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얼마 만인가요. 한국에선 아무도 관심 없을 미니어처 컴퓨터이자 게임기, 아미가 500 미니를 구입한 지 어느새 1년이 지났습니다. 그냥 1년이 아니라, 쓰고, 만져보고, 서랍에 보관한 지 11개월쯤 됩니다. 으하하하. 진짜 장식품으로 산 것은 맞는데, 장식용으로 두기에도 생각보다 크기가 좀 커서, 결국 서랍행이 됐네요.
사실 처음에는 잘 썼습니다. 오픈기는 이미 예전에 올렸고, 안에 든 게임을 만지작 거리면서 한 일주일은 잘 가지고 놀았던 것 같습니다. 가장 많이 했던 게임은? 어이없게도 당구(…)였네요. 생각보다 아미가 게임이, 취향을 꽤 타더라고요.
일단 이 게임기?에 들어 있는 게임 종류는 다음과 같습니다.
- Alien Breed 3D
- Alien Breed: Special Edition '92
- Another World
- Arcade Pool
- ATR: All Terrain Racing
- Battle Chess
- Cadaver
- California Games
- The Chaos Engine
- Dragons Breath
- F-16 Combat Pilot
- Kick Off 2
- The Lost Patrol
- Paradroid 90
- Pinball Dreams
- Project-X: Special Edition '93
- Qwak
- The Sentinel
- Simon the Sorcerer
- Speedball 2: Brutal Deluxe
- Stunt Car Racer
- Super Cars II
- Titus the Fox
- Worms: The Director's Cut
- Zool
거의 못 들어본 게임일 겁니다. 그런데 막상 열어보면, 또 어디서 본 듯한 게임 같아서 신기.
솔직히 게임이 실행되는 과정도 약간 낯설고, 설정할 때 60hz가 아닌 50hz가 기본이라는 것도 특이하긴 합니다. 저도 50hz로 세팅하고 게임 했고요. 알고보면 적당한 명작이 꽤 있어서, 가지고 놀기에 부담은 없습니다.
다만 이 기기에서 여러 기종 게임을 하고 싶다- 그런 생각을 가지신 분이라면, 조금 아쉽게 느껴지겠지만요. 아미가 게임 셀럭터라는 프로그램을 사용하면 다른 아미가 게임도 로딩할 수 있고 그렇다는데, 개인적으로 쓸 생각은 별로 없습니다. 뭐든 제가 품을 수 없을만큼 늘어나면 버리게 되더라고요.
안에 들어간 몇 안되는 게임도 다 즐기기 어려워서 힘들었거든요. 아무튼 이제 와 다시 아미가 게임을 하고 싶다면, 꽤 괜찮은 선택이긴 합니다. 심지어 각종 프로그램도 다 돌려볼 수 있는 비공식적으로 지원합니다. 문제는… 우리에게 아미가 컴퓨터에 대한 추억이 별로 없다는 거겠죠.
그게 결국, 제가 아미가 500 미니를 서랍에 보관하게 된, 가장 큰 이유였답니다. 차라리 MSX였다면 좋았을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