샘물 교회(한국 인터넷 선교 네트워크)에서 제 블로그 글을 삭제하라는 메일을 받았습니다

방금 다음과 같은 메일을 받았습니다. 제가 쓴 글이 샘물교회와 박은조 목사에게 모욕 및 명예 훼손이 되니, 게시글 삭제를 하라는 메일입니다.

안녕하세요. 이글루스 운영자입니다.

회원님께서 작성하신 글에 대한 권리침해신고가 접수되어 조치 내용에 대한 안내를 드립니다.

─ 조치일 : 2015년 10월 16일
─ 조치내용 : 게시글 임시조치
─ 신고자 : 한국인터넷선교네트워크 (위임인 : 샘물교회)
─ 신고된 포스트 URL : http://news.egloos.com/1607457
─ 사유 : 샘물교회 2007년 아프간 피랍사건에 대해 몸값으로 378억원(혹은600억원)을 지불했다, 정부에서 몇차례 공문을 보냈다, 국가(외교부)의 만류에도 무시하고 갔다, 전용기를 보내도 돌아오지 않았다, 유서까지 써놓고 죽으려고 갔다, 면세점 쇼핑 등의 루머와 조갑제 대표가 샘물교회 장로이며 샘물교회 박은조 목사가 뉴라이트 공동대표라는 허위사실이 게시되어 있어 샘물교회와 박은조 목사에게 모욕 및 명예훼손이 됩니다.

임시조치는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 44조의2(정보의 삭제요청 등)’에 근거해 이루어지며, 서비스 제공자인 이글루스는 정보 삭제 등을 요청받으면 지체없이 조치를 취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임시조치된 게시물에 대해 소명을 원하실 경우 조치일로부터 30일 이내에 신청을 해주셔야 하며, 소명에 필요한 서류 및 자세한 사항은 http://help.egloos.com/5870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자세한 권리침해 처리 절차는 아래 도움말을 참고해주세요.

─ 권리침해 신고 안내 : http://help.egloos.com/5870
─ 임시조치 FAQ : http://help.egloos.com/4956

권리 침해에 대해 궁금한 사항이 있으면 언제든지 고객센터로 문의해 주시기 바랍니다.
고맙습니다.

이번에 샘물 교회에서 삭제 요청한 제 글은, 2007년 아프가니스탄 피랍 사건 당시 작성된 글로 “아프가니스탄 피랍 사건에 대한 입장 정리(링크)“라는 제목을 달고 있습니다. 말 그대로 당시 사건을 어떻게 보고 있는지, 제 입장을 담고 있는 글입니다.

일단 정통망법에 의해 요청이 들어오면 무조건 삭제 조치를 해야 한다는 것도 어이가 없고, 그에 대한 소명을 일방적으로 제가 해야 한다는 것도 어이가 없지만(제가 무슨 피의자 신분도 아니고)…. 진짜 문제는… 제 글에 저기 샘물교회에서 권리침해신고를 한 내용이 없다는 겁니다.

게시글 임시조치 신청 사유에 명시된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 샘물교회 2007년 아프간 피랍사건에 대해 몸값으로 378억원(혹은600억원)을 지불했다,
  • 정부에서 몇차례 공문을 보냈다,
  • 국가(외교부)의 만류에도 무시하고 갔다,
  • 전용기를 보내도 돌아오지 않았다,
  • 유서까지 써놓고 죽으려고 갔다,
  • 면세점 쇼핑 등의 루머와
  • 조갑제 대표가 샘물교회 장로이며 샘물교회 박은조 목사가 뉴라이트 공동대표

위와 같은 허위사실이 제 글 안에 게시되어 있어, 샘물교회와 박은조 목사에게 모욕 및 명예훼손이 된다…라고 주장하는데요. … 아 놔, 그런 내용이 글 안에 없다구요. -_-; 그나마 문제 삼고 싶은 내용이라면 아래 내용이겠지만, 사람들이 아프가니스탄 피랍 사건(2007)과 아프가니스탄 평화축제(2006)때 일어난 일을 혼동하고 있다…라는 것을 지적한 것입니다.

