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험판은 끝났다. 이제, 투표하자.

보통의 인간은 빗 속에 서 있는 소와 같은 극기심으로, 고통과 재난을 받아들이는 순응주의자이다.
– 콜린 윌슨

게이머즈 4월호를 보다가, 키노피오 기자의 마감후기를 읽었다.

4월 9일이 총선 선거일이라고 한다.

투표하자.

이쯤했으면, 체험판은 다들 충분히 즐겨본 것 아니겠는가.

이쯤에서, 누구나 알고 있을 비밀을 하나 말해주자면, 투표하지 않는 자에게 권리는 없다. 농담이 아니다. 말하지 않는 다수는 그저 말 없는 존재일 뿐이다. 결코, 정책은 당신을 위해 짜여지지 않을 것이다. 정치가가 무서워하는 것은 투표하는 사람들이지 투표하지 않는 사람들이 아니다.

… 그러니까 대학 등록금, 과도한 교육도, 높은 집 값도, 얄팍한 알바비도, 절대 잡히지 않는 것이다. 돈이 많은 사람들은 투표하고, 로비하고, 정치자금까지 댄다. 돈 없는 우리는? 쪽수로 밀어붙이는 수 밖에. 달리 방법이 없다.

아무도 당신에게 자유를 줄 수 없다. 어느 누구도 당신에게 평등이나 정의, 또는 다른 그 어떤 것을 줄 수 없다. 당신이 성인이라면 스스로 쟁취해야 한다. – 말컴 엑스

체험판은 끝났다.
프롤로그(인수위)-챕터 1(내각 구성)로 구성된 체험판을 통해, 우리는 예측 가능한 것들을 경험할 수 있었다. “어륀지”와 “후렌들리”만 날리던 구라뽕 효과음은 논외로 하자. “땅을 사랑하기에 땅을 샀다는” 안드로메다로 날라간 대사들도 용서해 줄 수 있다. 그렬한 변태 캐릭터들도 그저 개인취향일뿐이니 상관없다고 해두자.

전봇대뽑기 커맨드에 열광한 사람들도 있었지만 그리 신선하지 않다는 것은, 구태의연한 20년전의 재탕에 불과하다는 것도 잠시 눈감아 주자. (참고로, 말 한마디에 일일 착착 진행되는 것은 북쪽나라 게임시장에서나 여전히 환영받는 일이다. 급작스런 과도한 업무지시는 이미 고인이 된 왕회장의 특기였다고도 한다.)

하지만 문제는 인터페이스와 시나리오와 시스템이다.
이미 원성이 자자한 대운하 시나리오와 의료보험 민영화 시나리오를 홍보팀에선 감추고 있지만, 반드시 들어갈 것이라고 한다. 막상 사람들이 기대했던 ‘반값 등록금’이나 ‘반값 아파트’, ‘재산 헌납’ 이벤트는 입도 벙긋하지 않고 있다.

말로는 시장 자율이라면서 실제로는 관치적인 행태를 보이고 있다거나, 게이머에게 즐거움을 주는 것이 아닌 그저 투자자에게 더 많은 이익을 갖다주기 위한 시스템으로 구성될 것도 뻔하다. 반면 일부 게이머들이 심하게 반발하는 체포조(?)나 정치사찰등의 인터페이스를 갖추고 있다는 것이 명확해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게임이 재밌을 거라는 선전, 아직 게임은 제대로 시작하지 않았으니 제작사를 좀 밀어달라는 것이, 과연 말이 될까. … 문제는, 이전 제작사도 그리 신뢰가 가지 않는다는 점이긴 하지만.

그래도, 투표하자.
체험판은 끝났다. 이제까지 충분히 즐겨봤잖은가. 이 악물고서라도 투표해야, 나중에 우리 무서워서라도 우리한테 맞는 공약 내놓지 않을까? 안그래도 40대 이상에 인구수도 점점 밀려가고 있는 판에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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