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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에게 있어 가장 중요한 건 본사와 공장에서 높은 품질의 카메라와 렌즈를 개발하는 데 협력하는 직원들의 고용을 유지하는 것입니다.구식이라 불리기도 하지만 지역 밀착형 사회를 통해 공급망을 만들고 있습니다. 물론 제조 단가에선 불리하지요. 하지만 현지에 관계된 회사들이 모여 있으니 품질을 높이도록 만들기가 편합니다.
그렇다면 이 소규모 지역 공급망을 활용하기 위해 보다 정밀도가 높고 성능이 뛰어난 제품을 만들고, 여기에 요구되는 브랜드 가치를 확립하고 상품을 기획해야 합니다. 그렇게 하면 판매량을 크게 잡지 않아도 알맞는 가치를 치뤄주는 고객은 분명 있습니다. 그런 방향으로 가면서 우리는 살아남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시그마는 더 좋은 렌즈를 개발하는데 더욱 초점을 맞추고 사업을 전개합니다. 이게 되면 우리 공장은 물론 부품 공급 업체도 지킬 수 있습니다.
– 야마키 카즈토(렌즈 제조 업체 시그마 사장)
예전에 읽었다가 다시 한번 자세히 읽어봐야지-하고 저장했던 글. 렌즈 제조업체 시그마 사장의 담백한 인터뷰입니다. 다시 읽어야지하고 생각했던 이유는, 위에 옮긴 내용 때문입니다. 저 내용을 어디서 봤던 것 같은데-하고 생각해 보니, ‘최종병기 그녀’의 작가 다카하시 신의 단편집 ‘안녕, 파파’에서 비슷한 문장을 읽었던 기억이 납니다.
만드는 사람도, 파는 사람도, 사는 사람도 좋은 가격의 거래. … 라고 해야할까요. ‘기업은 더 많은 이윤을 추구하는 경향이 있다’라고 말하지 않고 ‘기업의 목적은 더 많은 이윤의 추구다’라고 당연한듯 말하는 사람들이 많은 세상에서, 만들고 팔고 사는 ‘사람’을 생각한다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은 아닐겁니다.
그런데 이 인터뷰엔, 그런 사람에 대한 배려가 담겨있었습니다. 주주들에게 이익을 주기 위해서가 아니라, 고용을 유지하기 위해 더 좋은 제품을 만들고, 살아남겠다고 말합니다. 그것이 진심이든 아니든, 그럼 마음 씀씀이가 좋습니다. 사람이 비용으로 취급받는 세상에서, 기업은 사람을 위해 존재한다고 말하는 것 같아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