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아는 분은 짐작하고 계셨겠지만, 제가 후쿠오카에 온 이유는 단순합니다. 실물 크기 건담이 새로 세워졌기 때문입니다. 무슨 말도 안되는 소리를 하냐고 하시겠지만, 제가 예전에 어쩌면 후지산이 곧 분화할 지도 모른다는 소식을 듣고, 그 전에 실물 크기 건담 봐야 한다며 도쿄행 표를 끊은 사람입니다(…).
실물 크기 건담, RX93FF 뉴건담이 서 있는 곳은 후쿠오카에 새로 생긴 쇼핑몰 라라포트입니다. 그동안 관광객은 전혀 가지 않던 지역으로, 하카타역 근처 버스터미널 11번인가?에서 라라포트행 버스를 타면 됩니다. 20분 좀 넘게 가는데, 300엔 넘게 나온 듯합니다.
아무튼 라라포트로 가서, 바로 바깥에 있는 건담을 보겠다고 움직였습니다. 오오, 저기 있어요! 그리고 사진 찍으며 보는 데, 기쁨과 슬픔이 교차하네요. 기쁜 거야 당연히 새로운 건담을 봐서고요. 슬픈 거는 … 기존 다른 등신대 건담에 비하면, 조금 실망스럽습니다.
실망하게 된 가장 큰 이유는, 얘가 이야기가 없는 건담이란 거죠. 기존 RX78-2 원조 건담이나 유니콘 건담과는 다르게, 그냥 어디서 듣도 보도 못했는게 갑자기 발굴(?) 됐다고 그러면서 세워진 거니까요. 그러다보니… 아무래도 뭔가 감흥이 덜합니다.
디자인도 좀 아쉽습니다. 뉴 건담 + Z건담 같은 디자인이야 어쩔 수 없다고 쳐도… 이렇게 다리가 긴걸 카토키 하지메 스타일이라고 하나요? 그렇다보니 가까이 가면 가슴(…)에 얼굴이 가려서 아예 안보이고, 좀 떨어져야 전체 스타일이 잘 보입니다.
덕분에 뭔가 흥이 식어서, 당연히 사야할(?) 건프라도 하나도 안사고 그냥 돌아왔네요. 아, 건프라 판매 매장은 4층에 아주 크게 있습니다. 주변에 오락실도 큰 규모로 있고, 건담 관련 오락기도 잔뜩 있어서 놀기는 좋으실 거에요.
다행히 개인적으로, 이 라라포트 후쿠오카라는 쇼핑몰이 맘에 들더라고요. 가고 싶었던 가게들(3코인스, 로프트 등)이 다 있어서, 꽤 오래 구경했습니다. 이건 좋은 거죠. 건담이 아니어도 놀러갈 만한 쇼핑몰이란 말이니까요.
후쿠오카로 여행 가실 분 중에 건담이나 쇼핑을 좋아하시는 분께,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