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자 마인드로 포스팅하는 것의 위험성

빨빤님이 “이글루스 인수합병, 실제로 니네 생각과는 다르다”라며 쓴 글입니다. 이글루스 이용자들의 SK 인수에 대한 반감에 대하여, 니네 생각하는 것은 이런 이런 점에서 틀리고, 실제로 니네 그렇게 대단하지도 않다, 라는 것이죠. 그리고 그에 대한 반론으로 워리님이 “그건 기업의 의견이고, 이용자들의 마음은 다르다”라는 쓰셨습니다.

…기획자의 마음으로 개인적인 글을 쓴다는 것은, 생각보다 위험한 일이구나-라는 생각이 우선 들더군요. 보통 기획은 “회사”를 위한 일입니다. 실제로 “어떤 일을 해서 얼마만큼의 이득이 가능하다. 그러니 하게 해달라”고 설득하는 것이 목적이지요. 그 기획에서 사람들은 당연히 “일개 개체”로 취급될 수 밖에 없습니다. 1인당 얼마- 사용시간 얼마- 라는 식으로. 하지만 그런 이야기를 사람의 면전에서 한다면?

기획자와 기획자 사이에서, 또는 기획이나 경영, 경제등을 공부하는 사람들이 수치로 그런 일을 이야기하는 것은 상관없습니다. 하지만 만약 교통사고를 당한 사람 앞에서 당신의 과실은 몇%이고, 차의 과실은 몇%이고, 당신은 어떤 직업에 종사하니 이만큼의 보상을 받을 수 있고-라고 말한다면, 아마 대부분은 욱- 하고 화를 내고 말겁니다. 그것이 기획서와 블로그 포스팅이 차이를 가질수 밖에 없는 부분입니다.

사실 빨빤님이 SK의 지인과 나눈 이야기, 밑에도 적었지만, 저도 비슷하게 들었습니다(저라고 아는 사람 없겠습니까. 지금 싸이에 있는 친구들이나 SK에 있는 친구들이나 싸이월드 기획했던 이람씨나, 예전에는 같은 동호회 식구들이었습니다.). 하지만 그걸 그대로 포스팅으로 옮기진 않습니다. (… 물론, 그론 논지의 주장들이 몇몇 블로그에서 같은 목소리로 나오는 것을 보면, 회사안의 여러 사람들이 같은 논지로 얘기하는 것을 보면, SK가 뭔가 하고는 있구나, 하고 짐작할 뿐입니다.)

…회사의 입장에서는 아무것 아닐 일도, 당하는 사람 입장이 되면 아주 큰 일이 되고 맙니다. 정부에서 “이런 저런” 이득을 위해 재개발을 하겠다-라고 나서는 것과, 그 재개발 지역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집이 헐리는 일은 다릅니다. 밖에서 보면 “보기 싫은 곳이 정리”되거나 “저기 사는 사람들 재개발 해서 돈 좀 벌겠네”라고 쉽게 말하지만, 안에서 사는 사람들에게는 “날벼락”이니까요. 그 사람들이 “우린 개발안해도 지금까지 공기좋고 물맑은 곳에서 잘 살았다-“라고 말한다고 해서, “어이구- 그럼 우린 공기 나쁜데 사냐? 알고보면 우리 동네 부자가 더 많네~” 식의 반응도 정당하진 않습니다.

사람의 마음을 알지못하면, 정말 좋은 기획은 나오기 어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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