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 스타가 되기 위해 필요한 것은 여러가지입니다. 자기 자신의 재능, 성실함, 운…등등과 함께 진짜 중요한 것중 하나가, 누군가와 어떤 관계를 맺고 풀어나가는 가-하는 것 입니다. 이 시대의 스타들은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발견되는 경우가 많으니까요.
…그런 것들을 싹 무시한 채 ‘내가 너를 스타로!’, ‘이렇게만 하면 당신도 스타로!’라고 말한다면 거짓말…’응답하라 1988=쌍팔년도’식 사고방식인거죠.
하지만 성공 비밀이 없는 것은 아닐 겁니다. 그래서 남들 몰래 살짝, CJ E&M MCN 사업부의 김봉제님과 크리에이터 유준호님을 만나고 왔습니다. 자- 그렇게 세 남자가 만나 어떤 이야기를 나눴는지, 한번 들어 보실래요? 하아… 남자만 셋이 모여…
자그니(이하 자) : 먼저 MCN 사업부가 어떤 것인지 짧게 설명해 주세요!
김봉제님(이하 김) : MCN은 Multi Channel Network의 약자입니다. 직역하면 다중 채널 네트워크라고나 할까요? 다양한 크리에이터들이 한곳에 모여서 그들 각자의 매력을 키우고, 서로 협조해서 재밌는 콘텐츠를 만들고, 아무튼 한 곳에 모여 서로 힘을 합치는 모임?
저희는 그렇게 모인 크리에이터들과 그들의 콘텐츠를 서포트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해외에서는 대략5년 정도 역사를 가지고 있고요. CJ E&M이 시작한 것은 2년 3개월쯤 되었네요. 최근 가장 큰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은 해외진출입니다. 국내 시장은 한계가 있기 때문이죠.
유준호님(이하 유) : 멀티채널 네트워크이긴 한데, 제가 보기엔 각자 놀 수 있는 놀이터 같아요. 알아서 클 수 있는 놀이터랄까요. 사실 크리에이터들은 재미를 느끼는 것을 하다가 사업이 따라온 사람들이 많거든요. 그래서 회사에서 생각하는 것만큼 복잡하게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도와주고 서포트 해주는 존재라고 생각해요.
김 : 확실히 크리에이터들에겐 자기 채널 활성화가 가장 중요한 것이 맞습니다. 저희들은 저작권 관리, 영상 제작 지원, 브랜디드 콘텐츠를 기획/ 세일즈, 파트너 채널 컨설팅, 파트너 콘텐츠 유통 및 프로모션 등의 다양한 서포트를 합니다. 어떤 분들은 연예기획사로 여기시는 분들도 있던데 그렇지는 않고요.
유 : 맞아요. 기획사는 매니지먼트를 하지만, MCN에서 콘텐츠에 대한 기획은 온전히 크리에이터의 몫이죠.
자 : 그런데 왜 CJ E&M에서 MCN 사업을 시작하게 된 걸까요?
김 : 저희가 시작할 때 4명이었어요. 그 당시만 해도 기존 방송 시장이 힘이 강했고, 개인 영상 제작자들에 대한 관심도 크지 않았죠. 2007년 경에 한번 개인 제작자들이 각광 받았다가 곧 관심이 사그러진 것은 잘 아시죠? 그러다 2012년 강남 스타일이 대박나면서 다시 확대되고 있는 중이었습니다.
이때 CJ E&M이 고민을 한거죠. 우리는 방송 영상 콘텐츠를 잘하는 회사인데, 앞으로 디지털 시대에 어떤 것을 해야 하는 걸까-하고요. 그런데 가만히 보니, 가능성이 높고 우수한 콘텐츠는 많은데 그에 반해 주목을 못받고 있는 거에요. 그래서 시작 했습니다. 그들을 모아서 힘을 키워서, 제대로 된 놀이터도 만들고,디지털 쪽에서 사업을 확대해 보자-하고요.
자 : 그런데 이쪽 시장에 전망이 좀 보이긴 하나요?
유 : 전 영상 디자인 전공자입니다. 포트 폴리오를 만들기위해 영상 업로드를 시작했어요. 취직하려고요. 그런데 사람들이 재밌다 해주시더라구요. 그리고 CJ와 만나면서 진로가 바뀌고 말았습니다.
불안하다면 불안하죠. 회사 경력 없이 나오자 마자 프리랜서인건데요. 한국에선 아직 성공 사례도 드물고. 그래서 정확한 전망도 없습니다. 굉장히 불안한 면이 있죠. 서비스가 갑자기 없어지면 어떡하나-하는 걱정도 들고. 하지만 인지도를 쌓으며 활동했다는 것 자체가, 인생의 한줄로 남을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많이 불안하지만 직업 만족도는 높다고나 할까요.
김 : 저는 MCN 사업팀의 원년 멤버입니다. MCN 사업을 진행해 오면서 많은 어려움도 있고, 이 시장이 지속될까에 대한 고민을 했었죠. 하지만 사람이 존재하는 한 콘텐츠 또한 계속 존재한다고 생각합니다. 더욱 열심히 일해서 디지털 콘텐츠 시장을 계속 크게 만들고 싶습니다. 처음 10개채널로 시작했던 것이 지금 500 채널로 확대된 것처럼, 계속 크리에이터들을 모아서 글로벌로 뻗어나가고 싶어요.
다만 이건 기존에 존재했던 시장이 아니잖아요? 최근 방문했던 미국 MCN들도, 우리가 보기엔 참 대단한 사람들인데,자기들이 성공했다고 생각하지는 않더라고요. 누구도 답을 내지 않았던 시장에서 생존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지만, 최대한 답에 근접하기 위해 노력하는 중입니다.
