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No UI가 가장 좋은 UI다(자작 전자잉크 신문 디스플레이)

얼마전 자료를 정리하다가, 2001년에 작성된 전자책의 미래-에 대한 글을 봤습니다. 아하하. 그때는 정말 이렇게 생각하고 있었군요. 내용을 살짝 맛뵈기로 보여드리면, 아래와 같습니다.

 

음, 뭐랄까. 참 재미있는 세상이었죠. 그런데 그게, 그리 허망한? 꿈은 아니었나 봅니다. 구글X에서 일하는 맥스 브라운은, 아예 그날의 신문 1면만 받아보기로 결심합니다. 종이 신문을 받을 필요는 없으니, 웹에 있는 뉴욕타임즈 1면(인쇄 버전)을 자동으로 가져와서 보는 기기를 만들었습니다.

그 모습은 아래와 같습니다.

 

흠, 그럴듯한데요?

꽤 큰 전자잉크 패널을 사용해서, 아침에 외출 준비를 하면서 쓱 볼 수 있는, 그런 신문을 만들었습니다. 신문 1면을 택한건, 정보량을 제한하기 위해서. 제한된 정보를 압축적으로 가져다 주는 건, 원래 신문 1면, 그것도 믿을 수 있는(?) 신문 1면이 좋죠. 한국에 그런 신문 있는지 모르겠습니다만(한숨)

 

 

또 하나, 이 기기는 어떤 유저 인터페이스도 없습니다. 말 그대로 초심플. 눈이 닿는 곳에 두고, 제목을 보고, 궁금하면 내용을 읽고, 볼 내용이 없으면 그냥 지나가면 됩니다. 사람이 기계를 배울 필요도 없고, 기계가 사람을 이해할 필요도 없습니다. 그는 이렇게 표현하더군요.

Sometimes no user interface is the best user interface.

흠, 이것도 좋군요.

전 가끔 요즘 기기들은 너무 사람을 유혹한다- 생각합니다. 자꾸 기기/콘텐츠 앞에 이용자를 묶어두려 하죠. 미저리도 아닌데(…). 당신을 이해하고 싶다-라고 말하면서 온갖 정보를 다 퍼가는 건 덤이고요. 내가 더 편하게 해줄게-라고 하지만 그것도 그냥 니 생각이거든요? 라고- 해주고 싶을 정도.

그런 세상에서 이런 기기를 만나니, 참 신선합니다. 역시 돈과 기술이 있는 건 좋군요(응?). 그나저나, 진짜 앞으로 나올 사물인터넷 기기들은, 그냥 자기 할 일만 적당히 잘하면 좋겠습니다. 이런저런거 필요하지 않으니, 그런거 필요하다는 헤비 유저들의 욕심일랑 모른 척하고, 필요한 일을 적당히만 잘하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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