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그럴 것이, 그런 게임 -_-;; 만들면 말이 많을 뿐만 아니라 굳이 그런 게임을 만들어야만할 이유가 별로 없으니까. 인간은 원래 초식동물이라, 피와 내장 -_-을 보면 혐오감을 일으키게 프로그래밍 되어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러나 동시에 인간은 호기심의 동물. 그리고 남들이 보지 말라면 더 보고 싶고, 하지 말라면 더 하고 싶은 법. 다른 의미의 금단을 달리는 게임들이 가끔씩 나오기는 한다.
이런 종류의 게임 가운데 처음 맛본 것은 엘비라-였다. 도스에서 돌아가던 이 게임은, 지금 보면 심하게 구린 그래픽을 자랑하지만… 문제는 게임의 엔딩. 게임을 하다가 죽게되면, 정말 죽은 플레이어(?)의 모습이 나오는데… 그 모습이 당시엔 좀 심했다. 아마, 목의 식도가 그대로 드러난 모습이었던가. 그래도 이때는 정말 두근거리는 마음에 플레이 했었다.
그래도 워낙 그래픽이 구려서, 첨엔 놀라가도 다음엔 아무 감흥없음. 무엇보다 게임이 재미없었다. 시시한 액션 게임. (그렇지만 은근 팬이 많았던 듯- 꽤 잘만들어진 팬 사이트도 아직까지 존재한다.)
다음으로 유명했던 것은 판타스 마고리아. 무려 CD 7장을 자랑하는 호러 어드벤처 게임이었지만, 실제로 CD 7장 값은 못했다고 한다.. (응?) 이건 구하려고 좀 애썼지만, 말만 듣고 해보지는 못했다. (ㅡ_ㅡ;;; ) 역시 고어한 영상과, 약간의 에로틱한 영상으로 유명했던 작품. 게다가 무려 실사. 제작사는 동화풍의 어드벤처 게임만 만들던 시에라. … 그래서인지, 이 게임의 출시시에 미국에서 불매 운동이 일어나기도 했다.
실은 이 포스트가 작성되는 이유는, 최근 록스타에서 출시한 맨헌트2 때문이다. 이 게임, 꽤나 말이 많다. 판매가 금지되는 것도 예사, 미국에서도 유통을 포기하는 곳이 나올 정도다. 슬쩍 살펴보니 이해할만 하다. … 이거 -_- 정말 생각없이 잔인하다. 게임 내용은 “하드고어 파이트 클럽” 정도로 정리할 수 있겠지만, 문제는 게임안에서 표현되는 수위. … 뭐랑 뭐랑 뭐랑 뭐가 막막 떨어져서는 터지고 날아다니고 굴러다닌다. 아이쿠.
그래픽과 내용은 과거 게임들과는 비교도 되지 않을 만큼 발전했다. 당연하겠지만, 좀, 구토를 유발한다. 물론 잔인한 게임이 나온다고 범죄가 늘어나지는 않는다. (건전한) 사람들이 착각하는 것이, 게임의 그래픽은 중요한 요소이긴 하지만, 그래픽만 즐기기 위해 게임하는 사람은 없다. 게임하는 도중에는 카스미의 바스트 모핑도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게임은 그저 게임이고, 지난 십여년간 누구도 게임과 범죄의 연관성을 증명하지 못했다. 이 게임은 게임계의 고어 영화-정도에 속한다.
… 그렇지만 문제는 있다. 제작사가 GTA3로 유명한 록스타인데다, 게임은 영화와는 다르게 게임성-이란 것을 가지고 있기에, 아무리 그래픽이 징그러워도 가지고 놀만하면 도전해보고 싶은 욕구를 불러일으킨다는 것이다. 게임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그리고 이런 고어한 장면들에 익숙하지 않을 사람들이나 미성년자들에게도, 이는 피해가기 어려운 유혹이다. … 다행히 맨헌트2의 게임성은 좀 실망스러운 수준이라지만, 정말로 재미있었다면, 본의 아니게 사람 여럿 잡을 뻔 했다.
잔인한 게임-도 분명히 나올 수 있다. 그런 게임을 원하는 사람이 있기 때문이다. 또한 게임업계가 커지면 커질수록, 그 내용적 다양성도 함께 성장해야만 한다. 따라서 맨헌트2의 출시 자체에 반대하지는 않는다. 뭐든 시도해볼 다양성은 보장되어야 한다. 안그러면 우리 모두 죽을(?)테니까.
하지만 그 유통과정에 대한 고민이나, 고어에 약한 사람들을 위한 배려는 좀더 있었으면 좋겠다. 안하면 되지 않느냐-는 사람도 있겠지만, 아까 말했듯 게임 자체가 재미있다면, 어떻게든 해보고 싶은 것이 사람 마음이니까. 그게 게임과 영화의 차이이기도 하고.
추신. 조금 어이없지만, 한국에서는 여기저기에서 쉽게 구할수 있다. 정식출시 -_-될 이유가 없는 탓에, 저작권ㅡ_ㅡ;; 단속 요청을 하는 주체가 없는 탓이다. 아직 관련법이 통과되지 않은 상태라 행정 명령을 내릴 근거도 없고… 어찌보면 다행이다. 법이 통과된 이후였다면, 이런 게임들 때문에 게임위가 강력하게 단속해야 한다고 시범 케이스로 보도자료를 뿌려댔을 것이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