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인양품이 오두막을 파는 이유

 

무인양품에서 새로운 상품을 내놨습니다. 9평 정도 크기의 작은 오두막(…)입니다. 가격은 설치비 포함해서 300만엔 정도. 집이 아니라 오두막이라 부르는 이유는, 화장실과 세면실이 없습니다. 주방도 없죠. 정말 방 하나만 딱 떼어내서, 집으로 만든 느낌입니다. 예쁘긴 한데 이런 집에 누가 살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살라고 만든 집이긴 한데, 살림하라고 만든 집은 아닙니다. 기본 개념은 ‘별장 이하 여행 이상’. 다시 말해 미리 설치해둔 캠핑장용 숙박 시설, 예전에 글램핑이라 부르던 그런 용도에 맞는 시설이라 생각하시면 됩니다. 화장실, 샤워실 등은 공유하고, 여기에선 잠자고 밥먹고 쉬고… 뭐 그런 거만 하라는 거죠.

 

 

 

일본 한 지역에선, 폐교가 된 학교 부지를 이용해 무인양품 오두막을 설치했다고 합니다. 이름은 ‘시라하마 교사’. 때때로 빌리는 개념이 아니라, 별장처럼 사는 개념입니다. 집 값 300만엔에 세금 및 시설 정비비 50만엔, 월 관리비 1만 5천엔이 추가 지출됩니다. 21채 설치했는데 2019년 6월까지 절반이상 판매 완료.

집 지을 땅을 찾는 수고를 덜 수 있기 때문입니다. 폐교가 된 교사는 레스토랑 겸 커뮤니티 공간으로 쓰이고, 화장실 및 샤워실도 여기에 있습니다. 좋은 아이디어죠. 주 고객은 가끔 자연을 벗삼으며 살고 싶은 가족. 듀얼 생활자-를 위한 주택이라고 거창하게 이름 붙였지만, 그냥 싸게 살 수 있는 별장이라 생각하시면 됩니다. 캠핑보다 편리한.

 

 

무인양품은 원래 집을 팔고 있습니다. 이런 집을 사서 간단한 가게로 꾸미는 사람도 많죠. 이번에 내놓은 오두막은, 캠핑장이나 고급 게스트 하우스에서 설치해도 좋아보일 듯 합니다. 최근 일본, 특히 도쿄 쪽에서는 경치가 좋은 곳 근처의 폐가나 싼 집을 사서, 별장처럼 쓰는 사람이 늘고 있다고 합니다. 그런 건물을 전문적으로 소개해주는 부동산 서비스도 생긴듯 하고요.

… 이게 다 도시를 제외한 주변부가 망해가서(…) 그렇게 된 거긴 합니다만(그런 면에서 미국에서 유행하고 있는 타이니 홈(초소형 주택) 트렌드와는 조금 다릅니다).

저는 그냥, 도시에 저런 집 하나 만들어서 살고 싶네요. 저기에 부엌이나 화장실 정도는 붙여야 하겠지만요. 점점 사람이 살기 힘들 정도로 집값이 높아지는 세상에서(미국에선 밀레니얼 세대 주거공간이 도시 주변 베드타운에서 또 주변부로 밀려나고 있다고 합니다.), 아예 욕심을 버리고 작은 것에 만족하며 살 수 밖에 없게 되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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