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보문고 SAM 약정이 끝나길 기다린 이유(비추, 단점)

살다살다 서비스 약정이 끝나길, 달력에까지 적어놓고 기다리던 적은 처음이다. 그만큼 쓰다보면 질렸던 서비스가, 교보문고 SAM이었다. 한 달에 정액을 내면 몇 권씩 빌려보게 해주는 서비스. 단말기에 혹해서 생각 없이 약정을 맺었다가, 서비스의 품질에 경악해 두고두고 후회했던 서비스.

아이러니하게, 지난 2년간 가장 많은 책을 읽은 곳도 바로 교보문고 SAM이다. 이게 대여가 끝나는 날이 딱 정해져 있는 데다, 한 달에 2권씩 빌릴 수 있어서, 조금만 안 읽고 있다 보면 어느새 다 읽지도 못한 책 대여 기간이 끝나있다. 처음에 몇 번 그렇게 빌린 책을 날린 후, 그 다음부터는 꼬박꼬박 읽다 보니, 1년에 24권씩은 읽었다.

콘텐츠가 부족했던 것도 아니다. 빌리는 책이다 보니 중요하게 여겨지는 책보단, 좀 가벼운 자기계발류나 에세이류를 주로 빌려 읽었는데, 서비스를 시작했을 때와는 달리 지난 2년간은 대여 서비스가 꽤 흥하던 기간이다 보니, 꽤 많은 책이 SAM으로 대여 가능한 목록에 올라와 있었다.

다만… 문제는 기술력. 그리고 서비스를 대하는 마인드. 이게 정말 형편없었다. 사람들이 주로 스마트폰으로 읽는 것은 알지만, 그렇다고 해서 PC 뷰어 등을 홀대하지 말아야 하는데. 정말 쓰다 보면 짜증이 솟구쳐서 위약금 내고 그냥 해지할까- 싶었지만, 이게 또 기기가 낀 계약이라 그러지도 못하고.

그동안 겪었던 문제만 대충 생각해도 그렇다. 웹사이트 구성이 엉망이란 것은 봐주고 넘어가자(정말 X판이다. 특히 오른쪽 사이드 메뉴). 처음엔 크롬에서 웹사이트 로그인이 제대로 안됐다(인터넷 익스플로러 접속해야 했다). 모바일 기기에서 URL 직접 입력해서 들어갈 경우, 자동으로 모바일 사이트로 넘겨주지 못하고 PC 브라우저 화면을 그대로 띄웠다.

망할 PC 뷰어는 이걸 설치하면, X 같은 파수닷컴 DRM 프로그램을 같이 설치한다. 이 DRM, PC 뷰어를 쓰지 않을때도 메모리를 잡아먹고 있다. 일 때문에 캡처 프로그램 사용이 필수인데, 지 멋대로 캡처 프로그램 단축키를 막아버린다(무슨 권리로!). 더 웃긴 건, 이유를 모르겠지만 아톰 계열 CPU를 쓴 노트북에는 설치도 안 된다.

위 사항에 대해 메일로 여러 번 질문했는데, 돌아온 대답은 ‘그럴 리가 없는데요’ 였다. 결국, 내가 포기하고 태블릿으로만 봤다. 윈도 익스플로러로 사이트에 들어가면 액티브 X 깔라고 나온다. 예전에 산 SAM 전자책 단말기는 (당연히) 회사에서 버려졌다. 쓰다가 이 사람들 정말 서비스를 할 생각이 있는 거야? 란 생각이 절로 나왔다.

… 돈 내며 스트레스를 받았던 서비스. 하아. PC 버전 아예 서비스하지 말든지. 남들이 하니까 다 (아마도 외주로) 따라 해놓고선 좀 안된다 싶으니까 그냥 엉망인 채 내버려 둔다. 그래놓고선 서비스 연장하라고 자동 문자 날아오니 정말 손가락 욕이라도 날려주고 싶었다. 당신들 때문에 받은 내 스트레스는 아마도 … 우습지?

두 번 다시 사용하지 않을 서비스. 앞으로 사용할 이유도 없고. 사용하기도 싫다. 내가 화낸다고 변할 서비스도 아니다. 보통 이렇게 서비스가 진행될 때 구성원들의 마인드가 어떨지, 대충 짐작하고 있으니까. 그래그래. 애당초 파수닷컴이랑 붙어 있는 서비스를 쓴 내 잘못이다. 어쨌든 이미 지난 일이다. 진짜 후련하다. 잘 가라, 두 번 다시 보지 말자. 교보문고 S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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