자 : 누군가는 오버로 나가고 싶어서 언더에서 일하는 사람들처럼 유튜브 창작자들을 보기도 하던데요- 정말 그런가요?
유 : 크리에이터에게도 굉장히 많은 재능이 있어야 합니다. 그중 하나는 남들보다도 확실히 뛰어나야 하고요. 하지만 하고 싶은 것을 할 수 있으니 만족도는 높습니다. 물론 아이디어가 떨어졌을 때는 스트레스죠. 예전에는 내가 봐도 웃긴 영상을 만들면 됐는데, 요즘은 구독자의 취향을 맞춰줘야 한다는 생각도 많이 해요. 그런 것들이 스트레스가 될 때도 있고요.
그런데 그런 것이 방송인과 크리에이터의 차이 아닐까요? 전 솔직히 방송이랑 크리에이터랑은 안맞다고 생각해요. 제 친구 중에서도 방송일하고 싶어서 이쪽 일을 하게 된 친구가 있는데… 지금은 방송인에 대한 꿈을 아예 버렸어요. 많이 다른 영역이란 것을 알게 된거죠.
자 : 그렇다면 크리에이터들이 만드는 프로그램은 기존 방송과 어떻게 다른가요?
김 : 콘텐츠 방향성이 다르죠. 방송과는 전혀 다른 영역이라고 저도 생각합니다. 마리텔 같은 프로그램은 작가도 있고 감독도 있고 인기 스타도 있잖아요? 하지만 크리에이터는 다릅니다. DNA가 다른 것 같아요. 본인이 직접 제작, 편집, 기획, 마케팅을 다 하기도 합니다. 즉, 한명의 크리에이터 = 하나의 채널입니다.
물론 혼자 하면 한계가 있기에 앞으로 점차 기존 방송이랑 융합되는 면도 있겠죠. 아직은 과도기를 거치고 있는 것 같지만… 아무튼 저희가 서포트하는 콘텐츠는, 대중적으로 공유가 잘 되는 콘텐츠라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그게 곧 방송에서는 시청률일 것이구요.
유 : 항상 가벼운 영상만 만들어야 할까 하는 생각도 합니다. 다양한 메세지도 담고 싶고… 스토리 텔링을 해보고 싶거든요. 영화 감독이 꿈이었습니다. 항상 만들던 것이 목소리 콘텐츠라서 새로운 콘텐츠를 만들면 낯설게 느낄까봐 못만들고 있지만… 지금까지 만들던 것만 만들기에는 한계가 있어요. 유행이 계속 바뀌고 트렌드가 바뀌니까요. 그렇다고 해서 요즘처럼 욕설, 선정적 영상이 많이 나오는 것은 곤란하다고 생각합니다.
김 : 앞으로 탑4 크리에이터를 중심으로 CJ 채널들과 콜라보할 수 있게 하기 위해 이야기중에 있습니다. 광고도 나가고 있고요. 앞으로 점점 더 확장할 예정입니다.
유 : 생각해 보니 작년에 모 방송사에서 한번 연락왔는데 그 이후로 연락이 없어요…ㅜ_ㅜ
자 : 마지막으로, 언젠가는 시조새가 될 입장에서, 크리에이터 지망자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혹시 있나요?
김 : 지금은 게임-엔터-뷰티-푸드-뮤직-키즈… 쪽 카테고리가 뜨고 있는 상황입니다. 앞으론 그런 콘텐츠가 무궁 무진 더 필요할 거에요. 전문적인 분야지만 스포츠나 자동차, 육아 등도 필요하고요. 토이도 특화 채널이 되고 있고, 리빙, DIY 채널도 아직 별로 없네요. 그런 채널이 확대되면 좋겠습니다.
앞으로 가야할 콘텐츠 범위는 정말 무궁무진하거든요. 이쪽으로 새로운 크리에이터들이 필요하고, 왔으면 좋겠습니다. 기존 크리에이터들도 한 가지 영역만 고집해서 가지는 않을거구요..
유 : 음… 생각났어요. 자기가 자기 자신을 잘 성찰 할 수 있는 사람이 성공할 수 있는 듯합니다.
김 : 맞아요. 사업할거야 방송할거야 유명해 질거야…라는 욕심으로 오는 사람들은 대부분 고배를 마시게 됩니다. 성공한 크리에이터들은 하나같이 ‘좋아하는 일을 꾸준히 하고, 팬들과 소통하다보니 이렇게 되었다’ 라고 말씀하시더라구요. 수익보다는 사람을 먼저 생각하고, 열정과 성실함이 필요하고요. 악플을 이겨낼 수 있는 멘탈도 필수 요소일 것 같아요.
인터뷰를 하면서 옛날 생각이 났습니다. 블로그가 한창 각광받던 그때가요. 방송은 그때 언론매체 같고, 크리에이터들은 그때 블로거처럼 느껴집니다. 한국 블로그 산업은 불행히도, 외국에 비해 제대로 성장하지 못했습니다. 스스로 미디어로 성장하기 보다, 공동 구매에 집착하거나 단순 리뷰어로 남아버린 경우가 많았기 때문입니다.
앞으로 MCN을 비롯한 영상 크리에이터들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요? 부디, 축복이 가득하기를 … 바래야겠지요? 생각나는 것은 참 많지만, 그것은 다음 기회에 풀어놓기로 하고요… 아무튼 생각보다 꽤 즐거웠던, 그래서 꽤 오래 인터뷰했던 것 같습니다. 언젠가 저도 유튜브에 동영상이나 한번 올려볼까요? … 라지만, 갑자기 쓰린 기억이 하나 스쳐가네요… 아하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