2006년 아프가니스탄 평화축제-로 말하자면, 참가자들을 정부가 강제로 참가 못하게 한 것도 맞고, 귀국을 위해 유사시 전세기나 군수송기까지 준비하려 했던 것도 맞다. 참가 못한 사람들이 소송을 걸려고 했던 것도 맞다. 샘물교회와 뒤섞이긴 했지만, 아프가니스탄 선교활동의 역사로 본다면 사실이 아닌 팩트는 별로 없다.

당시 이야기했던 내용의 근거는 한겨레 신문 2006년 8월 4일자 기사 ‘아프간 행사’ 일부 참가자들 소송 준비(링크)…라는 기사입니다. 다른 내용은 아예 없고요.

…그런데 제 글이 왜 이제와서 갑자기 -_-; 이런 조치 대상이 되는지, 황당하네요. 글 안에 관련 내용이 없어도, 상대방이 있다고 주장하면 무조건 삭제 당해야 하는 겁니까? 대체 글이나 읽어보고 신청하는 건지… 아니면 검색어로 아프가니스탄 피랍 사건 돌리면서 걸리면 무조건 이의제기 넣는 건지…. 일단 이의 제기 넣을 생각입니다. 황당하네요.

* 이글루스와는 별도로, 샘물교회에 이의제기 하려면 어디…로 해야하는 건가요?

* 확인하니 이미 -_- 비공개 처리되어 있네요. 제 글 그대로 복붙해서 아래에 첨부합니다. 직접 판단해 주시길

이오공감에 오른 글에 들어가봤더니 난리가 났다. (관련글_마른미역님의 「쏟아지는 루머들」) 혹시나 해서 네이버를 비롯한 다른 곳을 살펴보니, 서로간의 다툼이 장난이 아니다. 

예전 같으면야 사람들이 ‘그거 인터넷 하는 애들이나 하는 이야기지-‘하고 넘겨버릴 수 있었겠지만, 이제는 인터넷 커뮤니티를 통한’사회적 의제 설정’이 어느 정도(고정된 구조는 없다.) 힘을 발휘하고 있는 상황이니(특히 여론-이란 이름으로) 함부로 무시할수만은 없게되었다. 조중동 빼면…(이들은 입맛에 맞지 않으면 진실에도 눈을 감는다.)


배타적인 종교 – 기독교, 라는 이미지

일단 이런, “개독교에 대한 반감“이라고 부르는 사회적 분위기(특히 젊은층에)가 형성된 배경에는, 기독교의 “불관용성“이 있다고 생각한다. 기독교인들이 착각하듯 예전의 무분별한 선교에 대한 반감차원이 아니다. 

타인을 인정하지 않음, 다른 종교나 사상에 대한 배타적인 태도는 현대 한국 주류 기독교의 특징이다. 그들은 자신이 “하나님의 뜻”을 온전히 알고 있다고 믿는다. 다른 말에 자신들만이 진리를 알고 있다고 믿는다. 이슬람의 종교 장소에서 찬송가를 부른다던가, 불교에서 운영하는 병원이란 이유만으로 ‘불교병원 간판 내리기 작심 기도‘를 하는 상황은 그렇지 않다면 이해하기가 어렵다. 우상이란 이유로 단군상을 파괴한다던가, 십수년간 저질러졌던 대학가의 장승 잘라내기 사건들은 말도 할 것 없고. … 그렇지 않다면 종교가 아니다-라고 할 사람도 있겠지만, 이 정도되면 종교라기 보다는, 도착증에 더 가깝다. 

사실 이렇게 말하면 대부분의 기독교인들은 대단히 억울하다. 기독교 교인들이 몇 명인데, 그 안에도 얼마나 많은 다른 생각들이 있는데, 일부 소수가 저지른 일을 가지고 전체를 판단하냐고. 맞다. 그런데 사람들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평소 한기총이나 뉴라이트, 사학법 개정 소송을 내는 사람들에게 가지는 반감을 샘물교회에도 그대로 투영한다. 보통 사람들에게 이 기독교나 저 기독교나 모두 같은 기독교에 불과하다. 관용적(?)일지도 모르는 사람은 타인에게 자신을 드러내지 않는다.

오직 배타적인 기독교인들만 타인의 삶에 끼어들어 가르치려고 든다. … 배타적인, 상식에서 어긋나는 행동만이 사람들에게 드러난다. 기독교란 이미지는 그렇게 박혀있으며, 아마, 당분간은 쉽게 변하지 않을 것이다(실은 상당히 보수적인 카톨릭이 몇몇 사람들의 행동과 특정 원칙의 견지로 ‘진보적’이라는 이미지를 얻은 것처럼). 

