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램덩크 관람 완료. 아무래도 저는 여기에 많은 추억을 느끼는 사람은 아니었던 걸로. 재밌게 봤는데, 아쉬움도 많았습니다.
먼저, 캐릭터나 스토리 빌드업 없이 바로 들이밀 수 있는 패기는 진짜 부럽네요. 니네들 얘들 다 알지? 이 경기가 뭔지 다 알지? 하고 시작하는 거보고 깜짝. 와- 이거 1996년에 끝난 만화 맞아요? ㅋㅋㅋ (일본 극장판- 애니나 특촬물들이 이렇긴 합니다. 원피스 애니에서 캐릭터 빌드업하고 이야기 진행하진 않으니까요.)
초반엔 송태섭 성장기와 대 산왕전이 번갈아가며 진행되는 데, 송태섭 성장기가 뭔가 짠-하게 맘에 들어옵니다. 반면 농구 경기는... 음, 모르겠어요. 캐릭터 모델링 문제려나...;;
만화로 보던 경기를 농구 게임 느낌으로 보는 건(TV 카메라 시선) 좋은데, 여기저기 만화 개그컷이 들어가 있는 거도 좋은데, 움직임이 어색. 클로즈업 할때만 땀이 가득한 얼굴인 것도 그렇고, 특히 터덜터덜 걸을때 움직임이 왜 저리 어깨에 뽕이 들어간 느낌인 건지....;;
연출은 후반부에 몰아치는 느낌이 있습니다. 막판 경기 종료 5분 남기고 아주 그냥 아 그래 이게 슬램덩크였지! 하고 진짜 온갖 연출을 몰아쳐버립니다.
그러니까... 경기를 강백호가 지배하기 시작하면서(?) 정말 재밌어 집니다. 대신 이때 이야기 주도권이 갑자기 강백호로 넘어가는데, 송태섭이 원작처럼 조연으로 밀려나서 조금 당황.
아무튼 시계 한번 안보고, 지루한 부분 없이 재밌게 봤습니다. 봤는데, 캐릭터 모델링은 계속 좀 걸립니다. 인형 같아서, 너무 아쉽달까요. 차라리 한국에 맡기지(...).
+ 슬램덩크 만화나 애니를 본 적이 있는 분에게는 추천. 특히 만화에서 나왔던 깨알 같은 개그컷이 경기 장면 중에 그려져 있는 게 재밌어요.
+ 이거 누가 혼자 온 아저씨들 많다고 했어요? 제가 볼 땐 완전 커플들 밖에 없어서 혼자서 부들부들(?) 했습니다. 게다가 만화 본 적이 없을 것 같은 젊은 친구들이... 아무튼 흥행에 성공한 건 확실합니다. 그만큼 입소문이 났다는 거겠죠.
+ 만화는 되게 좋아했습니다. 근데 제가 감정 이입했던 캐릭터는 어이없게도 '준호 선배'였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