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 묻는다. P2E 게임은 언제 망할까?

2022년에 주목하는 IT 이슈 – P2E 게임

2021년에 가장 예상하지 못했던 게임 업계 뉴스는 뭘까? 바로 Play to Earn(P2E), 놀면서 돈 버는 게임 이야기다. 보통 게임 아이템을 NFT로 만들어 거래할 수 있게 하고, 게임 재화를 암호화폐로 교환해 현금화 할 수 있게 만든 게임을 말한다.

지난여름, 듣도 보도 못한 액시 인피니티라는 게임이 필리핀에서 인기를 끌면서 눈에 띄기 시작했다. 이때까지만 해도 해외 이슈 정도였는데, 위메이드에서 만든 미르4 게임이 글로벌 히트를 하면서 붐이 시작됐다.

회사 주가가 폭등하니 크게 눈길을 끌었고, 다른 회사도 다들 P2E 게임을 만들겠다고 선언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이럴 때 항상 따라 나오는, P2E 게임이 미래고 혁신이라고 말하는 사람이 생긴 건 덤이다.

코로나19로 인해 더 빨라지긴 했지만, 사실 게임 업계의 트렌드는 몇 년 전부터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클라우드, e스포츠, 모바일이다.

먼저 게임 플랫폼이 콘솔 게임기나 PC 기반에서 스트리밍 서비스로 옮겨가고 있다. 게임을 전달하고 즐기는 방식이 네트워크 중심으로 바뀐 탓이다. 소니, 닌텐도, MS, 엔비디아의 입장이 서로 다르고, 코로나19로 인한 글로벌 공급망 정체로 차질이 생기긴 했지만, 이 흐름이 뒤집힐 일은 없다.

e스포츠는 게임 개발에 걸리는 비용이 커지고, 멀티 플레이가 중심이 되면서 생긴 변화다. 게임의 서비스화라고나 할까. 한 게임이 오래 살아남기 위해선 커뮤니티가 꼭 필요하다. 커뮤니티를 유지하고 확산하기 위해선, 다양한 즐길 거리가 있어야 한다. 그런 즐길 거리를 생산하기엔, e스포츠가 최고다.

모바일 게임 시장이 다른 시장보다 커지기 시작하면서, 고품질 모바일 게임과 더불어, 모바일과 PC, 콘솔 게임기를 가리지 않고 같은 게임을 즐길 수 있는 크로스 플랫폼 게임도 대세가 되어가고 있다. 스팀 같은 PC 게임 플랫폼에서 스팀덱 같은 휴대용 PC 게임기를 선보인 건, 역으로 PC 게임이 크로스 플랫폼 게임이 되고 싶은 욕망의 반영이다.

여기에 P2E 게임과 P2E 게임을 가능하게 하는 암호화폐, NFT 등은 새로운 트렌드가 될 수 있을까? 글쎄. 오히려 언제 망할까를 생각해야 하지 않을까.

이유는 간단하다. 게임이 재미없다. 액시 인피니티는 사실상 포켓몬스터 열화 판이고, 미르4는 암호화폐를 못 캐는 한국에선 매출 순위가 80위권 밖이다. 말 그대로 경쟁력이 암호화폐다. 돈을 벌 수 있으니까 하는 게임이다.

재미있는 건, 기존 한국 게임의 온갖 안 좋은 점이 그대로 다 들어가 있는데, 암호화폐와 결합하면서 그게 경쟁력이라고 말한다. 지나친 과금을 강요하고, 게이머들을 눈 돌리게 했던 확률형 아이템 문제도 여전한데, 그게 암호화폐와 결합하고, 사람들이 더 많은 돈을 쓰게 만들 테니, 엄청난 수익을 올릴 거라는 논리다.

한국 게임의 유일한 장점은 철저하게 게이머들에게서 돈을 뽑아내는 과금 체계라지만, 이쯤 되면 게이머들을 과연 뭐로 취급하는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게임 제작자는 P2E 게임을 통해 얻는 것이 정당한 보상이지 투기나 사행성 요소가 없다고 주장하지만, 이대로 간다면 P2E 게임은 리니지에 바다 이야기를 결합한 게임에 가깝다.

과금을 통해 돈을 벌고, 거기에 더해 아이템과 게임머니, 캐릭터 거래 수수료를 받아먹겠다는 이야기다. 최소한 한국에 이런 게임이 발붙일 자리는 없다. 그게 아니라면, 게임의 탈을 쓴 대도박 시대가 열리는 거고. 그러니까 지켜보자. 언제쯤 P2E 게임 이야기가 사라질지를.

* 사실 P2E 게임은 아주 쉽게 망한다. 연결된 암호화폐 가치가 떨어지면, 여기서 몇 시간을 놀아도 별로 못 번다고 생각되면, 바로 망한다.

* 노블레스맨에 기고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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