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이야기는 당황스럽게도, 데스커 올라운드 체어에 한번 앉아보고 싶어서, 잠실 롯데타워몰 데스커 매장에 방문한 때에서 시작합니다. 원래 쓰던 의자는 시디즈 T50이었는데, 동생이 자기가 산 의자가 맘에 안든다고, 그 의자를 제게 떠넘기고, 제 의자를 가지고 가버렸거든요.
겉으로만 보면 새 의자 받고 헌 의자를 줬으니 좋아 보이지만, 문제는 그게 타이탄 의자라는 게이밍 의자였다는 겁니다. 게이밍 의자, 일하면서 쓰기 힘들어요. 진짜로. 특히 엉덩이 쿠션이 탄탄해서, 오래 앉아 있기 힘들었습니다.
그렇게 새 의자를 고민한 게 한 네 달쯤 됐나요. 고민고민하다가 고민이 힘들어서, 그냥 무난하고 저렴한 의자 하나 살 생각이었습니다. 그래서 찾은 것이 바로 데스커의 올라운드 체어. 적당한 브랜드에 적당한 가격에 적당한 제조사(시디즈와 같은 계열사입니다.)에서 나오는 의자였죠.
데스커 매장에서 앉아 본 올라운드 체어는 의외로 괜찮았습니다. 대충 앉기 편했고, 디자인도 예뻐서 '아, 이제 고민하지 말고 이걸 사자'라고 마음을 굳힌 순간이었습니다. 이 의자를 사기로 결정하고 일어서는 데, 옆에 다른 의자가 하나 있네요? 온 김에 앉아보다-하고 앉았는데, 이게 웬걸, 좋습니다(...).
가장 맘에 들었던 건, 허리를 탄탄하게 받쳐주는 거였어요. 디자인도 괜찮고, 이런 저런 기능들 테스트해 봤는데, 팔걸이 높이 조정부터 시작해 시디즈 T50 만큼 다양하게 조절할 수 있는 것도 좋았습니다. 이름을 보니 시디즈 T80.
문제는... 가격이었죠.
예, 매우 비쌌습니다. 62만원이더군요. 인터넷에서 사면 싸겠지-하고 검색해보니, 심지어 인터넷이 데스커 매장보다 만원 더 비쌉니다. 으하하. 그래서 마음을 접고, 그냥 데스커 의자 사자-하고 생각했는데, 문제는 사람 마음이 그렇게 됩니까...
결국 인터넷에서, 하남에 있는 가구 매장을 찾아서, 새 제품을 55만원에 업어 왔습니다. 시디즈 본사에서 가격 통제 들어가서, 앞으로는 이 가격에 못 살거라고 하네요. 하지만 다른 리뷰 찾아보니, 이 제품 가격 인상 전 가격이 55만원이었다는 거.
하아. 망할 인플레이션 시대.
가격이 크게 싼 건 아니었지만, 그래도 하남까지 간 김에- 하는 마음 + 기다릴 필요 없이 바로 받아볼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사가지고 왔습니다. 꽤 무게가 나가서, 차에서 집까지 가져 오는 데 좀 끙끙댔다는 건 슬픈 이야기.
아, 이 제품 중고도 있긴 있었어요. 가격은 28만원에서 35만원 선이었는데, 일단 블랙 밖에 없었고... 시디즈 T50을 썼던 입장에선, 시디즈 의자는 몇 년 쓰면 부속을 좀 갈아줘야 했습니다. 저 같은 경우엔 헤드 레스트, 좌판, 바퀴를 갈았고 팔걸이를 바꿔 줄 예정이었습니다. 그 생각하니 그냥 새 거 사자-하게 되더라는.
오늘까지 대충 일주일 정도 써보고 있는데, 일단 맘에 듭니다. 자세한 건 나중에 따로 리뷰를 올리겠지만, 일단 제가 쓰는 입장에선 아주 만족하고 있습니다. 허리 탄탄하게 받쳐 주고요. 디자인도 예쁘고, 좌판 괜찮고, 틸팅 기능도 마음에 듭니다.
유일한 단점은 바퀴가 좀 미끄럽다는 거? 근데 이거는 쓰다 보면 때 끼면서(...) 점점 뻑뻑해 지리라 믿습니다. 아무튼 사고 나니 돈 쓸만했네-하는 기분이 들어서 좋습니다. 나중에 정말, 부속품만 적당한 가격에 쉽게 바꿀 수 있게 되면 좋겠습니다.
그래도 좀 비싼 감이 있긴 해서, 가격도 더 내리면 좋겠고요-라지만, 그럴리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