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점상에 대한 자료를 조사중입니다.

그런데 이거, 생각보다 만만치가 않네요. 생각보다 통계청이나 행정당국에서 조사가 별로 안되어 있습니다. 현재까지 확인한 사실만 보자면,
  • 일단 저 사람들 세금 안내니 불법이다- 때려잡아라-라는 식의 주장은 무리가 많습니다. 정부와 시민사회가 자신의 필요에 의해 일정부분 방조해온 측면이 있기 때문입니다.
  • 전체 노점의 규모는 IMF 이후 급증했습니다.
  • 노점상의 평균 수입은 약 150만원이하. 숫자는 약 백만명. 아주 단순하게 계산하면 전체적인 노점 경제의 규모는 500억원대로 추산됩니다. … 이것도 많지 않냐고 하실분, 연령대가 40-50이란 것과 평균 부양 가족이 4명, 지병을 앓고 있는 사람이 50%가 넘는 것을 감안하면 많다고 보기 힘듭니다. (전체 규모는 나중에 계산후 다시 알려드릴께요~)
  • 노점상의 평균 수입은 비정규직 노동자의 평균 급여와 비슷한 편에 속합니다. 절반이상은 사업실패로 인해 노점상을 택한 경우가 많습니다.
  • 노점상은 일반적인 극빈자는 아닙니다. 극빈자에 속하는 사람은 5% 미만입니다.
  • 노점상 내의 양극화가 상당한 수준입니다. 월 평균 300만원 이상을 버는 사람이 약 15%라면, 하루 3만원도 못버는 사람이 48%정도 됩니다. 게다가 평균 노동시간이 8시간~12시간, 평균 연령 40~50대, 야외 노동이란 것을 감안하면…
  • 자릿세와 권리금은 있지만, 그 비율은 굉장히 낮은 수준입니다. 5% 정도라고 할까요. 이유는 여럿이 있겠지만, 대부분의 노점상이 5년이상 영업을 한 사람들이란 것. 그 중에서 10년이상 한 사람의 비중이 꽤 높다는 것. 노점을 그만둘 수 없는 상황이라는 것 때문으로 보여집니다. 따라서 실질적으로 귄리금은 신규 노점의 진입을 막는 역할을 오히려 하는 듯 하네요.
  • 자릿세는 건물주의 텃세, 또는 지역 깡패들에게 납입되는 금액입니다.

    – 한국노동정책이론연구소에서 2005년 조사, 2006년 4월 발표한 자료에 근거했습니다.

요즘 이오공감에 자주 올라오는 소재라서, 궁금한 김에 알아보고는 있는데… 속으론 -_- 그냥 글쓰지 말고 넘어갈까-하는 생각까지 하고 있습니다. 답이 안나오는 문제가 아니라, 답이 뻔한 문제라서 그렇습니다.

내가 싫으니, 또는 법 안지키는 애들이니 없어져야 한다-라는 생각은 별로 언급할 가치가 없고…. 부탁할 것이 있다면, 함부로 말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그런 식의 논리로 접근하면 기존의 재래시장이나 5일장에서 물건 파시는 분들, 나물 파는 할머니들도 모조리 범법자가 됩니다.

민주주의는 법치만으로 완성되지 않습니다. 법치의 유지도 중요하지만, 하부 시스템의 자율적 행동으로 전체의 조화를 유지하는 것 역시 중요합니다. 모든 것을 법의 잣대로만 평가하고 법의 규제 아래서만 움직이란 것은, 결국 통제의 왕국을 조성하겠다는 것에 다름 아닙니다. … 세금 문제를 정부에서 적극적으로 다루지 않는 것 역시, 투여된 비용에 비해 거둘 세금이 별로 많지 않기 때문으로 생각됩니다.

감상론적인 접근으로 보기엔 그 내용이 만만치가 않습니다. 불쌍한 사람들-이라고 보기엔, 앞서 적었듯이 규모와 종사하는 사람들의 숫자가 하나의 산업 수준입니다. 여러가지 문제가 있지만, 크게 논란이 되지 않는 것, 공론화 되지 않는 것은… 공론화 되었을 경우 행정당국이나 시민, 노점상들 모두 피해만 돌아가기 때문으로 여겨집니다. 공론화 안시키는 것이 사회적 비용이 덜 든다는 것이죠. (추측입니다.)

거기에 이번 논의의 발단이 된 대구 재래시장의 포장마차 문제는 또다른 문제입니다. 뭐, 간단하게 말하자면 건설업체를 위해 구청에서 힘쓴 격입니다, 만. 그들 수십명을 위해 많은 사람이 피해를 봐야하느냐,는 반론도 만만치 않은 문제라서.

혹시 더 아시는 분들이 있으시면, 제게도 좀 알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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