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튼 아카는 그런 스마트폰입니다. 스마트폰 자체의 성능보다도, 겉으로 보여지는 감수성에 더 많은 점수를 줄 수 있는. 그런 독특한 디자인이 특징인.
다른 스마트폰들이 스마트폰 안에 있는 앱을 가지고 논다면, 아카는 스마트폰 자체를 가지고 논다는 컨셉을 가지고 있습니다. 케이스 색깔별로 성격과 이름을 부여하고, 케이스 캐릭터에 맞는 각각의 벨소리나 효과음을 부여한 것은 그런 이유입니다. 거기에 전면의 2/3 정도를 덮는 플라스틱 케이스는, 꾸미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가지고 놀 수 있는 큰 캔버스를 하나 제공하는 셈입니다.
물론 그 전에, 기본적인 디자인 역시 잘 빠졌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무광 플라스틱 질감에, 약간 레고블럭 맛이 나는 케이스. 컬러가 상당히 잘 뽑혀 나왔고, 가벼운데다 한손에 쥐기 딱 좋습니다. 다른 제품들에 비해 백버튼이 살짝 위로 배치되었기에 일반적으로 쥘 때 백버튼이 손에 걸리지 않습니다. 케이스를 바꿈으로써 다른 느낌으로 쓸 수 있는 것도 장점입니다.
…게다가 최근 출고가가 40만원 정도로 인하되었습니다?
그런 감성적인 접근을 빼고나면, 성능이란 면에선 솔직히 아쉬움이 많이 남는 폰입니다. 올해 하반기 내내 LG전자에서 전개했던 스냅드래곤 400 시리즈의 정점…-_-에 있는 것과 마찬가지인 제품이기 때문입니다. 램도 어정쩡한 1.5G. 게다가 기본 런처 사용시 가끔 버벅거림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카메라 역시 아쉬운 것은 마찬가지. G3에서 선보였던 레이저 포커스 기능을 탑재했다고는 하지만, 당연히 G3보다 반응이 느립니다. 전체적으로 카메라 모듈이 G3 이전으로 복귀한 듯한 느낌입니다. 아카의 케이스는 양날의 검입니다. 아카의 정체성을 표현해주는 주요한 장치이자, 동시에 … 좀 귀찮아요. 뭐 하나 볼 때마다 뺐다 끼웠다 하기가.
물론 못할 것은 없습니다. 안돌아가는 게임도 없고, 성능 때문에 쓸 수 없는 앱은 거의 없습니다. 케이스도 익숙해지면 쓸만하고, 스마트폰을 어느 정도 보호해주기도 합니다. 간단히 말해 스펙을 따지는 분들에겐 어울리지 않고, 보여지는 것에 관심을 두시는 분들에게 더 어울리는 폰입니다.
저는 지금 기본 런처 바꾸고, 가볍게 셋팅해서 사용하고 있습니다. 케이스는 평소에는 벗겨두고 있다가, 어디가지고 나갈 때 장착해서 사용하는 형식으로 쓰고 있습니다. 남들이 다 쓰는 스마트폰 디자인은 싫다, 자기만의 스마트폰 스타일을 가지고 싶다-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에게 권합니다. 단, 성능은 분명히 보급형이라는 것을 감안해 주시길.
* 이 리뷰에 사용된 제품은 LG전자에서 무상으로 제공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