대기업들의 고가 정책으로 조금 무너져가고 있다는 것. 하지만 가격이 떨어지는 낙차가 큰 편이고, 시간이 좀 지나면 출시가보다 더 싸게 제품을 구입할 수가 있습니다. 그리고 사용하기가 쉽습니다. 한국에선 대부분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을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안드로이드 태블릿을 쓰기 위해 새로 공부할 것이 별로 없는 편입니다.
…메모리에 PDF나 MP3 파일, 영화파일을 저장해 놓기만 하면 바로 즐길 수 있다는 것들도 장점. 한국에선 새로운 서비스나 앱들도 안드로이드쪽으로 먼저 공급됩니다. 대기업의 경우, 국내에선 아이패드에 비해 사후 서비스가 훨씬 더 좋다는 것도 장점이 될 수 있겠네요. 하지만 저가형 안드로이드 태블릿PC의 경우 정말 가격만 장점인 경우도 많아서, 신중한 선택이 요구됩니다. 넥서스8이 등장할 것이란 루머도 나오고 있습니다.
구 제국의 역습, 윈도 태블릿은 아직 죽지 않았다
이 와중에 조용히 물밑에서 움직이고 있는 세력도 있습니다. 바로 윈도 태블릿입니다. 이미 다 죽어버린 고대의 유물(?)이라 생각했는데, 몰래 살아남아 권토중래를 꿈꾸고 있습니다. 그 배후 세력은 바로 인텔. 그동안 윈도 태블릿이 앱도 없고 별로 태블릿같지도 않으면서 값은 비싼, 그런 태블릿PC였다면… 인텔이 내놓은 새로운 아톰 CPU=베이트레일을 채택한 녀석들은, 이런 단점을 상당부분 보완한 것이 사실입니다.
가장 눈에 띄는 제품은 델에서 이번에 출시한 베뉴8 프로라는 태블릿PC. 윈도8.1을 탑재하고 있고, 8인치에 무게는 395g, 용량은 32GB/64GB 입니다. 해상도는 좀 떨어지는 편입니다. 하지만 가격이 깡패. 겨우 299달러에 불과합니다. 한국 돈으로 32만원 정도죠. 이 제품뿐만 에이서, 에이수스, 레노버등 전통적인 PC제조 업체에서 300달러대의 윈도 태블릿PC를 대거 발매할 예정으로 있습니다.
제가 윈도우 태블릿PC를 주목하고 있는 이유는, 최근 발표한 윈도우8.1이 생각보다 괜찮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입니다. 윈도8은 윈도7에 새로운 UI를 하나 더 얹은 느낌이었다면, 8.1부터는 점점 데스크탑 모드와 스타일 UI를 겹쳐서 사용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습니다.
거기에 윈도 태블릿PC들은 태블릿PC이긴 하지만, 노트북 컴퓨터나 다를 바 없다는 절대적인 강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오피스 등을 그대로 쓸 수가 있다는 말이죠. 물론 문제는 … 여전히 앱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는 것. -_-; 앱을 최대한 보완해 나간다면, 윈도우 태블릿PC의 미래가 별로 어두워보이지 않습니다. 게다가 이젠, 가격까지 착해지고 있는데요-
PC시장이 태블릿PC시장으로 이동한 것만큼은 분명해 보입니다. 사실 컴퓨터로 하는 일들이 대부분 읽기, 보기, 쓰기, 듣기인데- 이중에서 쓰기를 제외한 대부분의 일들을 값싼 태블릿PC에서 대부분 처리할 수 있습니다. 게다가 가볍고 배터리가 오래가니 들고다니기도 좋구요. 그러니 굳이 컴퓨터를 이용할 필요가 없는거죠.
과연 새로운 삼국 시대에서 새로운 승자는 누가 될 수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