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글 쓰기 전에 가볍게 써보는, 알리 천원 마트에서 구입한 물건 이야기. 제품 이름은 모르겠고 알리익스프레스 제품 페이지에는 '거꾸로 된 물 디스펜서 콜라 음료 병 손 압력 스위치 펌프 물 디스펜서 홈 마시는 주방 도구'라고 되어 있음. 판매가는 1700원 단위로 나오는 데, 실구입가는 1392원. 가격이 이렇게 된 것은 다 환율 탓이겠지요. 아무튼.
사실 다른 사람과 마찬가지로 재미로 구입했습니다. 평소 1.5 리터 탄산수를 자주 사 마시는 데, 거기 꽂으면 딱 좋겠다는 생각도 했고요. 재미로 구입한 만큼 큰 기대는 없었고, 거기에 부응해 도착하자마자 사고 만발한 제품이기도 합니다. 아니 왜 디스펜서에 음료수를 꽂았는데 물이 새니....;;
알고보니, 음료수 연결 부위에 음료수 새지 말라고 고무 패킹이 하나 들어가 있는데, 그게 꺼꾸로(...) 꽂혀 있었습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다시 넣어주고 음료수 끼우니 물 안새고 제대로 작동하네요. 예, 제대로 작동합니다. 저기에 음료수, 특히 탄산 음료수를 끼우고 컵을 갖다대면 물이 파악-하고 뿜어져 나옵니다.
문제는 너무 파악-하고 나온다는 거죠. 살짝 밀면 적당히 잘 나오는 데, 정수기 생각하고 들이밀었다간 아주 폭발하듯 물이 뿜어져 나오는 걸 보시게 될 겁니다. 처음엔 진짜 어이 없어서 웃었다는. 아무튼 탄산수 붙여서 먹기에는 참 좋았습니다. 탄산 없는 음료수를 마실 때는, 동봉된 핀으로 음료수에 구멍을 뚫어줘야 좀 잘 나옵니다. 아니면 쥐어짜거나요.
여러모로 재밌긴 한데, 결론은 재활용 쓰레기행. 일단 다 마시고 나면 디스펜서 안에 음료가 살짝 남는 데, 그걸 일일이 딱아주기가 귀찮습니다. 가끔 생각 없이 컵을 댔다가 팍-하고 물이 튑니다. 이유는 모르겠는데, 평소엔 멀쩡하다가 가끔 음료가 새는 경우가 있습니다. 물 들어가는 제품임에도 불구하고 도저히 믿을 수가 없어서, 계속 쓸 엄두가 안나더라고요. 밑에 만일의 사태를 대비해 꼭 수건 같은 것을 깔아줘야 하는 것도 아쉽고.
잘 쓰실 분은 충분히 잘 쓸 수 있는 제품이라고 생각하지만, 도저히 권하진 못하겠네요. 필요한 분들은 좀 더 (비싸고) 제대로 된 제품을 사는 것이 어떨까 싶습니다. 아, 당연하지만 냉장 기능이 없어서, 미지근한 음료를 마시게 된다는 단점도 있습니다. 그래도 성능은 진짜 디스펜서 같으니, 가정용 디스펜서를 경험해 본다는 면에선 나쁘지 않았습니다. ... 그냥 소형 정수기를 두는 것이 더 낫겠다- 싶긴 했지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