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츠 스틴은 와우에서 여행을 하며 좋은 친구를 많이 사귀었습니다.

 

매츠 스틴(Mats Steen), 1989년 노르웨이 출생. 근육질환인 듀시엔형 근이영양증을 앓다가, 2014년 사망. 그의 부모는 자기 아들이 그렇게 쓸쓸하게, 아무도 기억 못하는 죽음을 맞이했다고 생각했으나… 그가 세상을 떠난 후, 낯선 이들이 장례식 장에 찾아오고, 이메일을 보내고, 연락을 했다.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에서 속해 있던 ‘스타라이트’ 길드의 멤버들.

…한 번도 만난 적이 없지만, 서로를 오랫동안 잘 알고 지냈던 사람들.

 

 

거기엔 서로를 아끼고 챙겨주는, 어쩌다 안보이면 안부를 걱정하는 친구들이 있었다. 그냥 입바른 말이 아니라, 매츠는 부모님 때문에 게임을 못하게 된 친구를 위해 자필 편지도 보냈다. 생일이면 우편으로 선물을 받았다. 매츠도 길드에 매우 소중한 존재였다. 왜? 게임을 잘해서? 아니. 60대 게이머이자 길드 멤버인 ‘앤’은 이렇게 말한다. 매츠는 정말 환상적으로 잘 들어주는 사람이었다고. 길드의 다른 멤버를 지탱해 주는 친구였다고.

결국 그가 운명처럼 세상을 뜨자, 유럽 곳곳에 있던 친구들이 마지막 길을 보겠다고 모였다. 네덜란드, 영국, 프랑스 등에 있는 친구들이. 그제서야 매츠의 부모는, 25년간 봐왔던 자기 자식이, 정말 어떤 사람이었는 지를 알게 된다. 매츠가 죽을 때까지, 제발 일찍 좀 자라고 건강을 염려했던 부모는, 밤새 게임이나 한다고 믿었던 아들이, 실은 거기서 사랑하고 사랑 받으며 살고 있었다는 것을.

이를 전한 BBC의 기사는 이렇게 끝 맺는다.

“매츠는 자신의 블로그에, 자신이 반평생 동안 앉아 있었던 컴퓨터 화면에 대해 이렇게 썼다. 그건 (그저) 화면이 아니라, 당신 마음이 원하는 곳으로 가는 관문이라고(It’s not a screen, it’s a gateway to wherever your heart desires).”

하지만 나는, 기사 중간에 실려 있던 이 문장이 더 좋았다.

“매츠는 (게임에서) 여행을 하며, 좋은 친구를 많이 사귀었습니다(Mats made the journey and found a wide circle of good friends).”

그리고 이렇게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당신 가족의 디지털 자아에 대해 모른다면, 당신은 그/그녀를 제대로 알고 있는 것이 아니라고.

 

 

10월 25일, 넷플릭스에서 다큐멘터리도 나올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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