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소비자 IT 결산, NFT와 메타버스 속에서

 

 

2021년, 코로나가 종식되고 새로운 미래를 맞이할 것이란 꿈으로 부풀었던, 그런 해가 지나갔다. 코로나 시즌2라고 해야 할까. 끝나길 바랬던 건 끝나지 않았고, 그만하면 좋겠다 싶은 일들은 계속됐다.

물론 시즌1과 같지는 않다. 2020년은 겪어보지 못한 위기 상황에서 어떻게 대처했는가-가 중요했다면, 2021년은 그렇게 바뀐 흐름을 어느 쪽으로 끌고 갈까-가 더 중요했으니까.

잘 끌고 갔냐고? … 미안하다. 그럴 리가 없잖아…

 

문만 열고 만 기술들

 

 

재미있게도, 2021년 문을 연 소식은 애플카였다. 애플에서 현대 자동차에 협력을 제안했다는 소문이 나오면서, 큰 화제가 됐다. 이 때문에 애플카가 실제로 나오는가 아닌가를 두고 말이 많았는데 …

실은, 아는 사람은 다 알지만, 애플이 한국에만 협력을 요청한 게 아니다. 일본이나 중국, 대만, 아무튼 꽤 많은 곳에 의사 타진을 했었다. 문제는, 소문은 정말 1년 내내 계속 나오는데, 공식적으로 발표된 건 하나도 없다는 것.

어쨌든 차세대 모빌리티에 대한 관심은, 덕분에 높아졌고, 우리나라도 좀 더 다양한 전기차가 출시되면서, 전기차로의 전환을 시작하는 한 해였다고 봐도 좋다. 2022년에는 더 많은 소식과 소문을 접할 수 있을 것 같다.

 

 

 

 

오디오 SNS가 갑자기 뜨기도 했다. 음성 SNS인 클럽하우스 때문이다. 여러 유명인이 적극적으로 활동하기도 해서, 정말 갑자기 SNS 트렌드가 확 바뀌는 분위기였다. 트위터나 페이스북, 카카오 등에서 발 빠르게 유사 서비스를 내놓기도 했다.

지금은, 아무도 관심을 주지 않는다. 새로운 서비스라는 호기심에 많은 이가 끌렸지만, 그런 관심을 계속 유지하게 만들 콘텐츠가 없었다. 다만 미국 등에선 팟캐스트 같은 소리 콘텐츠 인기가 여전하다.

 

 

그리고 메타버스

 

 

애플카와 음성 SNS가 뜨다만 트렌드였다면, 메타버스는 2021년을 주도한 흐름이었다. 다만 이게 정확하게 무엇인지는, 아직 누구도 모른다. 사실 그럴 듯하지만 모호하기에 유행어가 될 수 있었다. 너도 나도 ‘내가 바로 메타버스’라고 할 수 있으니까.

등장 배경은 역시 코로나19. 팬데믹이 계속 되면서, 기존에 쓰던 화상 회의나 원격 학습 프로그램으로 임시 보강하던 일이, 한계에 부딪혔다. 아, 이젠 언제라도 서로 떨어져 있을 수 있겠구나-하고 인정하고, 좀 더 디지털 공간의 만남에 진지해지기 시작했다.

하이브리드한 사회로 바뀌는 길을 찾고 있다고나 할까. 물론 이 흐름에 결정적으로 쐐기를 박은 건, 페이스북이 메타버스 기업으로 전환하겠다는 발표였지만.

앞으로 계속 유행할까? 그건 알 수 없다. 유행이 끝나도 언제 이런 일이 또 생길지 모른다고 생각하면, 하이브리드 사회로 움직이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좀 더 원격으로 일하고 공부하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2022년에도 많은 시도가 이뤄지겠지만, 그걸 굳이 메타버스라고 부를 지는 모르겠…지만, 뭐, 부르겠지(…).

 

 

 

 

하반기에는 메타버스와 맞물려서, NFT 같은 새로운 개념을 가진 기술도 주목을 많이 받았다. NFT는 일종의 진품 인증서다. NFT로 개별 소유권을 인증해서, 예전에는 팔 수 없었던 디지털 작품을 팔 수 있게 만들었다 보면 된다.

사실 낯선 개념이긴 하다. 디지털이 가지고 있는 근본적인 성격, 그러니까 복제가 쉽다거나 아무리 복제해도 원형이 바뀌지 않는다거나 하는 걸 정면으로 부정하고 있어서 그렇다. 이게 정말 의미가 있는지도 모른다.

NFT가 작동하기 위해서는 외부에 있는 블록체인을 이용해야 하는데, 블록체인 기술 역시 매우 많은 에너지를 소모하기 때문에, 요즘같이 탄소 중립을 추구하는 시대에 필요한 기술인가,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도 많다.

 

 

 

 

NFT를 이용해서 돈을 버는 P2E 게임 장르도 떴었다. P2E는 Play to Earn의 약자다. 게임을 하면서 돈을 번다고 알려진 게임이다. 해외, 특히 동남아 쪽에서 인기를 끌었고, 한국 회사도 해외판 게임에 이 개념을 적용해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한다.

게임 속 재화나 아이템을 암호화폐로 교환하거나 팔아서 돈을 버는 거라서, 게임 아이템 거래를 게임 안으로 흡수했다고 보면 된다. 다만 이런 형태의 게임은 한국에서는 불법이다. 사행성이 짙기에, 앞으로도 허가될 가능성은 없다고 본다.

 

 

진짜 테크래시 시대가 열리다

 

 

다른 한편, 2021년은 진짜 테크래시- 대형 기술 기업들에 대한 규제를 시작한 해이기도 하다. 특히 한국은, 지난 2021년 9월 국회에서 ‘인앱결제방지법(구글갑질방지법)’을 통괴시킴으로서, 선봉에 섰다.

구글이나 애플 같은 앱 마켓 사업자가 자기네 결제 방식만 강요하지 못하도록 하는 법이다. 해외에서도 많은 논란이 있던 일인데, 한국에서 세계 최초로 법제화했기 때문에 그렇다.

다만 이후 진행 과정을 보면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애플은 아예 아무 대답도 내놓지 않고 있고, 구글은 다른 결제 방법을 쓰더라도 자기들한테 26%의 수수료를 내라고 요구했다. 사실상 한국 법을 무시하거나, 꼼수로 무력화시키겠다는 선언한 거다.

 

 

그리고 남은 이슈들

그 밖에도 참 많은 일이 일어난 한 해였다. 수리할 권리- 같은 문제가 논의되기도 했고, 애플은 결국 아이폰 수리킷을 내놓겠다고 했다. 디즈니 플러스나 애플TV플러스 같은 OTT 서비스가 국내에 진출하거나, 넷플릭스 망 중립성 이슈도 있었다.

게임 셧다운제 폐지, 암호화폐 거래 과세 문제, 스마트폰 개인정보 추적 방지 등 해묵은 문제를 풀거나, 주어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움직임도 있었다. 의외로 폴더블 스마트폰은 많은 인기를 얻었다.

페이스북이나 아마존, 카카오, 쿠팡 같은 회사는 이미지가 크게 바뀔 사고가 계속 터지기도 했다. 거꾸로 말하면 이제 기술 기업이 우리 사회에서 아주 중요한 존재가 됐다는 말이기도 하지만 … 이 모든 일이, 내년에는 좀 더 나은 사회로 나가는 진통이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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