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의 개인적 테마는, 균형잡기

작년부터 고민하고 있던 주제가 하나 있습니다. 바로 균형잡기. 아날로그와 디지털, 일과 휴식, 노동과 작업, 좋아하는 것과 해야만 하는 것 사이의 균형. 작년말 몸이 망가졌는지 한참 고생을 좀 했더니, 이런 ‘균형잡기’에 대해 더더욱 마음이 쓰이더라구요. 좋아하는 것만 바라봐도, 해야하는 일만 바라봐도, 나는 망가집니다.

아시다시피 쉬운 일은 아닙니다. 누군가는 현재에 충실하지 않으면 후회한다고 말하는데, 누군가는 미래를 준비하지 않으면 바보라고 말합니다. 파울로 코엘료의 ‘연금술사’에 나오는 것처럼, 숟가락에 담은 기름을 떨어뜨리지 않으면서 세상을 돌아보는 마음. 말은 쉽지만 실제로는 쉽지 않은 실천. 알면서도 하기 힘든 그런 것들.

…하지만 몸이 아프니 알게됩니다. 그래도 하지 않으면, 안되는 것들을. 예를 들어 피곤하다고 컴퓨터 앞에서 좋은 자세로 앉지 않으면, 나중에 허리 디스크나 목 디스크 증상으로 돌아옵니…(응?)

지난 2014년은, 이런 것들을 계속 고민하는 시간이었습니다. 애도 마누라도 없는 홀몸이라지만, 그래도 걱정되는 미래의 것들. 대체 얼마나 벌어야 잘사는 건지. 지금 이런 모습으로 계속 살아가도 되는 건지. 놓치고 있는 것은 없는지. 지난 20대 후반이 ‘내가 뭘 하면 좋을지 모르겠어’를 고민하는 시간이었다면, 지금은 자신에게 ‘그냥 이대로 살아도 괜찮은지’를 계속 묻고 있는 시간.

몇개월동안 글이 손에 안잡혔던 것도 마찬가지. 예전 같았으면 다른 곳에 썼던 글을 부리나케 블로그에 옮겨놨을 텐데, 이젠 원고를 계속 써도 블로그엔 올릴 생각을 도통 하지 않습니다. 귀찮아진거죠. 한 10년동안 썼더니, 관성과 매너리즘에 빠진 것일지도 모릅니다. 글로 사람과 부딪히며 글로 사람과 이야기를 나누는 재미에, 어느새 시큰둥해져 버린 나이…가 된 것일지도 모르구요.

…한마디로 글을 쓰고 싶지 않았던 시간이었죠.

올해는 다시, 그냥 써보려고 합니다. 제 관심사는 언제나 사람들의 삶, 그러니까 라이프 스타일이었습니다. 그냥 사람들이 좀 더 즐겁고 재밌는 삶을, 여행 같은 삶을 살 수 있기를 바랍니다. 디지털과 인터넷이요? 그것도 역시 그냥 제 삶입니다. 전 꼬꼬마 시절부터 이런 세상에서 살아왔으니까요. 그러니까… 사람들이 디지털 기술을 이용해 더 재밌게 살아가길 바랍니다.

물론 기술을 쓰다보며 알게됩니다. 기술만 가지고는 사람이 행복한 순간을 맛볼 수 없다는 것을. 사람과의 관계에서 오는 따뜻함이나 내면의 고요한 평화는, 어떤 기술을 써서 얻어지는 결과물 같은 것이 아니라는 것을. 그러니까… 전화기가 있어도 전화를 걸지 못하면, 전화를 걸 사람이 없다면 다 소용없다는 것을.

그래서 그냥, 써보려고 합니다. 그냥 쓰고 싶은 것을. 어떤 것을 보여줘야 한다, 지금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은 이런 것이다, 뭐 이런 것에 얽매이지 않고. 그냥 쓰고 싶은 글을. 보이지는 않지만 분명히 알 수 있는 어떤 것들의 설계도를. 좋으면 좋다, 싫으면 싫다, 기쁘면 기쁘다, 슬프면 슬프다, 그냥 가차없이 내뱉을 수 있는 글들을.

…결국 균형잡기라는 것은, 마음의 ‘솔직한’ 길을 따라가는 것이더라구요. 정말 이 밥을 먹고 싶은가, 정말 이것을 사고 싶은가, 정말 이 글을 쓰고 싶은가… 그런 정말이란 것들을 계속 되묻고, 정말로 하고 싶고 필요한 것들을 따라가는 것. 남들이 좋다 그래서가 아니라, 남들이 하라 그래서가 아니라, 내가 좋아하고, 내가 하고 싶어서.

구체적으로는 알뜰폰과 언락폰에 대해 좀 더 다루고 싶습니다. 현재 이동 통신 시장을 바꿀 수 있는 직접적인 방법은 여기에 있을 것만 같습니다. 트렌드란 것들의 밑에 있는 메타 트렌드를 이야기하고 싶고, 디플레이션, 양극화, 노령화가 되어가는 시대에 어떻게 살면 좋은 지를 함께 고민해 봤으면 좋겠습니다. 재밌고 새로운 것들은 제가 워낙 좋아하니 계속 소개하고 싶구요.

예, 그냥 그저 그런 한가한 이야기였습니다. 간단히 말해 예전처럼, 열심히 다시 쓰겠다는 이야기입니다. 현재에 충실한 삶으로 미래를 준비하는 것. 뜬금 없는 꿈과 비루한 현실 사이에서 균형 잡기. 하고 싶은 것만큼이나 해야할 일도 하기. 올 한 해는 그렇게 살아보자고, 제 자신에게 되뇌이는 글입니다. 멍 때리지말고, 자기가 하는 일이라면 왜 하는 지는 제대로 인지하면서.

…아, 일단 고장난 어깨와 팔 먼저 고쳐야 하는 걸까요? ㅜ_ㅜ

“There are only two ways to live your life. One is as though nothing is a miracle. The other is as though everything is a miracle.”

― Albert Einste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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