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로그램 화상통화 디스플레이, 포틀 엠(Portl M) 

지난 CES 2022에서 상을 받은 화상통화 장치가 있습니다. 이름도 페이스…아, 아니 메타가 만든 포탈 디바이스와 비슷해서, 메타가 뭐 새로운 디바이스를 내놨나 보구나-하고 대수롭지 않게 넘겼는데, 그게 아니네요? 예, 포틀 M (Portl M)은 페이스북 포탈과는 다른 장치입니다. 화상통화 디바이스란 점에서는 비슷하지만, 이 제품은 홀로그램-으로 보이는 화상 통화를 지원합니다. 기본적으로 ‘몸 전체’를 비추는 장치이기도 하고요.

왜 전신을 비출까요? 이 장치는 홀로그램이 아닌 것을 홀로그램처럼 촬영해 보여주는 장비인 탓입니다. 아웃풋보다 인풋이 핵심이죠. 처음엔 진짜 홀로그램인 줄 알고, 아니 언제 우리 기술이 이렇게 발전했단 말이지? 새로운 외계인이라도 잡아온 건가? 하는 생각을 했지만… 그럴리가 없죠.

그렇다고 플로팅 홀로그램, 흔히 말하는 가짜(?) 홀로그램이라고 보기엔 너무 선명하고요. 대체 무슨 기술을 쓴 거지? 하고 들여다봤는데, 전에 소개한 ‘신주쿠 역에 나타난 거대 고양이‘ 와 같은 거였습니다. 전문 용어로 ‘착시’라고 하죠(…).

딱히 숨겨진 비밀은 아니고, 위 영상에서 보듯, CEO가 직접 설명합니다. 그리고 착시를 제대로 일으키기 위해서 촬영 방법을 제한합니다. 흰색 배경 앞에서, 조명을 앞에 놓고 찍는 거죠. 그럼 뒤에 있는 선명한 그림자 덕분에, 마치 ‘뭔가가 거기 있는 듯’ 느끼게 되거든요. 그래서 처음에 만든 제품은, 이런 장치였습니다.

두둥-

에픽이라고 이름 붙은, 사람 크기의 대형 터치 디스플레이 장치인데요. 사람 얼굴이 있는 위치에 마이크와 스피커가 달려 있어서, 실제 사람을 만나듯 대화할 수도 있습니다. 끝. 너무 간단하지 않냐고요? 그런데 효과는 매우 뛰어납니다. 아래 실제 시연(?) 영상을 한 번 보세요.

대…단하죠? 무인 편의점을 만들기 위해 수십대의 카메라와 센서를 설치했던 아마존 고-와는 달리, 한국의 수많은 무인 아이스크림 가게는 그냥 ‘셀프로 계산해~’란 마인드로 전국 방방곡곡에 무인 가게를 뿌려댔는데요. 딱 그런 느낌입니다. 발상을 전환해, 실제 팔릴 제품을 만든 거죠.

이런 제품의 장점은? 당연히 콘텐츠 제작이 무척 쉽다는 겁니다. 카메라와 흰색 배경만 있으면 누구라도 할 수 있어요. 홀로포팅이라 불리는, 실시간으로 다른 사람과 소통하는 기술도, 여기선 아주 자연스럽게 가능합니다. 어차피 보여지는 단순 2D 화면이니까요. 아참, 보는 사람 모습은, 상단에 있는 카메라를 통해 상대방에게 전달됩니다.

포틀M은, 그저 그걸 작게 만들었을 뿐입니다. 음, 가격은 안 작아요. 가정용은 2천달러, 기업용은 5천달러입니다. 내부엔 AI 카메라 및 스피커, 1TB 저장장치가 들어가 있고, 회전 가능한 고해상도 터치 스크린이 달려 있습니다. 스마트폰 콘텐츠를 스트리밍해서 볼 수도 있고요. 주요 기능은 화상 통화, 영상 및 게임, 원격 의료, 온라인 쇼핑, NFT 아트 전시 등이 있습니다. 일종의 스마트 디스플레이죠.

사양은 여기까지. 기타 다른 스펙은 공개 안했습니다. 사실 디스플레이라고 생각하면 비싼 가격인데, 어떤 앱을 제공할지 모르겠습니다. 제작 환경은 포탈 빔 앱을 제공합니다. 스마트폰을 통해 자체 제공 클라우드 서비스에 연결하면, 화상 통화를 할 수 있다고. 아 이거 뭔가 실패할 냄새가 진하게 나긴 하는데요(…).

그래도 뭐, 이런 기기가 조금이라도 성공하면, 다음에는 더 나은 콘텐츠 + 기기가 나와주겠죠?

포틀을 제작한 포틀사는, LA에 있습니다. 90년대 중반 투팍의 플로팅 홀로그램 라이브를 보고 감명 받아서, 관련 특허를 구입하고, 관련 사업을 시작했다고 합니다. 회사는 2019년에 만들었지만, 이전까지 콘서트나 패션쇼 등에서 홀로그램 영상을 보여주는 일을 하고 있었다고. 그래서 이런 사업 모델을 택한 듯 한데… 차라리 팰러톤 사업 모델을 따라갔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도 드네요.

이런 아이디어는, 전에 소개한 게이트박스나 게이트박스 그랑데도 쓴 바 있었거든요. 게이트박스가 과감히 본인들 기술을 포기(?)하고, 이런 가상 홀로그램 디스플레이로 진출하는 것도 나쁘지 않은 선택일 듯 합니다. 이런 제품은 당분간 콘텐츠 싸움일텐데, 게이트 박스를 콘텐츠와 운영 노하우를 축적했을 테니까요.

아니 그냥 소형 고해상도 디스플레이를 콘텐츠랑 엮어서 파는 사업 모델도 생각해 볼 수 있겠네요. 기왕이면 학습? 콘텐츠랑 엮어도 꽤 괜찮을 듯 합니다. 진짜로 보고, 1대1로 소통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으니까요. 그것도 아니면 가상 피규어 요즘 많이 나오는 데 그거랑 엮던가, 괜히 NFT 포토 카드 같은 거 하지 말고 이런 장치에 끼우면 아이돌 스타를 입체적?으로 볼 수 있게 해주던가요.

아아, 뭔가 제품은 실패할 것 같은데, 아이디어는 끝없이 샘 솟게 해주는, 그런 장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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