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분도 마찬가지겠지만, 저도 같은 물건을 또 구입하는 경우는 잘 없습니다. 보통 이번 물건이 망가진 걸 핑계 삼아 다른 물건을 구하죠. 이번에도 그럴 줄 알았습니다. 키보드를 청소하다가 실수로 키가 키판에서 분리된 이후, 조립이 불가능해지자, 바로 새로운 키보드를 알아봤거든요.
… 결론은, 로지텍 K380 재구입.
키보드에 민감한 편이고, 그동안 기계식 키보드를 비롯해 여러가지 키보드를 써봤습니다. 로지텍 K380이 최고의 키보드라고, 최고의 키감을 가지고 있다고는 말 못합니다. 사실 적축 기계식 키보드를 좋아하는 편이기도 하고요. 그런데 이런저런 조건을 따져보니, 이 녀석이 가진 적당한 키감과 적당한 기능성을 함께 가진 물건이 드물어요.
우선 키감은, 펜타그래프 방식 키보드 중에선 저에게 꽤 잘 맞는 편입니다. 둥근 키가 익숙하지 않아 못쓰겠다는 친구도 있지만, 제겐 참 익숙하고 좋거든요. 비교하면, 게이밍 노트북에 쓰이는 키보드 키감 정도입니다. 깊은 듯 얕은 듯, 노트북 중에선 그래도 좋은 키감.
두번째는 기능성. 전 이 키보드에 PC, 아이패드, 스마트폰 3개를 연결해 놓고 번갈아가며 씁니다. 이런 편의성을 가진 키보드가 적고요. 최근 나오는 블투 기계식 키보드는 3대 정도 접속 가능한데, 무겁습니다. 전 들고다니면서 쓰거든요. 이게 텐키리스이기만 했다면 더 좋았겠지만… 그럼 더 무거워졌겠죠.
맞아요. 절대 가벼운 키보드는 아니지만, 그래도 들고다닐만한 무게에, 정말 적당히 잘 안미끄러지는, 그런 포인트를 잘 잡았습니다. 괜히 베스트셀러 키보드가 아니죠. 로지텍 다른 키보드도 다 만져봤는데, 너무 크거나(풀 사이즈 + 텐키), 키감이 한참 못해서… 포기.
무엇보다, 오래 타이핑을 해도 손에 무리가 덜 갑니다. 이건 기계식 키보드 제외하면, 제가 만진 키보드 중에서는 로지텍 K380 만한 것이 없었습니다. 글쓰는 사람에겐 이게 생명이거든요. 기본적으론 휴대용 키보드이기 때문에 책상을 넓게 쓸 수 있다는 것도 장점. 결국 똑같은 키보드를 또 구입하고야 말았습니다.
… 실은 기계식 키보드를 구입하려고 했는데, 비싼 거니 직접 타건해보고 사야하는데, 그럴 시간이 없어서, 일단 글은 써야했기에, 얼른 하이마트에 달려가 집어왔다는 거는 비밀로 하죠, 우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