…한 친구의 논문에 따르면, 한국 기독교는 유독(전 세계에서도 극히 드물다) 근본주의 교파가 장악하고 있는 상태여서 그런 지도 모르겠지만. 한국 기독교가 한국 사회에 자리잡은 과정을 살피는 것은 대단히 긴 작업이 되므로 패쓰. 아무튼 이번에 드러난 사람들의 반감은, 기존에 기독교에서 가져왔던 배타성에 대한 반감에 다름 아니다.

“니네 하나님의 뜻대로 한다며? 모두 하나님이 시킨 거라며? 
그래서 지금까지 국가도 무시해왔고, 국가의 경고도 무시하고 간거라며?
남의 종교나 사상도 싹 무시하고 하나님만이 옳다며?

… 그런데 왜 이제와서 국가 잘못이래?
… 왜 하나님 안 찾고 국가탓이라고 하는데?
… 언제는 파병 찬성하다가 왜 니네 꼴리는 대로 철군하래?  


… 대체 니네가 뭔데?” 

…이게 사람들 생각이라면 생각이다. 
이 사람들이 딱히 더 애국자여서 이번 사건 관련자들을 비난하는 것이 아니다.

▲ 사람들이 기독교에 대해 가지고 있는 이미지는 이런 것이다


루머는 루머가 아니다.

그렇지만, 있지도 않은 사실을 날조해 비방하는 것은 옳지 않다. 위에 링크한 마른미역님의 글도 그런 뜻이었을게다. 이번 사건에 관계된 팩트만을 살펴본다면 마른미역님의 이야기가 맞다. 하지만 그동안 아프가니스탄 선교활동의 역사에 관련된 팩트를 살펴본다면, 마른미역님이 틀렸다. 서로 연결 고리를 갖고 있는 단체(한민족 복지재단, IACP 아시아협력기구, 샘물교회)에서, 서로의 도움하에 이뤄진 일을 따로 떨어뜨려 보는 것이 오히려 왜곡이다. 

… 사실 떠돌고 있는 루머는 루머가 아니다. 아프가니스탄 선교활동에 관련된 사실을 조합해서 만들어진 이야기다. 과장된 부분, 2006년 아프가니스탄 평화축제와 관련된 일들이 섞여 이야기 되는 바람에 혼선은 있다. 하지만, 외교부에서 우려와 경고를 준 것도, 그것을 교인들이 무시한 것도 맞다. 타인의 종교를 인정하지 않는 배타적 태도를 취한 것도 맞고, 외국과의 분쟁을 조장할 행동을 한 것도 맞다. 그러면서 종교의 자유를 침해하지 말라고 이제껏 주장했던 것도 맞다. 

2006년 아프가니스탄 평화축제-로 말하자면, 참가자들을 정부가 강제로 참가 못하게 한 것도 맞고, 귀국을 위해 유사시 전세기나 군수송기까지 준비하려 했던 것도 맞다. 참가 못한 사람들이 소송을 걸려고 했던 것도 맞다. 샘물교회와 뒤섞이긴 했지만, 아프가니스탄 선교활동의 역사로 본다면 사실이 아닌 팩트는 별로 없다.

… 물론 그들과 이들은 다른 사람이라고, 그들은 다른 마음으로 떠난 거라고 이야기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것이 현재의 사실을 정당화하진 못한다. 애시당초 하나님의 말씀만이 더 중요했던(또는 그렇다고 착각했던) 사람들이다- … 순수 봉사활동이었다-야 당연히 언론 플레이일테니 언급할 가치를 못느낀다(그럼 가족들이 잡혀 있는데 선교하러 갔다-라고 말할 수 있을까. 이런 걸로 트집잡는 것은 나쁘다.).

