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앱스토어 활성화를 위해 ‘구독 모델’ 비즈니스를 적극 장려하면서, 스트레스를 받는 사람이 많습니다. 무료 이용 기간을 줄테니까, 써보려면 일단 평가 기간이 끝나면 자동 구독하는 일에 동의하라고 해놓고, 결제가 시작된다는 사실은 알리지 않은채, 이용자가 까먹을 때쯤 자동 구독 실시! 스킬을 쓰는 앱이 너무 많아져서 그렇습니다.
다운은 무료지만, 써보려면 일단 계약을 해야하고, 그 계약에 대한 책임은 전적으로 니꺼-라는 거죠. 많은 경우 동의 안해도 무료로 쓸 수 있는 부분이 있지만, 사실 앱 실행 단계에서 이걸 알려주는 앱도 드물고… 동의하지 않으면 아예 써볼 수 없는 앱도 많습니다. 전 이런 앱은 그냥 쓰지 말라고 합니다만, 제가 수십억 앱 사용자를 다 아는 것도 아니고.
아무튼, 그런 사람들을 지키기 위한 서비스가 나올 예정입니다. 두낫페이. 이 서비스를 이용해 만들어진 카드 번호를 등록하면, 소액 결제 및 자동 구독 결제 청구시 자동 취소가 됩니다. 이 서비스에서는 무료 평가판 카드(Free trial card)를 만들 수 있는데요. 가짜 이름과 주소, 이메일 주소로도 만들 수 있습니다. 그리고 지불을 요청하면 자동으로 취소합니다.
이 서비스를 만든 이는 약관 22세의 조쉬 브로우더(Josh Browder). 일단 초기 자금 펀딩만 받은 상태입니다. 만든 이유는 위와 동일. 사실 자동 결제 전에 ‘잘 써봤냐? 이제 결제 시작할 텐데 동의할래?’ 뭐 이런 메세지 보내지 않으면, 나쁜 비즈니스 모델이라 생각하는데, 조쉬도 같은 생각을 한거죠.
… 애당초 이용자는 그저 둘러보고 싶은데(견학), 둘러보고 싶으면 계약을 맺고 결제 정보를 제공해야 둘러볼 수 있다, 이러는 거부터 이상한 거라고요.
가상 정보로 카드 정보를 만들 수 있지만, 두낫페이에는 실 계정 정보를 등록해야 합니다. 가상 메일 주소로 메일이 보내져오면, 그걸 실제 메일 주소로 전달해주죠. 언제 지불이 시작되고 끝나는 지도 알려주기 때문에, 원한다면 계속 지불하며 사용할 수도 있습니다.
여기서 머리를 딱-쳤어요. 뭐랄까, 중고 거래때 사용하는 안전거래 비슷한 서비스입니다. 구독 안전 결제 서비스라고 해야하나요. 일단 이 서비스를 만든 창업자들이 사용해 봤는데, 잘 됐다고 합니다. 물론 이 서비스가 오용되면 금융사기가 될 수 있다고 말하는 이들도 있습니다. 무료 평가판 앱 제작자를 ‘기본적으로 악인’으로 취급하는 사업 모델에 대한 우려도 있고요.
아직 제작 중인 서비스라 뭐라 말하긴 어렵습니다만(사실 구동 원리도 정확히 이해하진 못하겠어요), 애플과 구글이 지금처럼 앱스토어를 키우려고 한다면, 이와 관련된 새로운 서비스도 계속 나올 수 박에 없습니다. 이게 싫다면, 애플과 구글이 앱사용자에게 명확한 정보를 전달하고, 스스로 결정할 수 있도록 관련 제도를 정비해야만 하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