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사고 쳤다. 개성이라면 둘째 가라면 서러운 패션 브랜드, 모스키노 이야기다. 패션계의 많은 이슈를 점령하고 있는 이 브랜드에서, 이번엔 코로나19 시대를 증명할 새로운 패션쇼를 선보였다. 100% 언택트, 비대면, 비접촉, 세이프티한(…) 패션쇼, 인형 패션쇼다. 정말 올해는 몇 번이나 니네 이거 뭐야 몰라 무서워-를 남발하게 되는 건지.
모스키노 2021 SS 컬렉션 쇼라는 이름을 달고 있지만, 일종의 인형극이다. 등신대 인형이라도 썼나-했지만 그건 아니고, 가끔 볼 수 있는 실로 조종하는 목각 인형, 마리오네트다. 다만 아바타라도 된 듯, 그 인형에 모델들 모습을 얹었다. 관객도 인형으로 만들어, 얼추 진짜 패션쇼 비슷하게 맞췄다. 관객 역시 그냥 관객 인형이 아닌 것은 짐작 했을테고…
쓰인 의상은 실제 사이즈로 제작된 다음, 인형에 맞춘 축소 버전을 새로 만들었다고 한다. 당연히 일도 더 힘들었을 거다. 완전히 새로 떠오른 아이디어는 아니고, 지난 2차 대전 직후 프랑스에서 열린 작은 마네팅을 이용한 미국/프랑스 순회 패션 전시회 테아트르 드 라 모드(Théâtre de la Mode)에서 영감을 얻었다고.
하여간, 그 고생이 아깝지 않게, 많은 미디어에서 이 패션쇼에 주목하고 있다. 머리 좋은 사람들은, 언제 어디서나 자신이 드러날 자리를 참 잘도 만든다. 악동이란 소리를 괜히 듣는 게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