지금 (보통 사람이 보는, 한기총과 개혁세력이 구분되지 않는 의미에서) 기독교계는 정신분열증적인 태도를 취할 수 밖에 없는 입장에 있다. 타인을 배척했던 그들이 이제와 타인의 도움을, 동정을 구한다. 타인의 종교를 부정하는 그들이 “우리는 아프가니스탄을 사랑하고 이슬람 문화를 존중한다“고 말한다. 그들은 정부에 출국 신고를 하고 간 것을 “허가받고 나갔다“라고 말한다. 10여일의 활동을 가지고 장기적인 봉사활동과 같은 것인양 말하기도 하고(봉사는 선교의 전략적 접근임을 모르는 사람들이 있을까), 심지어는 “아프가니스탄에 간 청년들 역시 대부분 현직 간호사나, 간호학과에 다니는 학생들“이라고 주장하기도 한다. 아프가니스탄 선교를 그만두겠다고 말하면서도 “막무가내 식 전도, 일방주의식 선교, 기독교 우월주의는 반대하지만 예수처럼 평화를 위한 섬김과 헌신은 계속되어야 한다“고 말하기도 한다. 

… 그보다 조금 더 당황한 것은, 네이버 >신문>기독교 에 등록돼 있는 기독교계 언론 가운데 1/3~1/2 가량(읽다가 나중에 눈치채는 바람에 숫자를 정확하게 못샜다)이 아예 이 사건을 언급하지도 않고 있는 것-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살아돌아와 주기를-

의외로 그냥 죽어버려라-는 사람들, 악플인 것을 감수해도, 그렇게 말하는 사람들이 많아서 놀랐다. 국가에 피해를 끼치느니 그냥 죽어라-라고 말하는 사람들, 정신 나갔다. … 심지어는 기독교 분들 가운데 ‘순교를 각오해야하지 않을까?’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어서 섬찟했다.

그렇지만, 분명히 말할 수 있는 것은, 어떤 생명에 대해서도 그렇게 얘기해선 안된다. 생명(生命)이란 말은 그저 숨쉬는 것이 아니다. 태어나 ‘살라’는 명령을 지키며 사는 것이다. 

타인이 밉다고 차라리 죽어버리라고 말하는 것은, 결국 다른 누군가가 내 자신에게 죽어버려-라고 말해도 괜찮다는 것을 뜻한다. 그렇지만 존중받지 못할 목숨이란 없다. 지극히 윤리적인 그런 것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타인에게 죽어도 된다고 말하는 것은, 결국 “나치의 유대인 학살(600만명 사망)”을 인정했던 독일인들의 생각이나, “제주도민 따위는 다 죽여버리고 새로운 사람들로 채우겠다는(3만명 사망)”는 이승만의 생각이나 하나 다를 것이 없기 때문이다. … 그리고 그것은 반드시 내게로, 내 가족에게로, 내 친구에게로 돌아온다. 그것이 한번 용인되기 시작하면, 다른 누군가가 언제 어디선가 나에게 죽어버리라는 명령을 해도 괜찮다-는 결과를 낳는다. 

나에게 피해를 줬다고 너는 나가 죽으라던가, 국가에 피해를 줬다고 그냥 죽으라는 말은 언급할 가치도 없다. 그렇게 말하는 사람들은 타인과 함께 살아갈 자격이 없는 사람들이다. 사람은 필요할 때만 찾고 필요 없으면 버리는, 그런 존재가 아니다. … 그들 역시 싫든 좋든, ‘우리’다. 우리는 그리 쉽게 너와 나로 갈라지지 않는다. (그런 마음이 굴뚝같이 들때는 많지만-)

기독교(일부)가 왜 우리에게 개독교로 기억되었는가. 그것은 폭력적이기 때문이다. 믿지 않으면 지옥간다는 협박, 원치 않는 개종의 강요, 자신의 믿음과 다른 것들에 대한 폭력을 동원한 배타성- 자신만이 선이고 다른 것들은 악이라는, 그런 것들 때문 아니었는가?

…그런데 왜 우리가, 그들과 똑같아 지려고 하고 있는가.
…그들과 똑같이 말의 폭력을 휘두르려 하고 있는가.

– 잘못을 했다고 죽어도 좋은 사람 따위는 존재하지 않는다.
– 국가는, 어떤 일이 있어도 국민의 생명을 지켜야 한다. 아니면 최소한 그렇게라도 보여야 한다. … 이 국민과 저 국민들 가운데 누구를 지켜야 하는가-라는 윤리적 질문이 남긴 하겠지만. 

그래서 바란다. 살아 돌아와 주기를. 부디, 살아서 오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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