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제품은 회사 사정으로 발매 취소한 제품입니다.
잠시 성수동 와디즈 제로에 다녀왔습니다. 이번에 새로 펀딩을 시작한, 바-형 스마트폰 비너 제로를 만져보고 싶었거든요. 다녀온 지 일주일 정도 지나긴 했지만(…). 더 늦기 전에, 올려봅니다.
이 제품은 기존 피처폰처럼 생긴 세컨폰 용도로 나온 제품입니다. 원본은 샤오미 Qin F21 프로. 무게는 100g 정도고, 2.8인치 IPS 디스플레이를 탑재하고 있습니다. 배터리는 2121mAh고 USB-C 충전 단자, 천지인 한글 키패드를 제공합니다. 램은 3GB에 저장용량은 32GB. 프로세서는 미디어텍 MT6761. 현재 펀딩 가격은 149,000 원.
일단 디자인은 합격입니다. 아주 가볍고, 예전 피처폰 손맛을 그대로 느낄 수 있습니다. 화면은 화사하진 않지만 충분히 볼만하고요(해상도는 480×640). 싼티 나는 걸 걱정 했는 데 그런 건 없고요. 그래도 기능 한계가 아주 명백한 제품이라서, 메인폰으로 쓰기는 어렵습니다. 디지털 미니멀리스트-나 피처폰에 익숙한 사람, 주요 기능을 쓰기 싫은(?) 학생들을 위한 폰이랄까요.
아쉬운 건 인터페이스. 폰 가운데에 방향키 역할을 해야 할 원형 버튼이 있는데, 이게 여러 앱에서 항상 같은 식으로 작동하지 않습니다. 터치 스크린 쓰지 않고 방향키로만 이런 저런 서핑이나 동작 같은 걸 하면 좋을 텐데, 어디서는 스크롤이 되고 어디선 안되고 이런 식이라 터치 스크린과 키패드를 오가며 앱을 써야 합니다.
… 이건 물리키 지원을 염두에 안둔 앱이 대부분이라 어쩔 수 없겠죠.
구글 앱스토어 대신 원스토어가 들어가 있는데, 이게 게임 특화(…) 앱스토어에 가까워서, 다양한 앱이 없다는 불편함도 있습니다(이 폰에선 게임할 생각은 하지 마세요). 예를 들어 리디북스가 없네요. 대신 깔아본 네이버 시리즈는, 일단 실행은 잘 됐습니다. 로그인 하라고 해서 앱 테스트를 안했지만요.
전면 카메라는 특이하게 키패드 아래 달려 있고요. 200만 화소입니다.
후면 카메라는 500만 화소인데, 달려 있다- 정도로 생각하시면 됩니다. 자료 수집용 정도 역할은 해줄 겁니다. 이 폰으로 작품 사진 찍겠다- 이럴 분은 당연히 안계시겠지만요.
신경 쓰였던 터치 키패드는 쓸 수 있었습니다. 이게 꼭 필요한 게, 키패드로 영어 입력하려면 환장하거든요. 제공되는 키 입력 방식이 영문 키보드-천지인 키보드 2가지인데, 천지인을 선택하면 한영 전환해도 영어를 키패드로 입력해야하고, 영문 키보드를 선택하면 입력 방식이 터치 키패드로 나타납니다.
…입력은 조심조심 하셔야 하지만요.
유튜브 앱은 없지만, 브라우저를 이용해 유튜브를 볼 수는 있습니다. 영상 크기는… 음, 진짜 예전 피처폰에서 영상 볼 때 그 느낌이네요. 으하하하하.
카톡 같은 건 당연히 잘 작동하고요. 나중에 날아온 메일을 보니, 지도 앱 같은 것도 무난히 쓸 수 있는 듯 합니다.
일단 경쟁 제품이라 할 수 있는 갤럭시 폴더와 비교하면, 가격이 더 싸고 더 가볍고 USB-C 충전 단자를 달고 있는 겁니다. 여기에 맞는 게임이 뭔 지는 모르겠지만, 스네이크나 스도쿠 같은, 옛날 피처폰에서 즐겨하던 게임 몇 가지 더 넣어줬으면 좋았을 것 같아요.
해외 여행 갈 때 쓸 임시 폰이 필요하거나, 폰은 그냥 폰으로만 쓰고 싶은 분들에게 권합니다. 다만 메인폰으로 쓰긴 어려우니, 절대 많은 걸 바라시면 안됩니다. 구글 생태계에서 살아가시는 분들은 사지 마세요. 자신에게 꼭 필요한 기능이 작동하는 지, 확인하고 구입하셔야 하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